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빈민선교는 숙명, 마음 부자들만 모였다

 워싱턴지역의 대표적인 도시빈민 사역단체로 자리매김한 굿스푼, 이 단체를 이끄는 이들은 모두 운명처럼 이끌려 이 곳에서 빛나지 않는 일을 묵묵히 수행하며 스스로 빛을 발하는 별같은 존재가 되었다.    굿스푼 대표 김재억 목사는 남미에서 선교사역을 하다가 2000년 말 미국에 도착해 호구지책으로 새벽3시부터 베이글 굽는 일을 하면서도 도시빈민선교에 대한 소명을 잃지 않았다. 워싱턴D.C.에서 전도와 홈리스 미션을 하며 밤 늦도록 진행되는 고된 일정에 졸음 운전을 하다 죽을 고비도 여러번 넘겼다.     2004년 애난데일 세이프웨이 앞에서 손을 흔들며 일자리를 찾는 히스패닉 일용직 노동자들을 보면서   애난데일에도 도움의 손길이 필요한 도시빈민 라티노가 많다는 사실을 알게 됐다. 그들에게 양푼에 담은 스파게티와 컵라면을 나눠줬던 알이 굿스푼 시작의 계기가 됐다.     작은 시작은 규모가 커지면서 여러 명의 동반자를 만났다.   외국어대 서반어과 출신의 조영길 선교사는 본보에 실린 굿스푼 관련 기사를 보고 관신을 갖던 차에 그로서리에서 우연히 김재억 목사와 조우해 18년째 뜻을 함께 하고 있다.     조 선교사는 남미 에콰도르에서 무역상사 직원으로 일하는 등 원어민 못지 않은 스패니쉬 실력을 갖추고 있다. 스패니쉬 회화책도 저술한 바 있으며 본보 문화센터에서 강좌를 열기도 했었다.     또한 그로서리 체인점 세이프웨이의 스탁매니저로 일하는 최정선 이사장까지 합류하게 되면서 유통기한이 얼마 남지 않은 식품을 주류사회 그로서리 마트에서 기부받으며, 굿스푼은 구호식품 배포처와 횟수를 크게 늘릴 수 있었다.   팬데믹 이전만 하더라도 구호단체 푸드뱅크와 파트너십을 맺고 20만 파운드의 식품을 후원받았지만 현재는 팬데믹으로 인해 지원이 끊긴 상태다.     하지만 한인이 운영하는 이스턴 푸드, 휄로십 교회, 트레이더 조 등에서 지난 2년간 물품을 지원받으며 근근이 유지해 가고 있다. 후원 받는 물품은 예전 수준에 훨씬 못 미치지만 어려움을 호소하는 도시빈민은 팬데믹 이전보다 훨씬 많아진 상황이다.     최정선 이사장은 “ 40년간 이 지역에서 살았는데, 최근들어 워싱턴D.C. 젠트리피케이션 등의 영향으로 볼티모어 지역의 홈리스 숫자가 급증하는 모습을 똑똑히 목격하고 있다”면서 “의료봉사가 있는 날에도 진료가 아닌 음식 배급을 원하는 사람들이 더 늘어나 다른 사역들 보다 음식 사역이 급박한 시기”라고 전했다.     선교 사역의 원천이 무엇이었냐는 질문에 김재억 목사는 "빈민선교는 숙명에 가까운 운명"이라는 사실을 처음 고백했다.   김 목사의 부친은 한국전쟁 상인군인이었다.   평양 출신으로 연희대학을 졸업하고 고등학교 교사였던 부친은, 6.25전쟁에서 어깨가 무너지고 눈을 잃고 무릎도 부서진 상태로 돌아왔다.     전쟁중에 탄환이 눈에 박히는 부상을 입어, 앞을 보지 못 하고 눈에서는 피고름이 흘렀다.   어린 시절의 김 목사는 그런 아버지의 기괴한 모습이 무서웠다고 했다.   가장이 이러하니 집안은 늘 가난했다. 김 목사의 기억 속 아버지는 술에 취해 계시던 때가 많았다.     아버지는 북진 과정에서 폐허가 된 평양 고향동네를 목격하고 아홉 형제가 모두 뿔뿔히 흩어졌다는 얘기에 무척 괴로워했다고 했다.   아버지의 트라우마는 피난민촌에서 가난과 술, 가정폭력으로 이어져 오롯이 김 목사의 상처로 남았다.   김 목사는 현재 침례교 목사이지만 어린 시절에는 구세군 교회에 출석했다.     여덟 살 소년 시절부터 자선냄비 종을 흔들었던 김 목사, 그는 지금하고 있는 굿스푼 사역이 어린 시절부터 가장 익숙했던 일이었기에  운명을 돌아나온 숙명이라는 생각을 갖지 않을 수 없다.   구호활동이 끝나고 모금된 돈으로 사관들이 정확하게 계산해 라면, 19공탄 연탄, 쌀, 밀가루를 구입해 피난민촌을 돌며 각 가정마다 나눠주는 일까지 함께 했다.     조 선교사와 최 이사장은 구호물품 계산에 정확성을 기하려고 노력하는 김목사의 모습이 구세군 사관 시절에 몸에 베인 철저함 때문이라고 말한다.   김 목사에게 어린 시절의 구세군 경험은 오늘날 빈민선교를 위한 커다란 훈련장이었던 셈이다.   김 목사는 두번의 죽을 고비를 맞았다.     열여덟살이 되던 해에 거주하던 안양의 피난민촌 무허가 건물에 산사태가 덮쳤다.   극적으로 탈출해 살았지만 당시 사고로 46명이 사망한 큰 사고였다.   집을 잃은 김 목사의 가족들은 구세군 구호를 받으며 6개월간 이재민 생활을 해야했다.     자존심 강했던 십대 시절, 수치심 때문에 모든 것을 포기하고 싶은 생각도 들었다.   대학 입시를 포기하고 군무원 공채 시험에 합격해 특수정보 요원으로 일하다 뒤늦게 우유와 신문을 배달하며 고학으로 신학 공부에 전념해 석사학위까지 7년간 장학금을 받으며 공부했다.     주의 종이 돼 목회를 한다면 타국에서 타인종의 언어로 목회를 하겠다 결심하고 목사 안수 직후 남미로 건너가 선교를 하다가 2000년 도미했다.   그는 빈민선교가 아니라 다른 길을 갔더라면 훨씬 좋았을 것이라는 후회가 없었냐고 묻자 “지금 이렇게 봉사할 수 있는 이 시간이 너무 감사하고 단연코 한번도 후회한 적이 없다”고 밝혔다.     이 일은 즐거워서 하는 것이며 다른 일은 할 줄 아는게 없다고 말한다.   비가오나 눈이오나 20년 가까이 거리 선교를 해 오며 귀찮은 마음은 단 한번도 없었다.   빈민선교는 뜻하지 않는 직업병을 남겼다.     조 선교사는 “김 목사가 전혀 내색하지 않지만 직접 도네이션 받는 물건들을 하도 많이 나르다보니 허리도 안 좋고 눈도 성치 않아 걱정”이라고 전했다.   굿스푼 관계자들은 남미 출신 이민자들이 어떤 사람인지 안다면 마음의 문을 좀더 열 수 있을 것이라고 전했다.   조 선교사는 “부정부패가 만연하고 치안이 불안해 청소년들이 MS13의 총알받이가 되는 곳”이라며 “배고픈것은 기본이며, 치안이 안 좋아 미래가 없다는 절망감에 기차 지붕과 꽁무니에 매달려 목숨 걸고 미국행을 감행한다”고 전했다.     김 목사는 “도움을 받는 라티노 중에서는 미국 와 살면서 자국의 대사관, 영사관을 포함해 누군가의 관심을 받고 도움 받은 적이 이제껏 한번도 없었는데 굿스푼 선교단체에서 처음 받아본다며 눈물을 글썽이는 이들도 많다”고 전했다.   굿스푼의 도움을 받는 대부분의 라티노들은 가난한 시골에서 소작농으로 일 하던 사람들이다.     일제시대 만주와 연해주에 터전 잡았던 한국사람들과 같은 처지다.   제대로 된 대우를 못 받고 인간관계와 사회성이 결여돼 먹고 살기 위해 이주해 온 이민자가 대부분이다.   가족을 먹여 살리기 위해 목숨 걸고 국경을 넘어와 먹고 살기 위해 아귀 다툼을 벌여왔기 때문에,  남에게 도움을 받아 본 적도 없고 도움을 준 적도 없어 고맙다는 표현에도 서툴다.     사람이다보니 서운한 마음이 들 때도 있지만 이들의 기본 목적은 선교와 전도다.   김 목사와 조 선교사는, 굿스푼이 인권단체가 아니고 구제 선교단체이므로 부족한걸 채워주고 영혼 구원이 목적이라는 단서를 달면서도 “강력범죄 전과가 없고 일정 조건을 충족시키는 사람들에게 선별적 사면을 한다면 이들에게 최고의 복지가 될 것”이라고 전했다.   간혹 굿스푼의 활동을 못마땅하게 여기는 이들도 있다.     한인 중에도 어려운 이들이 많은데 왜 한인이 라티노와 흑인들을 돕느냐고 항의를 받기도 한다.   하지만 굿스푼은 이미 오래 전부터 애난데일의 한인 홈리스들을 돕고 있다.   항간에는 굿스푼이 라티노를 돕는다는 명목으로 구호금을 모아 생활하고 이름을 알리는 단체라고 음해하는 이들도 있다.   하지만 김 목사는 “하나님만 본심을 아시면 된다라는 생각으로 대응하지 않기로 했다”고 전했다.     최 이사장은 “하나님이 주신 각기 다른 소명과 부름에 헌신적으로 최선을 다할 뿐 모두의 요구대로 다양한 인종, 계층을 포함하기에는 한계와 부족함이 있다는걸 알아주었으면 한다”고 덧붙였다.   최 이사장은 “여러 한인교회가 해외선교에는 관심을 많이 보이는 반면 지역의 선교 사역 단체에는 관심을 갖지 않는것에 안타까운 마음”이라면 “매번 언론에 소개되지 않을 뿐 굿스푼은 라티노 흑인뿐만 아니라 어려움에 처해 있는 한인들에게도 식료품 지원과 의료 사역을 통해 도움을 드려왔다”고 밝혔다.     김 목사는 “그 도움이 모두를 흡족하게 할 수 없다는것을 알지만 굿스푼을 통해 이루시는 하나님의 계획을 지켜봐 주시길 부탁드린다”고 당부했다.     김윤미 기자 kimyoonmi09@gmail.com빈민선교 숙명 김재억 목사 조영길 선교사 굿스푼 시작

