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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산가족상봉] 만나자 이별준비…'내일 눈물 흘리지 않기로 약속하자'

[연합뉴스] 기사입력 2018/08/21 02:07

"내가 서울서 은하야! 부를게(南 누나)…그럼 네 할게요(北 남동생)"
이틀째 단체상봉 종료…내일 작별상봉만 남겨 착잡한 이산가족

(금강산·서울=연합뉴스) 공동취재단 정빛나 기자 = "내가 서울에서 '은하야!'하고 부를게."

"그럼 제가 (북한에서) '네∼' 할게요."

해방 때 생이별한 뒤 73년 만에 극적으로 재회한 남녘의 누이 김혜자(76) 씨는 동생 은하(75) 씨와 또 헤어질 생각에 아쉬운 마음을 애써 꾹꾹 누르며 농담을 주고받았다.

21일 오후 단체상봉을 끝으로 둘째 날 일정을 마친 남북 이산가족들은 이제 하루 뒤면 다가올 또 한 번의 기약 없는 이별준비에 들어갔다.

김 씨는 단체상봉장에서 다시 만난 동생 은하 씨에게 연달아 "사랑해"라며 애틋한 마음을 아낌없이 표현했다.

쑥스러운 듯 웃기만 하던 칠순의 소년은 "넌 사랑한다는 말 안 하니"라는 누이의 핀잔에 그제야 "누님을 존경해요. 누님이 날 사랑해주니까 얼마나 좋은지 몰라"라며 수줍게 말했다.

김 씨는 "지금까지도 꿈꾸고 있는 것 같다"며 "아기 때 헤어져서 73년 만에 만난 건데, 안 보내고 같이 있고 싶다"라고 거듭 아쉬워했다.

전날 첫 대면에서 다소 어색함이 느껴진 것과 달리, 이날 단체상봉장에서는 오전 개별상봉과 도시락 점심을 먹으며 가족끼리 오붓한 시간을 가진 덕분인지 한층 가까워진 모습이었다.

하지만 짧디짧은 만남으로는 '70년 치 그리움'을 풀기엔 한없이 부족한 듯했다.

박기동(82)씨는 이날 단체상봉장에서 북측에 사는 두 동생과 화기애애하게 이야기꽃을 피우다가도 너무 짧은 만남이 야속한 듯 "60여 년 만에 만나 반갑지만 헤어질 것 생각하니 안됐다"고 아쉬움을 드러냈다.

박씨와 남측에서 동행한 또 다른 동생 선녀(74)씨도 "이제 헤어지면 언제 만날지 기약이 없다"며 "평화가 빨리 이뤄져야 하는데 담이 너무 높다"고 안타까워했다.

단체상봉이 끝난 뒤 남북 이산가족들은 22일 작별 상봉을 기약하며 서로를 다독였다.

김병오(88)씨는 북측의 여동생 순옥(81)씨에게 "오늘 밤 편안히 자자"며 "내일 눈물 흘리지 않도록 약속하자"며 달랬다.

북측 언니와 여동생과 상봉한 배순희(82)씨는 "70여 년 만에 만나니 못다 한 얘기를 더 나누고 싶다"며 "어제, 오늘 한 얘기도 또 하고 싶다"며 간절함을 드러내기도 했다.

북에 사는 큰형을 만난 이수남(77)씨는 '(상봉)시간이 짧았냐'는 취재진의 질문에 "너무 짧았다"며 "헤어지려니까 마음이 아프고 형님도 마음이 마찬가지일 거다. 마음이 아프다"고 말했다.

이날 이틀째 단체상봉은 두 시간 만에 마무리됐고 남측의 가족들이 먼저 퇴장한 뒤 상봉장에 남은 북측 가족들은 말없이 연신 눈물만 닦았다.

shine@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정빛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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