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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네트워크] 테슬라의 메기 효과

‘메기 효과(Catfish Effect)’라는 말이 있다. 옛날 노르웨이에선 정어리가 인기가 많았는데 살아있는 정어리는 식감이 좋아 더 비싸게 팔렸다. 하지만 잡은 뒤 항구까지 오는 동안 대부분 죽어 산 채로 팔긴 쉽지 않았다.

한 어부가 정어리 수조에 천적인 메기를 넣는 방법을 고안해냈다. 정어리가 다 잡혀먹힐 것 같지만, 살아남기 위해 열심히 움직여 항구에 살아남을 확률이 커진다는 것이다. ‘메기 효과’란 절체절명의 상황에 직면하면 최대한의 잠재력을 발휘할 수 있다는 의미로 통한다.

올 상반기 7000대 넘게 팔리며 한국 전기차 시장 부동의 1위에 오른 테슬라를 놓고 말이 많다. 지상파 방송사를 비롯한 많은 언론이 테슬라 비판에 가세했다.

테슬라는 온라인으로만 판매해 900만원 넘는 옵션 기능을 출고 이후에 추가 구매할 수 있는데, 이를 두고 구매자의 취득세 탈루를 방조하는 게 아니냔 주장이 나온다.



운전자 보조기능 수준에 불과한데도 ‘오토 파일럿(자동운전)’이란 이름으로 판매해 소비자들을 현혹했다는 주장도 있다. 테슬라 측은 충분히 고지했다는 입장이지만 최근 독일에서도 이 명칭을 사용하지 말라는 법원 판결이 나왔다. 여기까지는 충분히 비판할 만한 내용이다.

하지만 흰색 스티로폼을 세워놓고 달렸을 때 긴급제동 ‘보조’기능(AEB)이 작동하지 않는다는 일부 보도는 과한 측면이 있다. 카메라와 레이더를 이용한 운전자 보조기능에서 이런 형태의 장애물은 인지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심지어 AEB는 테슬라만의 고유 기능도 아니다.

한 완성차 업체 관계자는 “이런 실험이라면 현재 판매 중인 어떤 차도 충돌을 피할 수 없다”고 말했다.

아이폰이 처음 한국 시장에 들어왔을 때, 아이케아가 한국에 진출했을 때 많은 우려가 있었다. 온당히 지적해야 할 내용도 많았으나, 국내 기업에 치우치거나 왜곡된 보도도 적지 않았다. 아이폰은 출시 초기 한국 스마트폰 시장을 장악했지만 이젠 국산 폰에 점유율이 뒤진다. 아이케아 상륙 이후에도 국내 가구 시장은 고사하지 않았다.

생존력을 높이는 메기라면 얼마든지 수조에 풀어도 좋다. 물을 흐리는 ‘미꾸라지’라고 판단될 때 잡아도 늦지 않다.


이동현 / 한국중앙일보 산업1팀 차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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