2021-11-26

도시선교 현장에서 추수한 열매들(Los Frutos)

2019년 한해동안 굿스푼의 도시선교 사역은 워싱턴지역 주요 선교지에서 계속되었다. 애난데일, 컬모, 셜링턴, 알렉산드리아 여러곳과 볼티모어 다운타운, 그리고 워싱턴 디씨 곳곳에서 열심히 복음과 함께 사랑이란 씨를 뿌렸고, 그 결과로 소담한 열매들을 거둘 수 있었다. 한아름 수확한 후르또스(Frutos, 추수한 열매들)를 선교의 주체가 되신 하나님께와 열정을 갖고 헌신한 봉사자들, 정성껏 후원한분들께 감사로 보고 드린다. 첫째로, 영혼전도 사역들이 활발하게 펼쳐졌다. 거리에서 드린 예배가 200여 회, 300명 이상 초청한 대형 전도집회를 8회 가졌고, 약 20000여 명의 라티노 도시빈민들과 흑인 홈리스들이 스페니쉬와 영어로 복음을 들었다. 매년 영어, 스페니쉬로 제작한 4만장의 전도지가 배포되고 있다. 최근에 1백만달러짜리 화폐 모양으로 만든 전도지는 미국내와 중남미 선교 현장에서 크게 호응을 받으며 나눠지고 있다. 아울러, 스페니쉬 신구약 성경 500권과 포켓용 신약성경 600권을 역시 무료로 배포하여 성경 보급과 읽기에 힘썼던 것에 큰 기쁨을 갖는다. 이 일에 조영길, 최정선, 박보배, 함석호, 이현철, 윤승희 등 외국어 대학에서 스페니쉬와 신학을 전공한 최고의 언어, 선교 전문가들이 협력하게 되어 심심한 감사를 드린다. 둘째로, 사회복지 서비스 확산에도 최선을 다했던 한해였다. 지구촌마켓, 이스턴푸드, GL International, Capital Area Food Bank 등에서 약 25만 파운드의 각종 주식, 부식, 서플라이, 과일과 야채들이 풍성히 공급되었다. 핫팩 6만개가 도시빈민들의 언손을 녹여 주었고, 동복 4만벌, 알로에 베라 쥬스 10팔렛, 에너지 드링크 5 팔렛 등이 겨울철 노동 수입이 끊어져 의식주의 절대적인 위협을 당하고 있던 핍절한 이웃들의 풍성한 먹거리와 의복으로 분배되었다. 셋째로, 교육과 장학 사업들도 활성화 되었다. 한인 청소년 40여명이 세곳의 한인교회에서 주말에 봉사자로 참여하여 영어 회화, 숙제 돌봄, 과외 공부와 라티노교회 어린이 주일학교 사역에 연중 무휴로 참여하고 있다. 또 도시빈민 자녀들을 위한 장학 사업도 꾸준히 펼치고 있는데, 8000달러의 장학금이 라티노 커뮤니티의 차세대 영적 리더가 될 17명의 청소년들에게 전달되었다. 넷째로, 도시빈민을 위한 무료 진료 사역도 꾸준히 진행되고 있어 감사하다. 내과(김영관 닥터), 한의과(문병권, 연태흠 원장), 척추신경과(닥터 제이조), 치과(닥터 나탄리, 정치환), 류지현(약사) 등이 체류신분이 불안정하고, 의료보험이 없는 병든 심령들을 따뜻하게 어루만지며 인술을 베풀고 있다. 굿스푼 선교회 최정선 이사장은 “지난 한해동안 굿스푼의 도시 선교들을 결산하면서 풍성한 열매 맺을 수 있었음에 감사한다. 지역 한인 교회들은 교인수 감소로 어려움을 호소하고 있고, 한인 사회 또한 경제적인 어려움이 점차 가중되고 있던 상황중에도, 가난한 이웃들에 대한 한인들의 변함없는 정성과 사랑이 답지되어 종합적인 도시선교를 감당할 수 있었다”며 감사를 전했다. 올해 창립 16주년을 맞이하는 굿스푼은 이런 한인 사회의 후원과 기대에 역행하지 않고, 전인적인 도시선교가 더욱 견고히 뿌리내릴 수 있도록 노력을 기울이려 한다. ▷도시선교: 703-622-2559 / jeukkim@gmail.com 김재억 굿스푼선교회 대표

2020-02-09

[칼럼]평범한 엄마들의 콘서트

며칠전 메릴랜드 서번에 위치한 브니엘교회에서 볼티모어 다운타운에 거주하는 가난한 미혼모와 그의 어린 자녀 후원을 위한 자선 콘서트가 있었다. 메릴랜드 엘리컷시티 일원에 거주하며 지역 한인교회 찬양 사역자로 혹은 악기 연주자로 섬기고 있는 아홉명의 특별한 싱어송라이터들이 ‘노래를 짓고 부르다’라는 콘서트를 준비하여 올린 것이다. 불우한 이웃돕기 자선 콘서트를 결심하게 된 것은 금년 봄쯤이다. 어느날, 굿스푼과 함께 볼티모어 다운타운 내 코드 블루 쉘터 앞에서 도시빈민들을 섬기고 있던 봉사자의 가슴아픈 얘기를 들었고, 비슷한 나이 또래의 아이들을 낳고 양육하는 엄마로서 가슴이 뭉클했다. 자선 찬양 콘서트를 통해 얼마일지 모르지만 후원금을 마련할 수 있지 않을까 골몰하기 시작했다. 빠듯한 미국 이민 생활에서 엄마라는 자리, 아내라는 역할이 얼마나 크고 분주한지 가족들을 평상시처럼 돌본 후 콘서트 개최를 위해 별도의 연습 시간을 마련하기란 생각보단 그리 쉽지 않았다. 그렇지만 다섯명의 엄마들(손희정, 엄은희, 신은정, 김화연, 안원숙)은 기꺼이 목소리를 기부하기로 했고, 피아노 김수인, 기타 유재성, 카혼 최수민, 바이올린 이미영 등 네명의 뮤지션들이 악기 연주 재능을 협력하기로 뜻을 모았다. 드디어, 콘서트가 개최되었던 당일, 브니엘 교회 예배당엔 입추의 여지가 없을 정도로 많은 청중들이 몰려왔다. 교회가 마련한 60여개의 의자들은 일찌감치 만석이 되었고, 예배당 양옆과 뒷편엔 상당수의 교우들이 한시간여 계속된 콘서트를 서서 참관해야 했다. 저들의 헌신적인 찬양이 예배당 가득히 울려 퍼졌고, 불우한 이웃들에 대한 관심과 사랑이 모금함에 모아졌다. 연습을 위해 여러달 모이는 동안 많은 경비도 발생했지만 팀원 각자가 자원하는 마음으로 충당하였고, 최소 경비로 최대 후원 헌금을 마련하려는 목표도 세웠다. 당일 모금함에 저들의 아름다운 헌신과 함께 모아진 정성은 4467 달러였다. “내가 가진 거라곤”이란 곡에는 자폐증을 앓고 있는 딸을 둔 한 싱어송라이터의 가슴시린 애환과 믿음의 담대한 고백이 담겨있었다. 쉼 없이 장애아를 돌봐야하는 엄마의 고단한 삶, 눈물겨운 고백들, 찬양을 통해서 견딜 수 있게 하신 하나님의 은혜와 능력을 담았다. 또 주의력 결핍 및 과잉 행동 장애(ADHD, attention deficit hyperactivity disorder)를 앓고 있던 아들과 듀엣으로 함께 부른 ‘아론의 노래’엔 감정 기복이 너무도 심해 스스로도 어쩔줄 몰라 고통스러워하는 일곱살 된 아들의 고백이 담겨있다. “내가 화났을 때, 슬플때, 친절하시고 따뜻하신 주님께서 안아 주시고 치료해 달라”는 간절한 염원이 녹아있다. 당일 콘서트를 통해 소개된 찬양의 곡들 모두엔 주님이 없었다면, 찬양을 할 수 없었다면, 얼마나 가족적인 불행에 한탄하며 절망하며 살았을까... 찬양을 통해 주를 만났고, 그를 통한 은혜와 회복을 노래할 때 참석한 모두에게도 특별한 은혜를 공감하는 콘서트가 될 수 있었다. "이번 공연의 목적은 5명의 평범한 엄마들이 낯선 땅에서 나그네된 백성으로 살아가면서 누구나 공감할 수 있는 이야기를 노래로 짓고 부르고 마음을 나누며 그 따뜻한 엄마의 마음으로 볼티모어 미혼모와 그 아이들을 후원하는 찬양 콘서트를 계획하게 되었다"는 큐송스토리의 손희정 자매. 찬양 콘서트 개최를 위해 선뜻 교회 시설을 활짝 열어준 윤병철 목사는 “마침 일년전에 하나님의 은혜로 개척한 브니엘교회가 첫돌 생일을 맞이하여 무엇으로 보답할까 고민하던 중 콘서트 공연 계획을 듣게 되었고, 이에 기쁜 마음으로 협력할 수 있게되어 감사하다”며 앞으로도 교회의 존재 목적과 부흥의 목표가 지역 선교와 해외선교에 관심을 두고 더욱 분발하는 교회로 세워지길 노력하겠다"며 고마움을 전했다. 굿스푼 선교회 최정선 이사장은 "영성과 찬양 달란트가 훌륭한 뮤지션들이 재능을 기부하여 주셔서 감사하고, 모금된 헌금은 본래 목적대로, 혹한기 겨울철, 추수감사절과 성탄절에 미혼모와 그의 아이들, 도시빈민들을 위한 구제 사역에 전액 사용토록 하겠다"며 수고한 모든분들께 감사를 전했다. ▷도시선교: 703-622-2559 / jeukkim@gmail.com 김재억 / 굿스푼선교회 대표

2019-11-25

에보모랄레스의 과유불급(過猶不及)

