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생충' 아카데미상 역사 새로 썼다

봉준호 감독·한진원 작가 각본상
한국 영화 101년사상 '첫 영예'
6개 부문 후보…다관왕 가능성

봉준호 감독의 영화 ‘기생충’이 아카데미상 역사를 새로 썼다. 한국 영화 101년 역사상 처음으로 오스카를 거머쥐는 영예를 안은 것. <관계기사 3면>

9일 할리우드 돌비극장에서 열린 제92회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기생충은 한국 영화 사상 최초로 작품상, 감독상, 각본상, 편집상, 미술상, 국제영화상 등 총 6개 부문 후보에 올랐다.

가장 먼저 각본상 수상작으로 '기생충'이 호명됐다. 봉준호 감독과 한진원 작가가 함께 수상했다. '나이브스 아웃’, ‘결혼이야기’, ‘원스 어폰 어 타임 인 할리우드', ‘1917’을 제치고 각본상 수상의 영예를 안았다. 한국영화 최초이자 아시아 영화계에서도 92년 만 최초의 수상이다. 외국어 영화로는 지난 2003년 스페인 출신 페드로 알모도바르 감독의 작품인 ‘그녀에게’ 이후 17년 만이다.

봉 감독은 수상 소감을 통해 "시나리오를 쓴다는 것이 사실 고독하고 외로운 작업이다. 국가를 대표해서 시나리오를 쓰는건 아닌데. 이건 한국에 있어 특별한 일이다”라며 “언제나 많은 영감을 주는 아내에게 감사하고 저의 대사를 멋지게 화면에 옮겨준 배우들에게도 감사하다”고 전했다. 한진원 작가도 “미국에 할리우드가 있다면 한국엔 충무로가 있다. 충무로에 있는 모든 스토리 텔러들에게 감사한다”고 말했다.

이날 오후 6시30분 현재, 각본상과 미술상 외 기생충이 후보에 오른 나머지 부문 시상은 이루어지지 않고 있다. 경우에 따라선 기생충이 다관왕에 오를 수 있다. 관련 상보는 본지 웹사이트(koreadaily.com)에서 확인할 수 있다.

한편 기생충은 지난해 칸 영화제 황금종려상에 이어 골든글로브 외국어영화상, 미국 배우조합앙상블상, 작가조합 각본상, 영국 아카데미 각본상·외국어영화상 등 화려한 수상을 기록했다.

작품상은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가장 영예로운 상이다. 작품상 후보작은 기생충 외 ▶포드V페라리 ▶아이리시맨 ▶조조 래빗 ▶조커 ▶결혼 이야기 ▶1917 ▶원스 어폰 어 타임 인 할리우드 ▶작은 아씨들 등 총 9개다.

감독상은 기생충의 봉준호 감독을 비롯해 아이리시맨의 마틴 스코세이지, 조커의 토드 필립스, 원스 어폰 어 타임 인 할리우드의 쿠엔틴 타란티노, 1917의 샘 멘데스가 후보에 올랐다.


홍희정 기자 [e-mai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