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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 고] 알래스카서 경험한 위대한 자연

알래스카 파이프라인(Trans-Alaska Pipeline System)은 총거리 약 1300킬로(북극해 인접 프루드베이부터 북태평양 항구도시 발데즈)로, 1974년 공사를 시작해 1977년에 완공했다. 후버댐에 버금가는 최대 인공건조물 중 하나다.

이 파이프라인을 관리·보수하기 위한 도로 역시 남북으로 나란히 건설됐다. 도로의 이름은 달톤하이웨이(Dalton Highway)로, 비포장도로가 대부분이어서 상용렌트카 회사의 차량은 이 도로의 주행을 금지하고 있다.

이 도로는 식생 변화(한대산림과 툰드라의 변화)의 위도별 차이와 동토의 분포 특성 등을 관찰하고 연구할 수 있는 북반구에서 유일한 도로다. 러시아와 캐나다에서도 남북을 잇는 도로는 없다. 시베리아는 강을 따라, 캐나다에는 비행기를 이용하는 길 뿐이다. 지난 2001년부터 이 도로를 따라 적설량 분포 및 환경변화 특성에 대해 연구해 왔다.

알래스카에는 동서를 가로지르는 산맥이 북쪽과 남쪽에 있다. 북쪽의 산맥을 브룩스 산맥(Brooks Ranges)이라 하고 남쪽은 알래스카 산맥(Alaska Ranges)이라고 한다. 동토 분포는 브룩스 산맥의 남북으로, 연속 동토와 불연속 동토로 구분된다. 식생 또한 툰드라와 한대산림이 동토 위에 분포하고 있다.



보통은 높은 산을 등반할 때, 산림경계로 고산 툰드라와 산림으로 구분하는 것을 쉽게 볼 수 있다. 그러나 알래스카에서는 식생의 최북단 진출이 활엽수와 침엽수 간에도 뚜렷한 위도별 차이를 나타낸다.

동토의 분포에 따른 식생의 변화가 어우러져 기상 및 환경변화에 따른 토양으로부터 생성되는 이산화탄소의 방출량을 조사하는 것이 필자의 연구핵심이다. 그중에서도 온도의 장기간 관측이 중요한 환경인자이다. 이는 대륙 규모의 알래스카에서 적설량의 분포와 기후변화를 대변해 주고 있기 때문이다.

한번의 관측으로 이동한 거리는 약 3000킬로로 지금까지 총 36회 겨울, 봄, 여름철에 진행했다. 도로마다 마일포스트가 도로 우편에 서 있지만, 머릿속에는 이미 내장되어 있다. 더욱이 도로의 상황을 파악하는 것은 생명과 직결되기 때문에 이동하기 전에 철저한 준비가 필요하다. 특히 언제 어디서 곰, 무스, 삵, 순록, 토끼 등과 같은 야생동물이 도로에 출현할지 늘 신경을 곤두세워야 한다. 일반고속도로와는 달리 직선의 도로는 거의 없고 구불구불하며, 식당과 주유소는 약 200킬로 이상 떨어져 있다.

페어뱅크스에서는 북쪽 마을인 콜드풋(Coldfoot)까지 총 420킬로를 지역 관광회사에서 비정기적으로 운행하고 있다. 북위 66도 33분인 북극권을 지날 때, 관광버스 운전사가 북극권의 팻말 아래에 융단을 깔고 굴러서 북극권으로 들어가는 재미있는 세리모니를 하는 것을 목격한 바 있다.

뭐니뭐니해도 알래스카의 종단 관측은 겨울철이 제맛이다. 연구와 더불어 오로라를 감상할 수 있는 특혜가 극야(極夜) 속에 숨어있다. 경험한 겨울철 최저기온은 유콘 다리 부근의 영하 38.5도인데, 강풍으로 체감기온은 최소 2배 이상 됐다. 대지의 위대함을 경험하는 좋은 계기가 됐다.


김용원 / 알래스카주립대 페어뱅크스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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