볼리비아 역사상 최초의 인디오(아이마라족) 출신 대통령이었던 에보모랄레스(Juan Evo Morales Ayma, 60세)가 최근에 있었던 대통령 선거에서, 부정선거 개입과 개표부정에 연루되면서 시민의 저항을 받았고 끝내 해외망명길에 올랐다. 입신양명하기 전 그는 오루로 지역의 가난한 농촌에서 태어나 마약류 코케인(cocaine)의 주원료인 꼬까(coca) 농부, 목동, 공장잡역부로 일했다. 2006년 좌파사회주의를 표방하는 사회주의 운동정당 MAS(Movimiento al Socialismo)의 대표로 대통령에 당선된 뒤 13년동안 국가번영을 위해 남다른 정책을 펼쳐왔다. 남미 최빈국 볼리비아에 만연한 빈곤문제, 문맹퇴치에 앞장섰다. 과거정권이 외국다국적기업에 팔아넘긴 천연개스와 지하자원, 통신, 전기, 철도, 항공 등 국가 핵심기간산업의 국유화를 선언하고 환수작업을 펼쳤다. 미국DEA가 마약퇴치의 일환으로 ‘꼬까’(coca) 농사를 원천적으로 금지하려하자, 조물주가 볼리비아 땅에 천혜의 선물로 주신 꼬까는 안데스꿰추아, 아이마라, 과라니인디오들의 조상대대로 이어온 문화라며 도리어 적극 장려하는 정책을 펼쳐왔다. 임기초기에 그는 전국민적인 호응을 받을 정도로 매우 모범적인 국정운영을 펼쳤다. 라빠스(La Paz) 무리오 광장에 위치한 대통령궁은 새벽 5시부터 불이 켜졌고 하루종일 국무위원들과 함께 성실히 국정에 전념했다. 하루 1달러 미만으로 생존하는 65%의 절대빈곤층 국민의 애환에 동참하려 대통령 봉급을 최소화했고, 원주민 전통복장을 입고 친서민적인 행보에도 신경을 썼다. 본래 볼리비아의 헌법은 대통령의 연임까지만 보장했고 그 이상은 불법으로 규정했다. 그런 헌법을 교묘히 개정하여 세번째 집권을 연장하더니, 영구 장기집권을 위한 어멘드먼트(amendment)를 강제로 제정한 후 부정투표, 부정개표라는 악법을 저지르고야 말았다. 볼리비아 총선이 있던 당일 페어팩스에 머물고 있었던 볼리비아 국적의 까라스꼬씨(38세)는 고향 꼬차밤바에 거주하는 친인척의 전화를 받았다. 미국에 거주하는 그의 이름이 버젓이 투표를 마친 것으로 표기된 모습을 보았다며 분노했고, 심지어 이미 작고한 가족의 이름이 투표를 행사한 것으로 드러났다며 아연실색했다. 조직적으로 자행된 부정선거와 개표조작은 끝내 시민쿠데타를 촉발시켰고, 전국적으로 확산되면서 군부, 경찰까지 지지를 철회하고 등을 돌리자 멕시코행 망명 비행기에 올라 볼리비아를 떠나야했다. 그나마 천만다행인 것은, 국내외로 불신임을 받을지언정 끝까지 권좌에서 스스로 내려올줄 몰라 혼란스런 내전을 방치한 니콜라스 마두로 베네수엘라 대통령 같지는 않았다는 것에 감사할뿐이다. 볼리비아 역사상사상 초유의 원주민 출신 대통령에 보모랄레스의 몰락을 보면서 몇가지 교훈을 생각한다. 법치(法治)란무엇인가. 모든 사람은 한사람 예외없이 법을 지켜야 한다는 것, 지도자는 더욱더 준법정신이 투철해야 하고, 정부 또한 반드시 법을 준수해야 한다. 그 누구도 법위에 예외적으로 군림할 수 없음이 바로 그것이다. 과연 그 무엇이 그를 파멸의 자리로 내몰았을까. 정권초기에 그에게서 볼 수 있었던 청렴과 겸비했던 모습들은 어디로 간 것일까. 국민적 신망과 찬사를 한몸에 받았던 그가 언제 어떤경위로 불명예스런 유랑자의 신분으로 전락하게 했을까. 지나친 권력욕, 욕심이 지나쳐 패가망신으로 끝났다. 지나침은 모자람만 못하다는 과유불급의 지혜가 새삼스럽다. “마음이 겸손하면 영예를 얻지만 교만한 마음, 탐욕스런 마음, 거만한 마음은 패망의 선봉이요 넘어짐의 앞잡이다”라는 성경의 말씀은 예나 지금이나 금언이다. 김재억 / 굿스푼선교회 대표

2019-11-18

볼티모어의 겨울은 춥고 외롭다

볼티모어 도심 한복판에서부터 시작한 83번도로는 펜실베니아 해리스버그(Harrisburg, PA)까지 남북으로 85마일을 연결하는 인터스테이트 하이웨이다. 볼티모어 시민들로부터 JFX(Jones Falls Expressway)로도 불리는 83번도로는 볼티모어 도심을 동서로 구획(區劃)한다. 도로 양옆의 도시환경은 그야말로 천양지차(天壤之差)다. 도로왼쪽(서쪽)엔 유서 깊은 워싱턴모뉴먼트와 피바디음악대학이 있어 시민과 관광객들이 즐겨찾는 곳인 반면, 그 맞은편엔 낡고 오래된 공장시설을 개조한 다양한 교정시설이 자리잡고 있어 흉물스럽다. 코드블루쉘터 앞의 이스트모뉴먼트스트릿, 메디슨스트릿, 이거(Eager) 스트릿, 세 블록에 분포된 주교도소, 청소년구치소, 교정시설 등은 담으로 높게 쌓여졌을 뿐만 아니라 탈옥방지용 철조망을 겹겹이 둘러쌓은채 굳게 닫혀져 있다. 끊임 없이 왕래하는 경찰차, 앰블런스가 혼잡하게 어우러지는 쓸쓸한 거리모퉁이 어딘가에 도시빈민들이 삼삼오로 모여있다. 쉘터 앞과 고가도로 밑 으슥한 곳을 맴도는 수백명의 홈리스들이 모이는 그곳은 겨울의 문턱에 접어든 요즘, 더욱 황량하고, 더욱 을씨년스럽게 변모하고 있다. 볼티모어시 관할의 코드블루쉘터는 매일밤 성인 남녀 노숙인 275명에게 안전한 수면을 제공한다. 하루밤의 단잠을 청하러 몰려오는 노숙인 중 대부분이 흑인이다. 백인, 라티노, 아시안 순서로 분포되는 그곳에 자궁경부암 말기로 병환중에 있는 60대 중반의 한인여성과 이십대 초반의 한인청년도 섞여있다. 한눈에도 저들의 건강상태는 심각하다. 습관처럼 먹고 마시는 술, 담배, 마약들과 정크푸드들… 그로인한 당뇨합병증, 말단하지까지 혈액순환이 어려워지면서 발가락, 발목에 번져가는 괴사(壞死) 증상, 끝내는 다리를 절단해야 하고, 휄스체어에 만신창이 몸을 맡긴채 하루하루 소진(消盡) 되어가는 중증환자들이 많다. 하반신 마비증세로, 오랫동안 휄스체어 신세를 지고 있는 미국인 홈리스 마이크씨는(56세), "정성껏 준비한 음식에도 물론 감사하지만, 더욱 감사한 것은, 아무도 눈길조차 주지 않는 노숙자들의 남루한 삶의현장까지 찾아와 온정을 전하는 한인크리스챤들의 정성과 사랑에 감사하다"며 눈시울을 적신다. 도시빈민들이 가장 힘겨워하는 겨울철에, 한인들과 교회의 따뜻한 온정의 손길이 풍성히 나눠지게 해야한다. 쓸쓸한 거리의 불우한 이웃들에게 하나님의 은혜로 잘살게 된 한인들이 섬김의 손길로, 축복의 통로로 사용되어야 할 때다. 다가오는 추수감사절과 성탄절, 그리고 기나긴 혹한기 겨울철에, 워싱턴지역한인교회와 성도들의 사랑 나눔 확산과 불우한 이웃돕기의 열기가 더욱 고조될 수 있기를 기대한다. ▷도시선교: 703-622-2559 / jeukkim@gmail.com 김재억 / 굿스푼선교회 대표

