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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려운 가정 아이들 너무 많아 포기할 수 없어요"

저소득층 무료 애프터 스쿨 사역
9년째 묵묵히 이어져온 프로그램

교회와 지역사회와의 교류 지속
교육 뿐 아니라 가정 회복에 중점


기독교의 가치는 교회안에서만 국한되지 않는다. 이는 복음을 통한 개인의 변화와 교회의 사회적 역할과 책임까지 포함할 정도로 포괄적이다. LA한인타운에서는 지역사회 학생들을 위한 무료 토요 애프터 스쿨이 진행되고 있다. 총체적복음사역연구소(Holistic Gospel Ministryㆍ이하 HGM)는 기독교 복음의 포괄적 의미를 담아 무료 애프터 스쿨 사역을 지난 2009년 1월부터 진행중이다. 벌써 9년째에 접어든 이 사역은 유명세를 탈 정도로 화려하진 않다. 등록 인원이 많지도 않다. 그럼에도 기독교 가치에 기반한 운영 철학은 변함 없다. 편태욱 목사(이하 편)와 김효철 목사(이하 김)를 만나 HGM의 진솔한 사역 이야기를 들었다. 이를 통해 오늘날 교계가 지역사회에서 펼치는 사역의 현실적 고민도 들어봤다.



무료 애프터 스쿨 사역은 9년간 계속됐다. 지금은 LA한인타운내 구세군나성교회의 도움으로 공간 일부를 빌려 운영 중이다.



-운영하면서 가장 힘든 점은.

(편) "아무래도 장소 문제다. 그동안 몇차례 장소를 옮겨다녔다. 전적으로 자원봉사와 기부에 의해 운영되다보니 재정도 넉넉하지 않고 자체 건물도 없기 때문에 그런 부분을 확보하는 게 힘들다."



재정과 장소는 대부분 작은 교회 또는 작은 단체들이 사역을 펼칠때 안고 있는 공통된 고민이다. 현재 HGM은 3곳의 한인교회와 일부 개인 기부자들로부터 지원을 받고 있다. 교회들로부터 받는 지원은 겨우 몇 백 달러. 지원은 언제든지 끊길 수 있다. 그러나 섭섭하진 않다. 그 돈으로 애프터스쿨 학생들에게 점심도 제공하고 교사로 섬기는 자원봉사자에게 약간의 교통비라도 지원해줄 수 있어서다.

-그래도 9년간 매주 끌어온 게 대단하다.

(편) "어려운 가정이 너무 많다. 처음부터 이 사역은 교육을 받고 싶어도 경제적으로 힘들어 그럴 수 없는 가정의 자녀에게 교육의 기회를 제공하자는 게 목적이었다. 우리는 단순히 교육만이 아니라 가정이 변하는 것까지 돕는게 목표다."

-교육과 가정 사역이 어떻게 연결되나.

(김) "아이들을 교육시키려면 아이들에 대한 정보가 필요하다. 그래서 부모 상담까지 한다. 실제 상담을 해보면 문제가 많은 가정이 많다. 그래서 교육 프로그램이 1년이기 때문에 단순히 아이들이 교육만 받다 가는게 아니라 아이부터 부모까지 '빌드 업(build up)' 될 수 있게 상담 등을 통해 가정 자체에 대한 회복에도 중점을 둔다."

-무료 애프터스쿨에 대한 인식은.

(김) "한인 부모들은 경제적 상태에 상관없이 '무료'라고 하면 일단 수준을 낮게 본다. 그리고 무료이기 때문에 매주 보내야겠다는 책임감도 적은 편이다. 그렇기 때문에 더 내실있게 교육 프로그램을 계획하고 구성하고 있다."

편태욱 목사는 현재 76세다. 미국에 온 지는 16년째. 한국에서 탄탄대로를 걷던 사업가였다. 그는 미국에 와서 편안하게 노후를 보낼 수도 있었지만 뒤늦게 미주총신대학교에서 신학을 공부하고 목회자가 됐다.

-왜 목사가 됐나.

(편) "사실 개인적으로는 목사가 될 자격이 없다고 생각해 안수를 안 받으려고 했다. 그러나 이 사역을 해보니까 여기저기서 '목사'냐고 묻는 사람이 많고, 기독교 사역이다 보니 신분적으로 '목사'가 아니면 여러모로 불편한 게 많더라. 그래서 사역적인 부분 때문에 안수를 받게 됐다."

단지 교육과 가정만 회복되면 되는걸까. 의미와 보람만으로 사역을 지속할 수 없는 부분도 존재한다. 요즘 HGM은 고민이 많다. 존재성에 대한 본질적 고민이다. 아마 곳곳에서 한인 교회, 한인 기독 단체들이 오늘날 교계 환경 속에서 공통되게 느끼는 고민일 듯 싶다.

-어떤 고민인가.

(김) "물론 HGM이 한인들을 대상으로 애프터 스쿨 사역을 하지만 사실 '복음'이라는 큰 틀 안에서 보면 지역사회에는 한인 뿐 아니라 타인종에 대해서도 기독교가 감당해야 할 역할과 책임이 있다. 지난해의 경우 히스패닉 아이들도 많이 왔었다. 그런 측면에서 반드시 '한인'만을 대상으로 계속 사역을 해야 하는건지는 고민이다."

-한인사회 속의 한인 교계만의 역할 때문이 아닐까.

(김) "LA는 다민족 사회다. 그 사회안에서 위치하는 한인 교회의 존재를 이제는 '선교적 교회' 관점에서 고민해볼 시점이다. 미국 교단들은 이미 '백인'만이 아닌 여러 민족을 대상으로 미래의 사역을 내다보고 있다. 내가 속한 교단(제자회ㆍDisciples of Christ)의 경우도 이미 다양한 인종별 부서가 구성돼 있을 정도다."

-한인 교계와 미국 교계의 차이라면.

(김) "미국 교회들은 신학적인 색깔을 떠나서 기본적으로 지역사회를 향한 생각과 고민이 많다. 교회가 왜 그 지역, 그 자리에 있는가에 대한 고민이다. 그런 부분이 한인교회들의 분위기와는 조금 차이가 있다."


수시 모집이라 언제든지 등록
자원봉사자들의 참여도 당부



HGM의 무료 애프터스쿨은 지난 1월부터 개강했다.

이번 학기는 6월9일까지 진행되지만 수시 모집이기 때문에 학기중에도 등록이 가능하다.

이 학교는 프리킨더가튼부터 12학년 학생들을 대상으로 매주 토요일마다 전액 무료로 수업을 진행한다.

교육은 한글 공부를 비롯한 영어, 수학, 미술, 피아노, 플루트, 중창 등의 수업을 제공한다. 신청 학생은 원하는 수업을 2개까지 선택할 수 있다.

HGM 애프터스쿨은 수업(오전 10시~정오)이 끝나면 30분간 간단한 예배를 진행하고 점심을 먹은 뒤 오후 1시에 모든 일정을 마무리 한다.

편태욱 목사는 "문제가 많던 아이들이 학기를 마칠 때 변화된 것을 실제로 느낄 때 가장 보람을 느낀다"며 "이 사역을 함께 할 자원봉사자도 필요한데 많은 한인 크리스천들의 동참을 당부한다"고 말했다.

자원봉사자에게는 향후 자원봉사 확인서도 발급되며 성적 우수 학생에게는 장학금도 지급된다.

▶문의:(213) 820-8855


장열 기자 jang.yeol@korea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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