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별 뉴스를 확인하세요.

많이 본 뉴스

광고닫기

기사공유

  • 페이스북
  • 트위터
  • 카카오톡
  • 카카오스토리
  • 네이버
  • 공유

[삶과 믿음] 내 인생의 롤 모델

어느 추운 겨울 밤, 영국의 한 시골에서 젊은 여인이 아기를 안고 길을 가고 있는데 갑자기 눈보라가 몰아쳤다. 폭설이 너무 심해지니 여인은 더이상 길을 갈 수 없었고, 아기가 걱정이 되어 자신의 옷을 하나씩 벗어 아기를 감쌌다. 다음 날 마을 사람들은 자신의 모든 옷으로 아기를 감싸 안은 채 얼어 죽은 여인을 발견했다. 50년이 지나 그 아이는 영국 총리가 되었다. 바로 데이비드 로이드 조지(David George, 1863-1945)의 이야기다.

총리 취임 후, 그는 성장 배경을 묻는 기자의 질문에 “저는 어머니를 본 적도, 어머니와 이야기를 나눈 적도 없습니다. 그러나 저는 어머니가 어떻게 사셨고, 어떻게 돌아가셨는지 이야기를 들었습니다. 저는 어머니의 죽음이 헛되지 않게 평생 노력하며 살았습니다.”고 답했다.

우리는 삶을 살아갈 때 인생에 어떤 롤 모델을 가지고 살아간다. 그 롤 모델은 나의 삶의 철학과 가치관을 형성하고 나의 인생을 어떤 방향으로 이끌어간다.

한국이건 미국이건 많은 젊은이들이 유명 연예인이나 정치인·재벌, 최근에는 유튜버 등을 롤 모델로 하고 있다. 무의식적으로 이들을 부러워하고 이들을 닮으려고 하는 것이다.



영국 총리처럼 삶의 롤 모델을 분명히 가지고 사는 것과 그냥 사는 것, 혹은 롤 모델이 있더라도 그것이 유명 연예인이나 유튜버인 것과 참 진리를 알고 가치 추구에 매진하는 삶을 산 사람과 그렇지 않은 것이, 과연 우리 삶에 미치는 영향은 어떤 것이고, 그 차이는 얼마나 나게 되는 것일까?

원불교 창시자 소태산 대종사(1891-1943)께서는 도덕경을 가르칠 때 “우리, 노자님을 모시고 공부하자”고 하고, 금강경을 가르칠 때는 “우리, 부처님을 모시고 공부하자”며 강의를 시작했다.

우리 인생에서 내 마음에 모시고, 또 닮고 싶은 사람이 있는가? 있다면 그 사람은 행복한 사람이고, 은연 중 그 롤 모델을 닮아가게 되고 결국 그의 인생은 점차 달라질 것이다.

소태산 대종사께서는 “파리가 천리를 가지 못하지만, 천리마의 엉덩이에 붙어 있으면 천리를 갈 수 있다”며 수행자들은 항상 스승과 마음을 연(連)해야 한다며 믿음과 신맥(信脈)을 강조했다.

종교에서 믿음이란 것이 강조되며, 수행을 강조하는 불교, 도교에서도 수행의 근본이 바로 믿음이라고 말하는 데는 다 이유가 있는 것이다.

절에 모셔진 관세음보살상을 자세히 살펴보면 머리에 관을 쓰고 있는데, 그 관 밑 혹은 이마 부분에 몇 분의 부처님 상이 새겨져 있는 것을 볼 수 있다. 관세음보살의 전생 스승인 아미타불 부처님을 항상 흠모하고 마음과 기운을 연하며 법맥을 대고 있다는 상징이다.

‘진리가 너희를 자유케 하리라’ 필자가 좋아하는 성경 구절이다. 보이지 않는 진리를 닮아 가는 것은 쉽지 않다. 그러기에 진리와 하나된 불보살, 성현 등을 닮고자 한다면 우리는 쉽게 진리에 도달하여 자유함을 얻을 수 있다.

스승을 찾아 떠나는 화엄경의 선재 동자처럼 구도 여행은 진리를 깨닫은 스승을 찾는 과정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다시 한번 내 인생에 롤 모델이 있는가 생각해 보자. 나는 실제 그 모델처럼 살고 있는지, 아니면 세상의 풍습대로 사는가 반조해보자.

어떻게 우리가 완벽한 부모·친구·배우자가 될 수 있겠는가? 특히 우리 자녀들이 불보살과 성인들을 인생의 롤 모델로 삶아 세상과는 다른 철학과 가치관으로 삶을 살아갈 수 있도록 우리가 인도해 준다면 그들에게 그것보다 더 큰 선물과 유산이 어디 있겠는가.


유도성 / 원불교 원달마센터 교무



Log in to Twitter or Facebook account to connect
with the Korea JoongAng Daily
help-image Social comment?
lock icon

To write comments, please log in to one of the accounts.

Standards Board Policy (0/250자)


많이 본 뉴스





실시간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