2019-11-10

복(伏)달임에 좋은 라틴식 음식들

삼복더위를 뜻하는 초복, 중복, 말복은 24절기가 아니고, 세시풍습중 하나다. 삼복은 음력 6월에서 7월 사이에 있다. 초복은 하지로부터 세번째 경일이고, 금년은 7월 12일이다. 중복은 하지로부터 네번째 경일로 7월 22일에 해당한다. 마지막 말복은 입추 후 첫번째 경일로 8월 11일에 해당한다. 복날의 복(伏)자는 개가 엎드리다의 의미를 갖는데, 한 여름의 날씨가 얼마나 후텁지근한지 개처럼 엎드려 지낼만큼 무덥다는 뜻으로 사용되었다. 예로부터 삼복더위를 거뜬히 견딜 수 있는 보양식으로 삼계탕을 으뜸으로 쳤다. 토실토실한 씨암탉에, 6년산 인삼뿌리와 마늘을 풍성히 넣고 끓인 삼계탕엔 허약한 몸을 보호하고, 간의 양기를 보충할 뿐만아니라, 동맥경화, 심장병, 피로회복, 고혈압억제, 호흡기 질환 개선 및 면역 증강에 탁월한 효과가 있다고 한다. 조상들의 이열치열의 지혜가 담김 복달임 음식으로 손색이 없다. 복달임에 좋은 멕시코와 볼리비아의 전통음식이 있다. 추천하고 싶은 복달임 음식 중 일품은 멕시코 스타일의 화히타(Fajita)다. 이품은 볼리비아 스타일의 ‘쏘빠 데 뀌노아’(Sopa de Quinoa)다. 화히타는 삼복더위에 스테미너를 보강하고 더위로인해 지친 심신을 다시 회복시켜 줄 보양식 요리다. 검은콩에 올리브 기름을 넣고 양파, 마늘, 베이컨을 넣고 흐물흐물해질 정도로 푹 삶아 프리홀레스(frijoles)를 만든다. 씻은 쌀을 냄비에 넣고 올리브유와 양파를 더해 달달 볶아 ‘아로스 프리또스’(arroz fritos,프라이라이스)를 만는다. 노랗게 양파가 익어갈때쯤 토마토, 마늘, 칠리파우더를 넣고 물을 자작하게 만들어 뜨거운 불에서 끌여낸다. 숙성시킨 소고기 안심(Tenderloin)을 뜨거운 철판에서 육즙이 넉넉하게 구워낸다. 자연에서 부드럽게 익은 아보까도(avocado) 속살을 으깬 후 양파, 쎄라노 칠리, 씰란트로(cilantro) 라임, 토마토를 잘게 다듬어 배합을하고 소금, 후추로 간을 해서 버무려 과까몰레(guacamole)를 만들어 올린다. 토마토, 양파, 할라뻬뇨 고추, 씰란트로를 잘게썰어 소금으로 간을한 쌀사(salsa) 소스를 곁들여 놓는다. 본격적인 불볕 더위가 맹위를 떨치는 날 시원한 레모네이드(lemonade)와 함께 먹어 봄직하다. 페어옥스 쇼핑몰 내에 있는 ‘엘 구아뽀’(El Guapo) 멕시칸 그릴에서 명품 화히타를 맛있게 만날 수 있다. 볼리비아식 갈비탕 ‘쏘빠 데 퀴노아’(Sopa de Quinoa)도 역시 복달임에 좋다. 안데스의 신비한 곡물 퀴노아, 감자, 양파, 마늘, 커민, 아치오떼(achiote), 완두콩, 파슬리와 실란트로를 넣고, 소고기와 육수를 넣어 맛있게 끓인 후 막 쪄낸 빵과 함께 먹으면 맛과 영양이 하모니를 이룬 보양식이 된다. 씹을 때마다 입안에서 살짝 터지는 퀴노아에는 필수 아미노산, 식이섬유, 무기질이 골고루 담겨있다. 또 쌀보다 단백질은 2배, 칼슘은 7배, 철분은무려 20배, 칼륨은 6배, 인, 망간, 마그네슘, 구리, 사포닌까지 품고있는 영양보고다. 복달임도 하고 혈관의 소리없는 시한폭탄인 고혈압, 당뇨, 콜레스테롤을 잡고, 항암, 항염, 항산화, 노화예방, 피로회복, 면역력 강화를 이룰 수 있는 일석이조의 효과도 얻을 수 있다. 알링톤 방향으로 콜롬비아 파이크로 가다가 만나는 ‘빤 아메리카’(Pan America) 베이커리에서 남국의 정취가 깊게 담긴 건강한 맛을 경험할 수 있다. 본격적인 삼복더위가 기승을 부리는 혹서기에 굿스푼이 도시빈민들을 위해 준비한 복달임 음식은 매콤한 닭 볶음탕이다. 불고기 양념으로 버무린 드럼스틱에 감자, 양파, 당근, 토마토, 실란트로를 넣어 찜을 하듯이 푹신하게 조리한 후 새콤한 샐러드와 함께 배식을 하면 라티노 도시빈민들이 맛있게 접시를 비운다. 오는 삼복 더위에 화히타, 쏘빠 데 퀴노아 한 뚝배기 하시고 건강하길 소망한다. ▷도시빈민 선교 703-622-2559, 256-0023(www.goodspoon.org) 김재억 / 굿스푼선교회 대표

2019-07-07

[굿스푼굿피플]낀세아녜라 (Quinceanera)

스페니쉬로 낀세아녜라(Quinceanera)는 피에스따스 데 낀세 아뇨스(Fiesta de Quince anos), 즉 열다섯번째 생일을 축하하는 특별한 축제를 의미한다. 단순히 15회 생일을 축하하는 의미 뿐만 아니라, 유대인의 성년식 ‘바르 미쯔바’처럼, 소녀의 성인식 의미로도 사용된다. 15살 예비 숙녀가 되면 모친과 조모로부터 신부 수업을 받기 시작한다. 과히 멀지않은 어느날 사랑하는 연인을 만나 축복속에 결혼도 할 수 있는 새로운 인생의 시작을 뜻하기도 한다. 스페인의 가톨릭 문화에서 시작된 전통이 메소아메리카와 멕시코에 전수되면서 아즈텍 문화와 만나 독특한 성인식 축제로 화려하게 자리를 잡았다. 소꿉장난을 하던 마냥 귀여운 꼬마가 인형과 꿈의 대화를 나누던 수줍은 니냐(Nina, 어린 소녀)티를 드디어 벗는날, 젊은 다마스(Damas, 숙녀)로 거듭나는 인생의 봄날같은 날이다. 낀세아녜라 당일이 되면 부모의 경제적 형편에 따라 파티를 공지하는 청첩장을 돌리고, 연회장을 빌려 꽃으로 치장을 한다. 난생처음 연지 곤지 예쁘게 찍고 치렁치렁한 이브닝 드레스와 하이힐을 갖춰 신는다. 아름답게 장식한 머리 위에 공주 왕관을 눌러쓰고 들러리에 둘러쌓여 입장한다. 아빠 품에 안겨 생애 첫번째 왈츠를 추면 일가 친척과 친구들의 환호는 달아 오른다. 노 끄레스까스 마스(No Crezcas mas, 축하송)를 부르며 생일 케잌을 자르고, 삐냐따(Pinata)를 힘차게 터뜨리면 성인식 파티는 절정에 이른다. 메르세데스 소사가 부른 깜비아 또도 깜비아(Cambia todo cambia) 곡에 담긴 가사엔 심오한 자연의 이치가 담겼다. 세상 만물이, 세상 만사가 세월이 지나면서 다 바뀌고, 다 떠난다는 의미다. 젊음도, 열정도, 비젼도… 심지어 영원히 빛날것만 같았던 다이아먼드까지도 시간이 지나면서 점차 그 영롱한 빛이 퇴색하고 바뀌는 것이 자연의 섭리라고 노래한다. 지난주 굿스푼은 낀세아녜라(창립 15주년)를 맞이했다. 결코 짧지 않았던 지난했던 세월을 반추하며 봉사자들, 후원자들과 함께한 자리였다. 도시빈민들과 함께 웃고 울었던 기나긴 시간들, 어느덧 사랑과 섬김을 받던 도시빈민들이 하나둘씩 우리곁을 떠나갔다. 떠나고 변하기는 도시빈민들 뿐만아니었다. 한인 봉사자들, 후원자들도 마찬가지였다. 그러나, 성경은 영원히 변하지 않는 한가지가 있다고 한다. 하나님의 말씀과 그의 신실하신 명령이 그것인데, 시간과 공간의 제약을 받지 않은채 오늘을 사는 우리에게 여전히 주어졌다고 한다. 변화무쌍한 세상속에 있으나, “땅끝까지 이르러, 복음의 증인으로 살것과, 이웃을 내 몸처럼 사랑하라”는 크고 거룩한 선교적 사명을 겸허히 받는 자리였다. 초심의 마음으로 돌아가 더욱 겸손히, 더욱 헌신적으로, 더욱 열정적으로 워싱턴 지역 도시선교에 최선을 다할 것을 다짐하는 계기도 되었다. 지난 15년동안 굿스푼을 위해 기도와 봉사와 온갖 후원을 아끼지 않은 한인 동포사회와 지역 교회들에게 진심어린 감사를 드린다. 각오와 결단속에 성인식을 마친 굿스푼은 다시한번 선교적 사명감에 불타고 있다. 이후로도 더욱 열과 성의를 다해 도시선교를 계속 더 할 수 있도록 감히 기도와 지도를 부탁드린다. ▷문의: 도시선교: 703-622-2559 / jeukkim@gmail.com 김재억 / 굿스푼선교회 대표

2019-05-05

[굿스푼굿피플]라스 베까스 (Las Becas)

미국 인구 조사국(U.S Census Bureau)의 2017년 기준 인구 통계에 의하면, 미국 전체 인구3억 2천5백만 중 최다 인종으로는 백인 76.6%를 차지하였고, 2위가 히스패닉(Hispanic)으로 18.1%, 5894만 명에 이른다. 흑인이 13.4 %, 아시안이 5 %, 소수의 아메리카 원주민 순으로 발표됐다. 미국 전체 평균 연령이 35세이고, 백인 평균은 42세, 라티노들의 평균은 27세로 제일 젊다. 그 결과로, 시간이 지날수록 백인 비중은 점차 줄어들고 있다. 멕시코를 포함해 빈곤과 정치 정세의 불안으로 연일 밀입국하고 있는 중남미 출신 이민자들은 증가 일로에 있다. 로만 가톨릭 신자가 대부분인 히스패닉들은 교리상 낙태와 피임을 꺼린다. 젊을 뿐만아니라, 자녀 출산으로인한 체류 신분 변경을 기대하여 출산률이 높다. 2030년에는 전체 3억 6400만 명 중 히스패닉 인구는 20%, 7200만명을 육박하여 미국내 ‘인구 혁명’을 이루게 되고 2050년에는 1억 4353만명 규모로 성장할 것으로 인구 통계국은 전망하고 있다. 미국내 라티노 인구가 가장 많은 곳은 캘리포니아로 1547만명, 텍사스 1115만명, 플로리다 537만명 순이다. 그중 멕시코 출신 라티노가 62.9%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고, 중앙아메리카 (과테말라, 온두라스, 엘살바돌, 니카라과) 출신이 9.5 %, 푸에르토리코 출신 9.2%, 남미(콜롬비아, 페루, 볼리비아, 베네수엘라, 아르헨티나 등) 출신이 6.4%, 쿠바 출신도 3.8%를 이루고 있다. 미국의 시장조사 전문기관 Statista에 의하면, 라티노들 대부분이 여전히 3D(어렵고, 위험하고, 더러운) 업종에서 일하고 있다. 미국의 곡창지대, 과일 수확 농사일들, 도시 주변의 건축, 청소, 조경 등 저임금, 비숙련 노동일에 대부분 종사한다고 밝혔다. 미국의 퓨 리서치 센터(Pew Research Center)에 의하면, 최근 트럼프 대통령 정부가 들어서면서 점점 강화되고 있는 국경 장벽 설치, 불체자 이민자 단속, 사회 보장제도 축소, 추방에 대한 두려움이 히스패닉 커뮤니티의 가장 큰 불안 요소가 되고 있다고 밝혔다. 워싱턴지역 한인들과 이웃으로 거주하는 라티노 도시빈민들을 위한 선교, 사회복지 서비스를 통한 인종 화합, 복음 전파 사역에 헌신하고 있는 굿스푼선교회가 금년 낀세 아녜라(Quinceanera, 15세 성년식)를 맞이한다. 매년 북 버지니아 지역에서 중남미 출신 라티노들을 위한 전인적인 미션들, 볼티모어, 랭글리 파크, 리버데일에서 흑인, 백인 홈리스들을 위한 인류애적인 사역들은 참으로 지난(至難)한 여정속에 진행되었다. 열다섯번째 맞이하는 창립 기념일에, 굿스푼은 작년에 이어 라티노 도시빈민 자녀들을 위한 ‘라스 베까스’(Las Becas, 장학금)를 준비했다. 15명의 수혜자들이 가슴에 지피고 있는 지고지순(至高至純)한 꿈들이 대견하다. 저들의 비젼 속에, 장차 변호사 4명, 의사 4명, 경찰 1명, 엔지니어 2명, 목사 3명이 되려는 ‘에스뻬란사’(Esperanza, 희망)가 담겼다. 미국을 위해, 동족 라티노들을 위해, 인종을 초월하여 아낌없이 정성과 사랑을 나눌 줄 아는 영적 거목들로 세워지길 소망하는 마음에 ‘아주다 그라뚜이따’(Ayuda Gratuita, 장학금)를 담아 증정하려고 한다. ▷도시선교: 703-622-2559(jeukkim@gmail.com) 김재억 / 굿스푼선교회 대표

