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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66회 골든글로브상 분석] 5전6기 화려한 부활···한편의 영화

'5전 6기'와 '화려한 부활'. 이 표현도 부족할 만큼 영화보다 더 영화 같았다. 11일 미국 로스앤젤레스 베벌리 힐턴 호텔에서 열린 제66회 골든글로브상 시상식은 케이트 윈슬릿과 미키 루크의 남녀주연상 수상 등 드라마틱한 결과를 내놓으며 전세계 영화팬들의 이목을 집중시켰다. 연기력과 지명도에 비해 유난히도 큰 상복이 없었던 윈슬릿은 '레볼루셔너리 로드'와 '더 리더(The Reader)'로 드라마 부문 여우주연상과 여우조연상 트로피를 한꺼번에 가져갔다. 골든글로브 역사상 세 번째인 드문 결과였다. '나인 하프 위크'의 섹시 스타였으나 알코올중독과 잦은 성형수술 후유증 등으로 1990년대 이후 끝없는 추락을 경험했던 루크의 감격도 만만치 않았다. 퇴물 레슬러로 열연한 컴백작 '더 레슬러'로 드라마 부문 남우주연상을 당당히 거머쥐었다. 영국 출신 재주꾼 대니 보일이 연출한 '슬럼독 밀리어네어'는 드라마 부문 작품상과 감독상.각본상.음악상 등 4개 부문에서 수상했다. 데브 파텔 등 무명 배우들이 출연했지만 최근 전미비평가협회상을 비롯한 20여 개 상을 휩쓸어 다음 달 열릴 아카데미상에서도 선전이 예상된다. 올해 골든 글로브는 톱스타들의 유명세를 인정하는 대신 잘 알려지지 않은 신인 수년간 외면 받았거나 상복이 적었던 노력파들에게 더 많은 관심을 보였다. 스타 보다는 이변을 택한 것이다. 브래드 피트 메릴 스트립 리어나도 디캐프리오 숀 펜 톰 크루즈 앤젤리나 졸리 로버트 다우니 주니어 앤 해서웨이 등 톱스타들은 상을 받지 못한 채 아쉬운 발길을 돌리게 됐다. TV 부문에서도 드라마 부문 남우주연상 후보 가운데 비교적 안 알려진 '인 트리트먼트'의 가브리엘 번이 '덱스터'의 마이클 C. 홀 '매드멘'의 존 햄 '하우스'의 휴 로리 '튜더스:천년의 스캔들'의 조너선 라이스 마이어스 등을 누르고 트로피를 가져갔다. 골든 글로브 시상식을 주최한 호르헤 카마라 할리우드 외신기자협회 회장은 슬럼독 밀리어네어의 4관왕에 대해 "세계는 점점 좁아지고 있다. 미국 영화가 아니라는 이유로 잘 되지 말란 법이 없다"며 "좋은 영화는 어느 곳에서나 좋은 영화다"라고 말했다. 골든 글로브가 '스타성보다 노력파'를 택함으로써 이런 경향이 오스카에서도 이어지느냐가 영화계 최대의 관심사가 됐다. ▷화제만발 남녀주연상=케이트 윈슬릿(34)은 그동안 '센스 앤 센서빌리티' '타이타닉' 등으로 골든글로브상 주.조연상 후보에 다섯 차례나 올랐지만 한 번도 타지 못했다. 아카데미상도 마찬가지였다. 그런 그가 '5전 6기'를 이뤄낸 작품은 샘 멘데스 감독의 '레볼루셔너리 로드'. 1950년대 코네티컷 교외를 무대로 한 이 영화에서 윈슬릿은 권태기를 겪고 있는 중산층 주부의 내면을 밀도 깊게 표현했다. '더 리더'에서는 10대 소년과 비밀스러운 사랑을 나누는 나치 복무 전력의 여성으로 분했다. 디캐프리오를 비롯해 브래드 피트 숀 펜까지 쟁쟁한 경쟁자들이 있었지만 미키 루크(53)의 수상은 어느 정도 예견된 것이었다. 