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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아가 다시 고아 되는 악순환 끊어야"

내달 2일 연례 후원행사
입양홍보회 최석춘 회장

만 18세 넘어서 '보호종료아동' 되면
거리로 내몰려 기초생활수급자 전락
"주위 불우이웃 많은데 멀리 한국 돕나"
연민의 실천은 누구나에게 가능해야


준이는 "엄마가 날 왜 보육원에 맡겼는지 지금도 모른다"고 했다.

준이와 두 동생 3남매는 5년 전 서울 관악구 상록보육원에 왔다. 엄마는 아이들을 맡기고는 전화번호를 바꿨고, 3남매는 '부모 있는 고아'를 뜻하는 요보호아동이 됐다. 당시 갓 초등학교를 졸업한 어린 나이였던 준이는 그 뒤부터 두 동생의 엄마로 살아왔다.

그런데 준이는 내년이면 두 동생을 남겨두고 보육원을 떠나야 한다. 만 18세가 되면 아동양육시설에서 퇴소해야 하는 '보호 종료 아동'이라는 신분이 되기 때문이다. 준이에게 성인식은 아직 어린 동생들이 또 보호자를 잃는 날이자 사회로 떠밀려나야 하는 날이다.



"(준이같은) 보호종료아동들이 지난해만 2876명이었어요. 법적 성인이지만 현실적으로 자립은 불가능한 아이들이에요. 집도 직장도 없이 거리로 내몰리고 있죠."

'한국입양홍보회(MPAK.앰팩)'의 최석춘(60) 회장은 보호 종료 아동들을 도와야 하는 이유를 설명했다. MPAK은 이들을 위해 11월2일 연례 후원의 밤 행사를 연다. 행사명은 '악순환을 깨자(Break the Cycle)'이다.

보호종료아동들의 악순환은 이렇다. 시설에서 나설 때 이들에게는 100만~500만원의 자립정착금이 주어진다. 집 보증금조차 안 되는 돈이다. 그래서 3명 중 2명은 대부분 쪽방을 전전한다. 대학에 진학한 아이들은 28%에 불과하고 취업도 어려워 41%가 기초생활수급자로 근근이 살아간다.

최 회장은 "쳇바퀴처럼 절망의 악순환 속에 살고 있는 아이들"이라며 "모든 아이들을 도울 순 없겠지만 할 수 있는 만큼 지원해야 한다"고 말했다.

앰팩은 한국의 고아들을 공개 입양해서 키우고 있는 한인 가정들의 모임이다. 회원수는 1500가정이다. 입양아 출신인 최 회장이 1999년 창설했다. 최 회장은 14세 되던 1970년 미국의 백인 가정에 입양됐다. 그의 영어 이름이 스티브 모리슨인 이유다. 양부모는 다리가 불편한 그를 사랑으로 키웠다. 좋은 환경에서 자란 최 회장은 항공우주사 '에어로스페이스'의 인공위성 담당 엔지니어로 27년째 근무 중이다. 받은 사랑을 그는 실천했다. 입양한 아들 둘을 포함해 다섯 남매의 아빠다.

앰팩을 세워 18년간 수백 명의 한국 고아들을 미국내 한인 가정에 입양될 수 있도록 지원해왔다.

앰팩이 연례 기금 모금행사를 여는 건 올해 세번째다. 첫해 걷힌 기금은 한국 최초의 영아 의탁 바구니인 '베이비박스'본지 2011년 10월19일 A-30면>를 위해 사용했다. 베이비박스를 만들어 버려지는 아이들을 돌보는 서울 난곡동 '주사랑공동체' 이종락 목사에게 11만 달러를 전달했다. 이듬해엔 장애아동 250명이 사는 한국의 홀트일산복지센터와 중국의 2개 보육시설에 총 18만 달러를 보냈다.

올해 행사는 11월2일 오후 6시부터 할리우드의 태글리안 컬추럴 센터(1201 Vine St. LA, CA 90038)에서 시작된다. 모금액은 보호종료아동들을 돕는 '선한울타리(goodhaven.or.kr)'와 '참나무프로젝트 보육원(oaktreeproject.co.kr)'에 전달된다. 최 회장에게 왜 굳이 한국에 있는 고아들을 도와야 하는지 물었다. 주변에 노숙자나 불쌍한 이들이 많지 않느냐는 질문이다.

"누구를 돕느냐는 생각은 돕겠다는 결심을 한 뒤에나 할 수 있습니다. 타인의 아픔을 함께 하겠다는 연민의 실천은 어려운 사람이라면 누구에게나 향할 수 있습니다."

▶도움 주실 분:(562)505-0695 MPAK/이메일 mpakusa@gmail.com


정구현 기자 chung.koohyun@korea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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