2019-04-29

[굿스푼 칼럼]봉두난발(蓬頭亂髮)

멕시칸들이 즐겨 마시는 대중주가 ‘뿔께’(Pulque)다. 뿔께는 ‘아가베’(Agave) 선인장과의 일종인 ‘마게이’(Maguey) 용설난의 수액에 효모를 넣어 발효시켜 만드는데, 멕시코 막걸리처럼 국민적 사랑을 받는다. 오랜 옛날 ‘마게이’ 여신이 지상으로 내려와 인간들에게 기쁨을 주자, 삼신 할매가 질투하여 그녀를 죽였다. 이에 창조의 신 ‘께짤꼬아뜰’(Quetzalcoatl, 깃털 달린 뱀)이 죽은 그녀를 불쌍히 여겨 뼈를 땅에 묻자 그곳에서 건장한 선인장이 자라났다. 원주민들은 이 선인장의 수액을 마시며 신성시했다고 한다. 아스떼까 인디오들의 멕시코 건국 신화 한토막. ‘아귈라’ (Aguila,독수리)가 ‘쎄르삐엔떼 까스까벨’(Serpiente Cascabel, 방울뱀)를 입에 물고 ‘노빨 깍뚜스’ (Nopal Cactus, 선인장) 위에 앉아 있는 곳에 수도를 세운 나라가 멕시코다. 멕시코 삼색 국기 정중앙에 독수리, 방울뱀, 선인장, 올리브 나뭇잎을 선명하게 그려 넣었고, 에스꾸도(Escudo, 국가 문양)로 사용한다. 멕시코 전역엔 모양과 크기와 약 효능이 각기 다른 다양한 선인장들이 서식하고 있다. 손바닥을 쌓아 놓은듯한 초록색 노빨, 예리한 창끝 같은 아가베, 에네껭, 마게이, 화상 치료와 피부 보습에 탁월한 알로에, 싸빌라, 그리고 강력한 환각 효과를 주는 ‘뻬요떼’(Peyote)까지... 가히 선인장 천국이다. 선인장은 1800m 이상의 춥고 척박한 고산지대, 건조한 사막에서도 환경탓하지 않고 왕성하게 잘 자란다. 아스떼까, 마야 인디오들에게 선인장은 성스러운 식물이었고, 유용한 상비약으로 사용되었다. ‘마게이’ (Maguey) 선인장이 12년쯤 자라면 높이 2m 이상의 크고 육중한 성체가 된다. 검처럼 강하고 단단하게 생긴 10여개의 줄기 양날과 끝에는 송곳처럼 뽀족한 가시가 덮여 있다. 선인장 한복판에 있는 생장점 줄기를 삽처럼 생긴 도구로 끊어 낸 후 오목하게 중심부를 파낸다. 그 위에 묵직한 돌을 얹어놓고 6시간쯤 지나면 꿀물처럼 달착지근한 ‘미엘 데 아구아’ (Miel de Agua)가 가득 고인다. 하루에 두번 채취할 수 있는데, 수액에는 비타민 A, B1, B2, C 및 무기질, 칼슘, 마그네슘, 나트륨, 인, 철, 리그닌, 셀룰로스, 펙틴, 위궤양과 고지혈증 예방에 좋은 뮤실라제, 17가지 아미노산이 가득히 담겼다. 마게이 줄기는 가축들의 훌륭한 간식이 되고, 다듬어 건조시키면 에네껭처럼 양질의 섬유를 얻을 수 있다. 견고한 내구성, 밀도높은 섬유질 때문에 옷감, 로프, 공책, 주방용 덮개로 활용도가 높다. 마게이의 수액에 효모를 넣고 섭씨 60도에서 발효시키면 연한 우유색을 띄면서 약간의 거품이 생기는 알코올 농도 4~8%의 ‘뿔께’가 완성된다. 뿔께는 아스떼까 인디오들에게 성스러운 음료였다. 신관들이 한껏 마시고 취기가 오르면 신민들을 위한 수복강령(壽福康寧)을 기원했고, 기우제때 희생제물과 함께 올려졌다. 또 나라에 공을 세운 장수와 현자들에게 왕의 어주로 하사됐다. 탁주처럼 뿌연 뿔께를 여러 번 메스깔(Mezcal, 증류)하면 떼낄라(Tequila)를 만들 수 있다. 천연 발효주 뿔께에 토마토, 피스타치, 쎄레사(체리), 마메이, 코코넛 과일을 첨가하면 향과 색이 아름다운 뿔께 칵테일이 된다. 겨우내 동료 노숙인들과 함께 굿스푼 애난데일 거리 급식소를 빠짐없이 찾았던 멕시칸 홈리스 ‘바르봉’의 발길이 요즘 뜸하다. 쑥대강이같이 머리털과 수염이 헙수룩하게 자라 마구 흐트러진 모습이 ‘봉두난발’(바르봉)같다고 해서 붙혀진 애칭이다. 무슨 사연이 있어 독주에 취한채 엄동설한의 낯선 거리를 헤매고 다녔는지는 잘 모른다. 그의 몸과 마음을 오랫동안 억압하고 있는 모든 공포와 불안과 패배의식들은 사망 권세를 깨뜨리시고 부활하신 주님의 은혜와 능력으로 변할 수 있다. 어느날 봉두난발을 산뜻하게 미용하고 환골탈태한 모습으로 반갑게 만날 수 있길 소망해 본다. ▷도시선교: 703-622-2559 / jeukkim@gmail.com 김재억 목사 / 굿스푼선교회 대표

2019-04-21

마야 인디오 청소년들을 위한 음악학교

세계적인 바이올린 연주자이면서 오케스트라 지휘자인 구스따보 두다멜(Gustavo Dudamel, 38세)은 베네수엘라의 청소년 음악학교 ‘엘 씨스떼마’ (El Sistema)가 배출한 불세출의 음악 영웅이다. 가장 젊은 나이에, 가장 창의적이며, 가장 훌륭한 음악가로 찬사를 받고있는 두다멜은 이미 28세에 LA 필하모닉 음악 감독이 되었고, 베를린 필, 빈 필같은 정상급 오케스트라가 앞다퉈 모시고 싶은 거장이 됐다. 1981년 베네수엘라 바르께시메또(Barquecimeto)에서 출생한 그는, 트럼본 연주자이면서 성악지도 교사였던 부친의 영향을 받아 어려서부터 음악 공부에 열심을 가졌다. 10세때 ‘엘 씨스떼마’ (El Sistema)에서 바이올린 연주를 시작했고, 라틴 아메리카 바이올린 아카데미에서 본격적으로 수학하면서 작곡과 지휘를 공부했다. 현재 그는 베네수엘라 시몬 볼리바르 국립악단 음악감독 겸 유서깊은 유럽과 미국의 오케스트라 지휘자로 활약하고 있다. 빈민가에 거주하면서 무차별한 폭력과 마약관련 범죄에 시달리던 젊은 청소년들에게 ‘엘 씨스떼마’ 라는 청소년 음악 학교를 세운 선각자는 ‘호세 안또니오 아브레우’(Jose Antonio Abreu)다. 베네수엘라 카톨릭대학 경제학 교수 출신으로 문화부 장관을 역임한 그는, 음악 교육을 통해 사회 변혁을 이룰 수 있다는 확신을 갖고 슬럼가의 청소년들에게 ‘또까르’ , 그리고 ‘루차르’ (Tocar y Luchar, 연주하면서 싸워라)하라고 설파했다. 그의 확고부동한 신념에 아홉명의 뮤지션들이 뜻을 같이했고, 차고에서 동네 꼬마 몇명에게 음악 교육을 시작한 것이 그 유명한 ‘엘 씨스떼마’의 유래가 되었다. 현재는 베네수엘라 전국에서 70만명 이상의 어린이, 청소년들이 클래식 음악 연주자로, 합창단으로 성장했다. 스웨덴 왕립 아카데미와 유네스코로부터 수상한 300여개의 합창단과 오케스트라로 연주 무대에 서고 있다. 수도 ‘까라까스’(Caracas)를 비롯해, 빈민지역 ‘뻬따레’(Petare), 베네수엘라 전역에서 엘 씨스떼마가 성황을 이루자 청소년들이 변하기 시작했다. 과연 음악은 사람을 감동시키고 변화시킬 매개체가 될 수 있었다. 또 음악은 빈곤과 도시 폭력의 살벌한 환경에서 소망을 잃은채 방황하던 젊은 영혼들의 환상의 탈출구가 될 수 있었다. 지난 주말, 워싱턴 지구촌교회의 한 성도를 통해 반짝반짝 윤이나는 12대의 바이올린을 기증 받았다. 그동안 굿스푼은 거리미션 외에도 도시빈민들과 그의 자녀들을 위한 교육, 문화 선교에도 많은 관심과 노력을 아끼지 않았다. 주말이면 세곳의 아카데미에서 성인과 청소년들을 위한 영어, 수학, 숙제 돌봄 사역과 장학 사업, 어린이 주일학교 교육에 적지않은 투자를 해왔었다. 굿스푼의 도시빈민 자녀를 위한 음악 교육학교 “부에나 씨스떼마’(Buena Sistema)가 세워져 크리스챤 음악 교육을 통한 인재를 양성하고 커뮤니티 영적 리더로 세우려는 일이 점점 가시화되고 있다. 한인 음악 영재들의 재능 기부를 통해 마야 인디오 청소년들과 제3세계에서 온 젊은이들이 음악 교육으로 양육되고, 장차 하나님을 경외하는 비젼을 품은 사람들로 가득하게 될 날들을 그려본다. 도시선교: 703-622-2559 / jeukkim@gmail.com 김재억 목사 / 굿스푼선교회 대표