지난해 제65회 베니스 국제영화제에서 '더 레슬러'는 최고상인 황금사자상을 받았다. 루크의 연기에는 "생애 최고"라는 극찬이 쏟아졌다. 당시 심사위원장이었던 빔 벤더스 감독이 "루크에게 주연상을 주고 싶었지만 연기상과 다른 부문의 상을 같이 주지 않는 영화제 내규 때문에 어쩔 수 없었다"며 강한 아쉬움을 피력했을 정도였다. 이날 "돌아오기까지 참 기나긴 여정이었다"고 감회를 밝힌 루크는 배우의 세계에서 연기력은 외모를 앞선다는 평범한 진리를 다시 한번 확인시켰다. ▷미드는 '30 록' 돌풍=이번 골든글로브상 TV 부문의 꽃은 뮤지컬.코미디 부문에서 작품상과 남녀주연상을 휩쓴 NBC의 시트콤 '30 록(Thirty Rock)'이었다. '30 록'은 지난해 9월 열린 제60회 에미상에서도 작품상 등 주요 4개 부문을 휩쓸었다. NBC를 무대로 벌어지는 방송가 뒷이야기 풍자가 일품이다. 여우주연상을 받은 티나 페이는 이 드라마의 제작자 겸 크리에이터(작가)인 재간꾼. 지난해 12월 말 NBC 심야토크쇼 '새터데이 나이트 라이브'에 등장 공화당 부통령 후보였던 세라 페일린 흉내를 내 AP통신의 '올해의 엔터테이너'로 선정되기도 했다. 숱한 영화출연에도 불구하고 킴 베이싱어의 전 남편으로 더 유명했던 알렉 볼드윈도 엉뚱하기 그지 없는 방송사 부사장 역으로 제2의 전성기를 구가하고 있다. ■오스카까지 휩쓸까? 지난해 약물과다 복용으로 숨진 히스 레저(사진)가 '다크나이트'의 조커 역으로 골든 글로브 남우조연상을 수상했다. 사상 최고의 '악당 연기'라는 평가를 받은 레저는 보스톤영화비평가협회과 미국영화연구소시상식 등 10개의 남우조연상을 받는 진기록을 세웠다. 사후에 남우조연 부문에서 10개의 상을 몰아받고 있는 레저가 오스카까지 점령할지 관심이 더욱 커지는 대목이다. 골든글로브 남우조연상 후보에는 레저 외에도 톰 크루즈와 로버트 다우니 주니어 필립 세이모어 호프만 랄프 파인즈가 후보에 올라 경합을 벌였다. 1979년 호주에서 태어난 레저는 1992년 영화 '클라우닝 어라운드'로 데뷔해 '패트리어트'와 '몬스터 볼' '브로크백 마운틴' 등의 작품에 출연했다. 레저는 마지막 작품 '다크 나이트' 촬영 후 세상을 떠나 최고의 전성기를 누리지 못해 많은 이들의 안타까움을 샀다. ■'미안해, 해서웨이' 골든글로브상 측이 홈페이지에 잘못된 여우주연상 수상자 정보를 띄운 데 대해 사과했다. 시상식이 개최되기 전에 골든글로브 공식 웹사이트에는 여우주연상 후보 명단 가운데 앤 해서웨이(사진)의 이름 옆에 별표가 표시돼 있었다. 이를 두고 네티즌 사이에서는 여우주연상이 해서웨이로 확정된 것이 아니냐며 수상자 사전유출 의혹까지 제기됐다. 골든글로브 측은 웹사이트에 성명을 내고 "시상식을 준비하는 과정에서 할리우드외신기자협회(HFPA) 웹사이트 기술 담당자가 실수로 후보 한 명의 이름에 아무렇게나 수상자 표시를 했다"며 "실수는 곧바로 바로잡았다"고 밝혔다. 해서웨이는 '레이첼 게팅 메리드'에서 열연을 펼쳐 유력한 여우주연상 후보로 꼽혔으나 결국 이 상은 '리볼루셔너리 로드'의 케이트 윈슬렛에게 돌아갔다.

2009-01-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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