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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름다운 우리말] 한 줄 쓰기

글쓰기가 어렵다는 사람들의 공통점은 글을 써 본 적이 없다는 점입니다. 그리고 대부분 긴 글쓰기가 힘들다는 점도 이야기합니다. 그러면 해결의 시작은 간단할 수 있습니다. 짧은 글을 써 보는 겁니다. 초등학교에 다닐 때도 짧은 글짓기를 했던 기억이 납니다. 아무래도 아이들이 긴 글을 쓰기는 어려웠겠죠. 새로 배운 단어를 활용해서 문장을 만들어 보는 수업도 있었습니다. 글쓰기의 시작이자 해결점은 짧은 글쓰기입니다.

무엇을 소재로 짧은 글쓰기 혹은 짧은 글짓기를 하는 게 좋을까요? 제일 좋은 것은 생각나는 대로 하는 겁니다. 아침에 일어나자마자도 좋고, 잠자리에 들기 전도 좋습니다. 이왕이면 고정적인 시간에 글쓰기를 해 보면 좋겠습니다. 시간을 꼭 정할 필요는 없겠지만, 시간이 정해지지 않으면 잊어버리거나 귀찮아지는 경우도 생깁니다. 제 경우에는 주로 아침에 일어나서 간단하게 글을 썼습니다. 물론 메모는 낮이나 밤이나 생각날 때마다 했고요.

아침에 짧은 글을 썼을 때 좋은 점은 하루가 조금 더 긍정적으로 시작된다는 점입니다. 아침에 쓰는 짧은 글에는 앞을 향하는 내용이 많습니다. 꼭 그런 건 아닙니다만, 밤에는 반성의 글이 많은 것 같습니다. 물론 모든 글이 긍정적일 이유는 없습니다. 자신에 대한 통렬한 반성이나 후회도 담길 수 있을 겁니다. 어떤 내용이 더 좋다는 의미는 아닙니다. 다만 아침에 긍정적인 글을 썼을 때 하루가 기분 좋아지는 의외의 효과도 있다는 말씀입니다. 아침이 바쁜 사람은 오히려 차분한 저녁에 글을 쓰는 게 평안한 잠을 부를 겁니다.

하루 한 문장 또는 짧은 글쓰기는 여러 가지 측면에서 유익합니다. 문장 쓰기의 경우는 어떤 단어의 의미를 정확히 알고 활용하는 것을 돕습니다. 한국어를 하는 한국인이라고 해도 어떤 단어는 의미도 모호하고, 사용에도 자신이 없는 경우도 많습니다. 이럴 때 짧은 글쓰기는 도움이 될 수 있습니다. 제가 주로 권하는 짧은 글쓰기는 어려운 어휘보다는 추상적인 개념어입니다. 사랑, 행복, 정의, 종교 등 많은 개념이 사람에 따라 달리 뜻이 풀이됩니다. 그래서 ‘~란 무엇인가?’라는 책이나 글도 많은 것이겠죠? 베스트셀러에도 이런 제목이 많네요. ‘정의란 무엇인가?’가 생각납니다. 저마다 정의의 정의가 달라질 수 있습니다.



사랑의 정의는 어떻습니다. 뭐가 사랑입니까? 사랑하는 사람만 사랑하는 것은 사랑이 아니라는 말은 참 무겁습니다. 나를 사랑하는 사람, 내가 사랑하는 사람이 다른 경우도 있습니다. 원수를 사랑하라는 말은 얼마나 어려운 말입니까? 행복의 정의는 어떻습니다. 뭐가 행복입니까? 행복과 불행은 완전히 다른 겁니까? 반대의 개념이 서로 만나기도 합니다. 불행하다고 행복하지 않은 것은 아니니 말입니다.

나만의 정의를 써 보는 것은 나를 성장하게 합니다. 내 머릿속 사전에 나만의 뜻풀이를 더 하는 것입니다. 하루 한 마디의 글쓰기는 자신을 위한 위로의 시간이 되기도 합니다. 글을 쓰면서 자신을 바라보고, 사랑하게 되는 순간이기도 합니다.


조현용 / 경희대학교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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