2019-04-01

[굿스푼굿피플]따리파 데 꼬요떼스(Tarifa de Coyotes)

북 아메리카 전역, 멕시코 남부를 거쳐 중앙 아메리카까지 광범위 하게 분포하고 있는 야생 동물이 코요테다. 회색 늑대와 생김새 및 습성이 매우 흡사하지만 덩치는 아메리카 자칼(Jackal)처럼 아담하다. 총 19종이 있고, 성체의 평균 체중은 8 ~ 20 kg (18 ~ 44 lb)이며, 몸길이 1.3m, 꼬리길이 40cm, 모피 색은 짙은 회색이고, 그룹으로 몰려다니며 사슴, 토끼, 설치류, 새, 파충류, 양서류, 물고기들을 사냥하며 생활한다. 미국에 밀입국하려는 중남미 라티노들을 모집하고, 감시망을 피해 미국행 알선, 마약 밀매, 인신 매매 등을 일삼는 국제 범죄조직 집단의 이름도 공교롭게 ‘꼬요떼’(Coyote)다. 잔인하고, 교활한채 온갖 악행을 일삼으며 치부하는 저들의 행태가 야생의 꼬요떼와 흡사하여 붙혀진 악명이다. 과거 국경 감시가 허술 했을 땐 밀입국 알선료가 600-800달러였다. 최근 국경에 담이 쌓여지고, 감시와 단속이 점차 강화되자 수수료는 천정부지로 치솟고 있다. ‘따리파 데 꼬요떼스’ (Tarifa de Coyotes, 밀입국 수수료)는 밀입국 꿈을 윽박지를 정도로 크고 무겁다. 첫째, 사막이나 산을 가로질러 밀입국 할 경우 8천 달러를 내야한다. 둘째, 보트로 강, 바다를 도강한 후 밀입국 할 경우 1만달러, 셋째, 가짜 여권과 입국 사증을 만들어 자동차, 비행기로 밀입국 할 경우 만육천 달러, 넷째, 미국측 요원을 매수해 합법을 가장한 입국시엔 2만달러를 징수한다. 과테말라는 중남미에서 원주민 인디오들의 비율이 가장 높은 나라 중 하나다. 인구의 60%가 라디노(Ladino, 혼혈)들이고 , 마야 인디오들로는 키체(K'iche) 9.1%, 카치켈(Kaqchikel) 8.4%, 맘(Mam)족 7.9%, 케치(Q'eqchi) 6.3%족이 있다. 종족과 거주 지역에따라 옷 색깔이나 머리 장식이 다르며 원색의 기하학적 무늬를 즐겨 사용한다. A.D 300∼900년경 과테말라에 번성했던 마야(Maya) 인디오 문명은 경이로웠다. 정밀한 태양력, 제로를 포함한 20진법, 세련된 조각과 회화, 피라미드와 사원, 공공 도서관, 그리고 항공우주국(NASA) 보다 더 정밀한 캘린더를 활용할 줄 알았던 탁월한 문명이었다. 그랬던 그들이 중남미 최대 문맹국, 빈국으로 전락했다. 국민의 절반 이상이 문맹이고, 여성 인디오들의 89%가 스페인어를 읽고 쓸줄 모른다. 설상가상으로 점점 더 심각해지는 기아와 빈곤문제, 정치적인 혼란, 살벌한 조폭 집단MS-13, MS-18 의 암약, 갈취와 폭력이 도를 넘자 과테말라의 젊은이들이 ‘라 까라바나’(La Caravana) 행렬에 가담하며 탈출 러쉬를 이룬다. 과테말라는 지금 전국민이 애도하고 있다. 께찰떼낭고 인근에 거주하던 ‘맘’(Mom)족 인디오들 86명이 미국행 트럭에 올랐다가 대형 참사를 당했다. 멕시코 치아파스 지역 산비탈 길을 오르다가 차량이 전복 되면서 25명이 죽고, 50여명이 심각한 부상을 당했다. 사상자 명단 속에는 두살, 일곱살배기 어린 생명들도 포함됐다. 갑작스런 비명횡사 소식에 유가족과 나라 전체가 오열하고 있다. 애난데일, 리버데일, 볼티모어에 거주하는 희생자들의 친인척들인 ‘맘’족 인디오들도 침통해 하기는 마찬가지다. 저들에게 미국은 의.식.주는 물론이고, 아이들이 마음껏 공부할 수 있는 곳, 인간다운 삶을 살 수 있는 곳, 가난의 족쇄를 끊을 수 있는 곳, 폭력 집단에 희생되지 않아도 될 유토피아 같은 곳이다. 부푼 꿈을 차마 펼쳐보지도 못한 채 당한 사고라 더욱 안타깝다. 도시선교: 703-622-2559 / jeukkim@gmail.com 김재억 목사 / 굿스푼선교회 대표

2019-03-17

볼티모어에선 핫초콜릿을 마신다

‘갈색 황금’으로 불려지는 카카오는 아욱과에 속하는 상록수로 학명이 ‘테오브로마 카카오(Theobroma Cacao)’ 다. 열대 식물인 카카오는 북위 20와 남위 20도 사이의 온도, 습도, 구름이 많이 낀 기후에서 잘 자란다. 현재 전 세계 카카오의 70% 이상을 서아프리카 코트디드부아르, 가나, 카메룬 등에서 생산하고 있지만, 본래 카카오의 원산지는 남 아메리카 아마존과 오리노코 강 유역의 열대 지역이다. 아스텍, 마야 아메리카 인디오들을 통해 멕시코, 과테말라, 온두라스와 중앙 아메리카로 확산되었다. 인디오들은 카카오 분말에 옥수수, 과실주를 섞어 향기와 맛과 효능을 즐겼다고 한다. 아스텍의 황제 목테수마는 매일 금잔에 50잔 넘게 카카오 음료를 마시며 약용, 최음제로도 활용했다고 한다. 갈색 카카오 빈은 당시 인디오 문명세계의 화폐처럼 거래에도 사용되었다. 후에 스페인 정복자 에르난 꼬르떼스에의해 아이티, 트리니다드, 서 아프리카와 인도네시아로 퍼졌고 세계적인 기호식품으로 자리를 잡게됐다. 카카오 나무는 높이 4~10m까지 자라며 일년내내 흰색 꽃이 굵은 나무 줄기에서 핀다. 어른 주먹만한 참외 모양으로 자라다가 점차 노란색, 붉은색으로 바뀌면서 길이 30cm 정도가 되면 수확한다. 겉 껍질을 벗겨내면 달콤 쌉쌀한 과육에 둘러쌓인 20~50개의 카카오 빈이 가득차 있다. 카카오 빈을 훑어 저장고에 쌓은 후 며칠동안 발효시키면 카카오 씨앗은 화학반응에 의해 초콜릿처럼 갈색으로 변한다. 햇볕에 바삭하게 건조시킨 후 깨끗한 물로 세척한 다음 로스팅을 한다. 드디어 얻게된 카카오 닙(Cacao Nib)을 가루로 분쇄시키면 향긋한 코코아 분말이 된다. 기호에 따라 우유, 설탕, 버터를 섞으면 달콤하면서도 영양소가 뛰어난 밀크초컬릿을 만들 수 있다. 코코아의 효능이 경이롭다. 신체의 순환계를 건강하게 유지시켜 주고, 혈관의 탄력 증진, 기관지 천식 증세 완화, 건강한 두뇌 유지, 항산화 효과, 콜레스테롤 수치 저하, 인슐린 저항성과 포도당 대사를 향상시킨다. 여전히 영하의 날씨를 가리켰던 지난 수요일, 볼티모어 다운타운의 쉘터 앞에 임시로 마련한 굿스푼 무료 급식소에는 춥고 배고픈 도시빈민 200여명이 서성대고 있었다. 당일 굿스푼이 마련한 음식들로는 자스민 쌀로 지은 따뜻한 밥, 닭 가슴살에 온갖 야채와 향신료를 넣어 맛있게 끓여 낸 스튜, 커피 믹스와 코코아였다. 음식을 비닐 백에 담아 하나씩 건냈고, 주스와 핫팩, 쌀과 캔 푸드를 담은 별도의 선물백을 골고루 나눌 수 있었다. 홈리스 대부분이 흑인과 백인들이었는데, 저들이 이구동성으로 찾았던 음료가 따뜻한 핫초콜릿이었다. 커피보다 코코아를 더 선호한 이유가 무엇일까. 달콤함과 독특한 향이 좋아서였겠지만, 어쩌면 그속에 담겨진 천연의 통증 및 스트레스 해소 화학물질로 인해 잠시나마 행복감을 누릴 수 있어서일지 모른다. 홈리스들의 건강도 챙기고, 기분도 유쾌하게 할 갈색 황금(코코아)을 진하게 끓여 꽃샘추위에 여전히 힘들어하는 저들을 따뜻하게 위로하고 싶다. ▷도시선교: 703-622-2559 / jeukkim@gmail.com 김재억 / 굿스푼선교회 대표

