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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린 광장] 한식 세계화로 가는 길

우리 민족은 강한 이웃 나라의 틈바구니 속에서 침입과 식민지 통치를 겪었지만 전통문화와 말과 글을 지켜왔다. 6.25전쟁 이후 한강의 기적을 일궈내 세계 10~11위 경제 규모의 강국으로 발전했다.

1971년 1월 6일 네덜란드에 유학생으로 도착했을 때는 쌀쌀한 겨울이었다. 대학 안내원의 안내로 며칠간 임시숙소를 거쳐 하숙으로 갔다. 당시 백화점 식료품부를 찾았으나 한국 제품은 전혀 없었다. 그런데 삼양라면이 눈에 띄어 깜짝 놀랐다. 때마침 하숙집 노 부부가 주말이 되어 외출을 했다. 주말엔 식사가 제공되지 않아 라면을 끓여 먹었다. 저녁에 돌아온 부부는 부엌에서 이상한 냄새가 난다고 했다. 나는 사실대로 라면을 보이면서 설명을 했다. 이 일로 나는 며칠 후 학생들이 공동으로 자취하는 장소로 다시 숙소를 옮겼다.

수업이 없는 주말이나 연휴가 되면 자주 인근 다른 나라의 도시를 돌아다녔다. 그때 한국산업은행에서 파견된 지사 직원의 안내로 런던의 곰탕집을 찾았다. 곰탕식당은 일본사람이 운영하고 있었다. 지금도 잊히지 않는 것은 한국의 곰탕과 맛이 똑같아, 오랜만에 고향 음식을 즐길 수 있었다는 것이다. 베트남의 다낭에 위치한 한국식당들도 한국의 전문점에 못지 않는 맛으로 현지인과 관광객들을 맞고 있다.

스위스 취리히 거리에는 김치로 만든 버거 포장마차가 인기를 끌고 있다. 한국이나 미국에서는 들어보지 못한 음식이다. 그런가 하면 독일에서도 코리안 버거가 거리에서 팔리고 있다.



최근 뉴욕타임스, 유튜브 등 주류 언론은 한식 요리책을 조명하는 기사를 자주 올리고 있다. ‘한식 요리책(Big Book fo Korean Cooking)’을 쓴 저자 에밀리 김은 거의 400만명 달하는 유튜브 독자를 보유하고 있다. 특히 아마존은 2019년도 베스트 요리책으로 이 책을 추천했다. 미국인들에게 생소한 젓갈류, 막걸리, 멸치 국물을 만드는 방법을 소개하고 있어 놀랍다.

타인종들이 붕어빵, 호떡, 만두, 찐빵을 간식으로 좋아한다는 보도도 나오고 있다. 한국 농림축산식품부는 떡볶이, 즉석밥 등이 해외에서 인기를 끌면서 쌀가공식품 수출액이 1억달러가 넘었다고 발표했다. 한류 확산과 정부의 식품업계 지원이 어우러져 좋은 성과를 내고 있다. 생소한 한식에 대한 거부감이 사라지면서 한국의 음식문화가 빠르게 확산되고 있다.

지난해 한국관광공사가 비한인 944명을 대상으로 “가장 먹어보고 싶은 이색 한식" 설문조사를 실시한 결과 간장게장이 가장 맛보고 싶은 한식 1위로 선정됐다. 간장게장은 LA타임스에서도 놀라운 맛의 웰빙 음식이라고 극찬했다.

한류로 시작해 K팝이 전 세계를 열광시켰듯이 한식이 세계인이 즐겨찾는 음식이 될 날도 머지않은 것 같다.


김기천 / LA카운티 중소기업자문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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