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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앙 칼럼] 한국 수능과 SAT 시험의 차이

장연화 / 기획콘텐트부 부국장
장연화 / 기획콘텐트부 부국장 

[LA중앙일보] 발행 2019/12/11 미주판 20면 기사입력 2019/12/10 18:32

한국의 수능시험은 ‘전국민’이 참여하는 대입 평가시험이다. 매년 11월 한파가 몰아치는 날을 골라 딱 하루 시험을 치르는데 전국의 중고등학교 교사들이 감독관으로 차출되다 보니 수능 시험일에는 모든 고등학교가 휴교 한다. 이 뿐만 아니다. 수험생들이 교통체증으로 길이 막혀 제때 시험장에 도착할 수 없을까봐 각 기업체들은 출근 시간을 1시간씩 늦춘다. 공무원들의 출근 시간과 초등학교 및 중학교의 등교 시간 또한 변경된다.

게다가 듣기 평가 시간에는 비행기와 공군 등 모든 비행기의 이착륙이 금지되고 차량 경적도 사용할 수 없도록 했다. 택시와 경찰차가 수험생을 태우고 달려 아슬아슬하게 시험장에 데려다 줬다는 기사는 수능 날이 되면 어김없이 나온다. 바야흐로 전 국민의 배려가 쏟아지는 시험일이다.

한국뿐만 아니라 미국에도 수능과 비슷한 대입시험이 있다. 바로 SAT와 ACT다. SAT는 칼리지보드에서, ACT는 미국대학시험(ACT)에서 시험을 관장한다. 대입시험의 역사는 SAT가 시작된 1926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벌써 93년째다. 그후 30년 뒤인 1959년 ACT가 생겼다. SAT의 역사가 더 길다보니 미국에서는 ‘대입시험=SAT’로 생각한다.

미국의 대입시험이 한국보다 좀 더 나은 점이 있다면 시험일이 단 하루가 아니라 1년에도 여러 차례 볼 수 있다는 점이다. 봄 학기가 끝날 때, 방학 중에, 방학이 끝날 때, 가을학기 시작 때 또는 끝날 때 등 시험을 치를 준비가 돼 있는 학생들은 원하는 날짜를 골라 등록하면 응시할 수 있다. 1번만 보는 게 아니라 점수가 나쁘면 재시험에 도전할 수 있도록 허용하고 했다. 최근 ACT는 전체 시험을 재응시하지 않고 원하는 과목만 재응시할 수 있도록 규정을 변경해 대입을 준비하는 고등학생들의 환호를 받았다.

점수 역시 학생들이 원하는 점수를 지망대학에 보낼 수 있다. 물론 일부 대학에서는 치른 시험의 모든 점수를 보내라고 요구한다. 하지만 학생들이 보내주는 점수를 받아서 지원서를 평가하는 대학들이 더 많다. 그만큼 미국의 고등교육 시스템은 학생들의 도덕·시민정신을 기본적으로 믿고 맡겼다. 그래서 시험장 감독관 역할도 막대기를 들고 시험장을 돌아다니며 학생들의 부정행위를 찾아내는 역할보다는 시험보는 학생들을 외부에서 지켜주는 역할이 컸다.

그러다 보니 시험점수를 올리기 위해 시험문제를 몰래 빼돌리거나 시험장에서 부정적인 행위가 있다는 제보가 나와도 칼리지보드는 꿈쩍하지 않았다.

그랬던 SAT의 명성이 요즘은 흔들린다. 주류 언론들이 나서서 SAT의 역할이 불분명해지고 있다며 시험의 필요성을 제고해야 한다고 지적하고 있기 때문이다. 좋은 대학에 가기 위해 비싼 과외나 사교육을 받고 SAT 점수를 높이는 학생들이 많아지면서 결과적으로는 돈이 없는 학생들은 공평한 대입 기회를 박탈당한다는 게 주원인이다.

캘리포니아 주립대인 UC는 결국 올해 SAT의 필요성에 대한 연구조사를 착수했다. 결과에 따라 SAT 점수를 의무적으로 제출하도록 돼 있는 현재 대입 규정을 변경할 가능성이 크다.

이 같은 대학들의 변화는 밀레니얼 세대들에게는 기존의 대학 입학 기준을 따라 높은 성적만 강요하는 교육법이 더 이상 먹히지 않는다는 점과 일치한다. 밀레니얼 세대들은 다른 어느 세대보다 자신의 일에 대한 열정이 높다. 이러한 밀레니얼들을 부모 세대가 준비시킬 건 역경을 이겨낼 힘이 아닐까 싶다. 사회로 나와 직면하게 될 역경을 잘 극복하는 성인이 된다면 성공도 따라오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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