2019-03-10

[굿스푼 굿피플]워싱턴의 슈바이처

고(故) 이태석 신부는 아프리카 수단의 슈바이처로 불린다. 남 수단 와랍 주(Warrap), 톤즈(Tonj)의 딩카족(Dinka)으로 부터 쫄리(John Lee)라는 애칭으로 불렸던 그는 분쟁 지역의 버려진 영혼들을 불꽃처럼 섬기다 홀연히 떠난 의사요, 교육가였고, 또 영혼 구령에 힘썼던 선교사였다. 이슬람교를 국교로, 아랍어를 국어로, 이슬람의 ‘샤리아’ 종교법으로 수단 전역을 장악하고 통치하려했던 북 수단, 이런 야욕에 저항하면서 풍부한 석유, 수자원을 독점하려는 남 수단 정부간의 갈등과 분리 투쟁은 끝내 참혹한 내전으로 번졌다. 190만명의 민간인들이 살해됐고, 400만명 이상이 목숨을 부지하기 위해 케냐, 에디오피아, 차드 등 인근국가로 난민처럼 떠돌아야 했다. 처참했던 동족상잔은 수단 전역에 큰 상흔을 남겼고, 가난, 기아, 말라리아, 결핵, 한센병은 구사일생으로 살아남은 수단인들의 생명을 끊임없이 위협하고 있는 상황이었다. 1962년 부산에서 태어난 이태석은, 하와이 몰로카이(Molokai) 섬에서 버림받은 한센병 환자들을 섬기며 살았던 벨기에 다미안 신부의 일대기를 다룬 영화를 보고 크게 감명을 받았다. 훗날 의사가 되어 다미안처럼 나환자들을 보살피며 살겠다고 다짐했다. 인제대학교 의과대학을 졸업하고 군의관으로 제대 후 촉망받는 직업 의사의 길로 갈수도 있었다. 선교체험을 위해 아프리카 케냐에 방문했을때, 남수단 톤즈에서 오랫동안 사목 활동을 하고 있던 제임스라는 신부를 운명처럼 만나게 되었다. 전쟁의 후유증으로 도탄에 빠진 톤즈엔, 가난과 기아, 질병이 창궐했다. 마을 사람들의 처참한 참상을 목격한 후 저들의 안위를 위해 자신의 일평생을 바칠 것을 서원한다. 2001년 톤즈에 도착한 그는 선교를 겸한 의료봉사와 수단의 꿈나무들인 어린이 청소년 교육에 헌신하게 된다. 병실 12개짜리 진료소를 만들어 하루 300명의 환자를 돌보았다. 인근 80여개 마을을 순회하며 진료와 예방 접종도 틈틈히 했다. 학교를 건립하여 초,중,고 12년 학제를 만들었고, 수학과 음악, 브라스 밴드팀도 육성했다. 2008년 한국에 휴가차 들렀다 뜻밖의 대장암 4기 진단을 받았다. 다시 일어서지 못한 채 톤즈에서의 남은 미션을 차마 감당치 못하고 48세를 일기로 작고하였다. 남북 수단간 평화 협정이 있고 난 후 감격에 겨워 작사한 ‘슈크란 바바’ (하나님 감사합니다) 시는 여전히 가슴에 여운으로 남는다. “추위와 굶주림에 시달리는 이들, 총부리 앞에서 피를 흘리며 죽어가는 이들을 바라보면서 눈물로 주께 물었네, 왜 세상엔 죄인들과 닫힌 감옥이 있어야만 하느냐고, 왜 인간은 고통 속에서 번민해야 하느냐고... 그때 조용한 침묵 속에서 주께서 말씀하셨다. 사랑, 오직 서로 사랑하라고... 난 영원히 기도하고 또 사랑하리라.. 내 모든 것 바쳐...” 굿스푼 창립 이후 만 15년간 도시빈민들을 무료로 진료한 닥터 김영관은 워싱턴의 슈바이처다. 뉴욕에서 오스티어패틱(Ostheopathic Medicine) 의대를 졸업한 후, 매나사스 인터내셔날 병원에서 가정의로, 내과의로 환자를 보살피는 닥터 김은 전인적 치료에 특별한 관심을 둔다. 환자의 몸과 마음과 영혼을 총체적으로 돌볼 때 치료 효과가 더욱 훌륭하다고 생각하는 그는 늘 환자를 정성껏 대하려고 애쓴다. 닥터 김의 매월 두번째 토요일 오전은 도시빈민들을 진료하려고 일부러 비워놓은 시간이다. 동료 간호사와 훈련중인 남매를 대동하고 인력 시장이 펼쳐지는 폴스 처치 컬모, 셜링턴의 파빌리온(Pavilion)으로 찾아와 가난한 이들의 건강을 보살핀다. 자비로 마련한 다양한 약들, 보조 의약품과 처방전이 나눠지면 그제서야 빈민들과 함께 점심을 나누며 교제한다. 자상한 미소를 얼굴 가득히 품고 도시빈민들을 살뜰하게 대하는 닥터 김은 단아하고 과묵하다. 이방인 나그네들의 안위를 가족처럼 세심하게 돌아보는 그에게서 행함으로 사랑을 실천한 선한 사마리안의 모습을 본다. 금년도 굿스푼 인종화합 사회봉사부문 대상에 선정되었다는 수상 소식에도 “앞으로도 더욱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마땅히 할 일을 했을 뿐이라며 겸손을 잃지 않는다. ▷도시선교: 703-622-2559 / jeukkim@gmail.com 김재억 / 굿스푼선교회 대표

2019-02-25

혹한의 추위속에서 피어오른 캔디스 페인

미국과 캐나다 9개주에 걸쳐있는 오대호는 세계적인 담수호로 유명하다. 수피리어 호수(Lake Superior), 휴런(Huron), 미시간(Michigan), 이리(Erie), 온타리오(Ontario)는 빙하로 침식된 저지대에 물이차면서 현재의 거대 호수로 변모 되었다. 호수는 개별적으로 분리된 것처럼 보이지만 주변에 딸린 작은 호수와 강들과 자연적으로 연결되어 있다. 오대호의 총면적은 남북한을 합친 것보다 크다. 가장 큰 수피리어호는 카스피해 다음으로 크고 남한 면적과 비슷하다. 나이아가라 폭포와 연결된 온타리오 호수는 그중 제일 작은데 경상북도 크기다. 오대호의 물을 퍼서 미국 본토의 48개주에 채울 수 있다면 평균 수심이 3m가 된다. 최저 수심은 수피리어 호의 407미터이고, 이리 호의 평균수심은 19m에 불과할 정도로 호수간 등편차가 크다. 최근 미국 중북부를 강타한 기록적인 한파의 영향으로 시카고 일원이 얼음 도시로 변모했다. 북극 소용돌이 현상 때문에 오대호의 수면 50% 이상이 얼어 붙었다. 미국해양대기청(NOAA)에 의하면, 이리 호의 90%, 슈피리어호 70%, 휴런 호 60%, 미시간 호 35%, 온타리오호 20% 등이 얼어 붙었다고 한다. 순식간에 동토의 땅으로 변한 그곳에서 동사 위기에 처한 백여명의 노숙자들의 생명을 구한 캔디스 페인(Candice Payne, 34)의 온정어린 손길이 연일 화제가 되고 있다. 시카고에서 리얼터로 일하고 있는 페인, 체감 기온이 -50도까지 떨어지는 살인적인 추위에 직장에 갈 수 없었고 뉴스를 보고 있었다. 혹한의 추위에 여전히 길에서 노숙하는 홈리스들의 안위가 걱정된다는 보도를 듣자마자 저들을 위한 응급 숙소를 구하기로 했다. 노숙자들이 임시 거주할 30개의 방을 찾는다는 말에 대부분의 모텔 사장들은 퉁명스럽게 예약을 거부했다. 이윽고 페인의 애틋한 마음이 ‘앰버 인’(Amber Inn) 매니저의 마음을 움직였고 노숙자들을 위한 응급 숙소가 마련되었다. 거리 곳곳을 찾아 다니며 저들을 모으자 수송을 담당할 봉사자들이 앞을 다투며 참여하기 시작했다. 맨 처음 모텔에 도착한 노숙인들은 두명의 임산부와 다섯가족이었다. 이후 어린이, 장애인, 수술 후 오갈데 없었던 환자들까지 입실을 마쳤다. 홈리스 70여명을 위한 하룻밤 잠자리 제공과 저들을 위한 세면도구, 음식, 임신부용 비타민, 로션, 탈취제, 간식 등을 구입하기 위해 페인은 4700달러를 결제해야했다. 그러자 사랑의 불꽃이 서서히 번지기 시작했다. 모텔 사장은 방세를 깎아 주며 온정을 보탰고, 식당 주인은 음식을 무료로 제공했으며, 자원봉사자들이 몰려와 온갖 궂은일을 감당했다. 6만달러 이상의 기부금이 답지했고, 노숙인을 위한 응급 숙소는 60개로 늘어났으며, 122명의 노숙인이 추위 걱정없이 5일동안 따뜻하게 지낼 수 있었다. "난 부자도 아니고, 평범한 흑인 여성에 불과하다. 처음엔 불가능하다고생각했지만, 얼어 죽을지도 모를 노숙인들을 위해 뭔가를 해야만 했다”며 겸손해 한다. 노숙자는 더럽고, 게으르고, 위험하고, 알코올과 마약에 중독된 폐인이므로 도울 가치가 없다고 속단할지 모르지만, 한달치 월급이 끊기는 것 만으로도 대비가 안 된 사람들은 비슷한 상황에 처할 수 있다. "귀를 막고 가난한 자가 부르짖는 소리를 듣지 아니하면 자기가 부르짖을 때에도 들을 자가 없으리라"(잠언 21:13절) ▷도시선교: 703-622-2559 / jeukkim@gmail.com 김재억 / 굿스푼선교회 대표

2019-02-17

[굿스푼굿피플]녹색 황금 아구아까떼(Aguacate)

녹색 황금(Green Gold)으로 불리는 ‘아구아까떼(Avocado, 아보카도)’는 세계에서 가장 영양가 높은 과일로 ‘숲속의 버터’로도 불린다. 짙은 초록색 빛을 띠는 아구아까떼의 외피는 단단하고 질깃하다. 껍질을 열면 부드러운 연록색 과육이 나오고 그 한복판에 커다란 씨앗이 놓여있다. 멕시코 남서부 미초아깐 주가 원산지로, 아즈텍 인디오들은 ‘아화까뜰(Ahuacatl)’로 불렀다. 자양, 강장 효능이 풍성한 과일로 물을 풍성히 품고 있다는 의미를 갖고 있다. 스페인어론 ‘아구아까떼(Aguacate)’로 부르는데, 커다란 나무에 높낮이가 다른채 주렁주렁 매달린 과일의 외양이 고환과 비슷해서다. 멕시코와 중미에선 ‘아구아까떼’로, 남미 페루, 볼리비아, 칠레, 아르헨티나 등에선 ‘빨따(Palta)’로 불린다. 식물학적으로 장과류(berry)에 속하는 아구아까떼에는 버터보다 상쾌하면서 고소한 기름 맛이 가득히 담겨있다. 8가지 필수 아미노산, 11가지 미네랄, 22가지 비타민, 불포화 지방산, 식이섬유 등이 함유된 슈퍼 푸드다. 다이어트 음식으로 당분은 적고 나트륨을 희석시켜 배출을 돕고 포만감을 높여준다. 멕시코와 중미에선 과육 자체를 잘게 썰어 샐러드에 넣거나, 스푼으로 떠서 먹기도 한다. 잘게 다진 자주색 양파, 라임 즙, 토마토, 실란트로, 할라뻬뇨를 다진 후 돌절구에서 으깬 아구아까떼를 섞어 만든 과까몰레(Guacamole)는 따꼬, 나초와 잘 어울리는 라틴식 건강한 음식이 된다. 남미 최대 ‘빨따’ 생산지인 칠레에선 ‘꼼쁠레또(Completo)’, ‘뻬로 깔리엔떼(Perro caliente, 핫도그)’가 인기다. 핫도그 빵을 갈라 굽고, 뜨거운 물에 데친 소시지, 다진 토마토와 자우어크라우트(Sauerkraut 발효시킨 양배추), 으깬 빨따 과육을 가득히 채운 후 마요네즈를 듬뿍 뿌려서 먹는데, 칠레노들의 사랑을 받는다. 웰빙 웰던을 꿈꾸는 미국인들의 식탁에 올라 2016년 한해에만 23억 파운드가 소비됐다. 건강한 식생활에 눈을 뜨기 시작한 중국까지 아구아까떼 수입에 가세하면서 폭발적인 인기는 점점 더 확산되고 있다. 슈퍼 과일로 호평을 받는 녹색 황금의 생산과 유통엔 필연적인 환경적 어려움이 수반되고 있어 주목을 끈다. 성인 남성의 일일 음용수 2리터, 토마토 한 개 생산에 5리터, 오렌지 한알에 22리터, 바나나 한 개 150리터가 필요한 반면, 아보카도 한 개 생산에 무려 320리터의 물이 소요된다. 과도한 수자원 낭비에 식수원이 고갈되고 있고, 산림 파괴, 숙성, 운반, 소비에 따른 무수한 ‘탄소 발자국(Carbon footprint)’은 어마어마한 환경 오염, 지구 온난화를 촉발시킨다. 멕시코와 칠레의 환경 파괴의 주범이자 마약 카르텔의 돈줄로 알려진 아구아까떼의 무분별한 생산과 과대한 소비와 수출입은 이제 심각하게 재고되어야 한다. 건강에도 기여하고, 환경 파괴도 최소화 할 수 있는 대체 과일에 주목해야 한다. ▷도시선교: 703-622-2559 / jeukkim@gmail.com 김재억 / 굿스푼선교회 대표

2019-02-10

노후한 중고 차량의 선교적 변신

미국 이민 생활에 헌신적인 동반자였던 자동차는 노후됐을지라도 도시빈민들을 위한 유용한 선교 도구가 될 수 있다. 도시빈민 자녀들의 등하교 용으로, 직장 출퇴근 용, 신앙생활을 위한 교회 출입용, 개인적 사무를 위해 소중히 사용될 수 있다. 이민 생활 초창기, 넉넉치 않은 재정으로 구입한 중고 자동차, 하이웨이를 달리다가 시동이 꺼져 식겁했던 일, 어둔 밤길을 달리다 갑자기 고장이 나서 안절부절했던 기억들이 하나둘씩 쌓이며 애환이 깊어간다. 녹록치 않은 이민 생활의 충성스런 동반자로 사용되던 승용차가 서서히 노후되어 은퇴할 때가 되면 고민을 하게된다. 트레이드인하여 새차를 구입할 때 보탤건지, 비영리 선교 단체에 헌물할 건지 생각이 깊어진다. 굿스푼에 답지됐었던 중고 차량들, 그 속에 담긴 감동적인 사연들이 많다. 2016년 가을 초엽, 스프링필드에 사는 미국인 윌리엄씨로부터 포드 익스폴로러 SUV 차량을 기증 받았다. 짙은 자주색 차량은 4륜 구동으로 풀 옵션이었고, 정비 상태와 바디가 양호하였다. 대학생 아들이 통학용으로 썼었는데, 학업을 마친 후 직장을 찾아 타주로 떠나면서 남겨 놓았던 것이다. 미 육군 장교였던 윌리엄씨의 취미는 자동차 정비다. 퇴근 후 저녁 식사를 마친 후, 닦고 조이고 기름치면서 나름대로의 휴식을 취하곤 한다. 그해 연말, 포드 SUV는 멕시코 유카탄 이사말 지역에서 마야 인디오 후예들과 어린이 교육 선교를 하고 있는 이철남 선교사에게 기증됐다. 선교지에서 혹시라도 고장이 나면 수리 비용이 부담 될까봐 강 장로의 특별한 정비를 통해 최상의 컨디션으로 다듬어졌고, 차량 가득히 선교 물품을 채워 전달됐다. 현지 라티노 청소년을 위한 크리스챤 기숙학교 건립이 진행되고 있던때라, 마침 굿스푼이 소장하고 있던 LED 전구들, 방송 시스템 일체, 건축 도구들과 책자들이 SUV에 가득히 실려 텍사스를 거쳐, 멕시코 이사말 선교지로 직접 전달됐다. 버크에 거주하던 한인 김씨는 대장암 진단을 받은 후 집에서 통원치료 도중 갑작스럽게 악화되어 지난해 봄에 소천했다. 임종이 점점 가까워 오던 어느날, 자신이 타전 승용차에 대해 식구들과 의논했고, 장례를 마치자마자 김씨의 유언대로 굿스푼에 기증 절차를 밟았다. 센터빌에 거주하는 한인 박씨의 중고 캠리가 지난해 기증됐다. 십여년 동안 잔고장 없이 만족스럽게 사용했던 차량을 빈민 선교에 보태고 싶어 기증을 택했다. 볼리비아 출신으로 알링턴에 거주하던 엘리아나(61세)는 올드 미스로 간호 보조사다. 남동생 부부가 가정 불화로 이혼하면서 세 아이를 미국에 남겨 놓은채 각기 볼리비아로 떠나 버렸다. 졸지에 조카 셋을 떠맡게 되면서 경제적 어려움, 거주 공간의 부족으로 고통을 받고 있던 중 차량을 기증받고 싶어했다. 열심히 세 조카를 돌보며 신앙생활에 열심을 내는 엘리아나는 한인들의 정성과 사랑에 감사를 잊지 않는다. 한인들의 중고차 기부가 계속되고 있어 감사하다. 애쉬번에서, 센터빌에서, 매나사스에서 기증되는 중고 차량들은 가난한 도시빈민들 뿐만 아니라, 은퇴 후 생활고에 힘겨워하는 원로 목회자들에게, 자유를 찾아 미국에 온 탈북자에게, 신학생들에게 무상으로 공급되고 있다. 한인들의 노후 차량, 중고 자전거, 중고 오토바이 기증은 도시빈민 선교와 구제에 유용하게 사용될 수 있다. 불우한 이웃들을 격려하여 온전히 세우는 소중한 선교적 도구가 될 수 있다. ▷도시선교: 703-622-2559 / jeukkim@gmail.com 김재억 / 굿스푼선교회 대표

2019-02-03

온두라스를 떠날 수 밖에 없는 이유들

호기심으로 떠나기엔 너무도 위험한 라틴 아메리카가 있다. 폭력과 빈곤이 만연된 그곳에는 마약이 창궐하고 인명이 너무도 쉽게 살해당하는 곳이다. 멕시코의 국경도시 티후아나와 후아레스는 마약 카르텔간의 전쟁으로 피빛으로 물들어 가고 있다. 온두라스의 싼 뻬드로 술라와 떼구시깔파, 엘살바돌의 싼미겔과 싼살바돌, 과테말라 시티 등 멕시코 인근 국가들엔 국제적 마약 카르텔 MS-13, 18을 비롯한 크고작은 갱단들이 공권력과 전쟁을 벌이며 무서운 범죄도시로 전락시키고 있다. 국가 부도위기 직전의 남미 베네수엘라의 까라까스(Caracas), 브라질 포르탈레자(Fortaleza), 벨렝(Belen) 역시 범죄율이 높은 곳으로 여행을 자제해야 할 도시들로 악명이 자자하다. 까라바나(Caravana)는 폭력과 빈곤, 일자리와 보다 나은 교육을 얻기위해 고국을 떠나 도보나 차량으로 미국을 향해 이동하는 이민자 행렬을 가르킨다. 작년 가을 세차례에 걸쳐 시도된 약 7000여명의 까라바나 중 대다수는 온두라스 출신이었다. 그들 대부분은 현재 멕시코 국경도시 티후아나에 머물며 난민 신청을 위해 홈리스로 전전하고 있다. 마냥 기다릴 수 없어 멕시코 현지에서 호구지책으로 일자리를 찾는 부류들이 있는 반면, 2500여명은 자포자기한채 다시 온두라스로 귀환하기도 하였다. 2019년 새해 초, 중미 온두라스 싼 뻬드로 술라(SanPedro Sula)에서 다시 결성된 이민자 행렬 까라바나(Caravana)가 미국을 향해 출발했다. 싼 뻬드로 술라 버스 정류장에 집결한 600여명 중 여성과 어린이들이 포함된 300여 명은 30대의 작은 버스를 타고 과테말라 국경을 향해 이동했다. 산달이 가까운 임산부들, 갓 태어난 영유아를 꼬체(유모차)에 태운채 대열에 가담했다. 나머지 청장년 300여명은 국경도시 아구아깔리엔떼스로 발걸음을 옮겼다. 과테말라를 경유하여 멕시코 태평양 연안의 최남단 국경도시 따빠출라(Tapachula)에 도착한 후, 최북단 국경도시인 티후아나까지 장장 3637 km 대장정의 길을 걸어야 한다. 낮의 폭양 볕에 지쳐 도중하차 할까봐 서늘한 새벽부터 출발해서 하루 꼬박 10시간을 걷거나, 지나가는 화물트럭 운전자들에게 히치하이킹을 부탁해야 한다. 폭력과 가난이 일상이 된 살인도시에서 언제 비참한 죽음을 당할지 몰라 방황하는 저들이 새해 벽두부터 목숨을 건 엑소더스 행렬에 나선다. 고향산천을 떠나 정처없는 길을 떠나려는 까뜨라초들이 출발을 앞두고 함께 부르는 온두라스 국가엔 눈물이 깊게 서려있다. 사명 선언문처럼 저들의 손에 들려있는 피맺힌 절규가 마음을 적신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여, 우리가 온두라스를 탈출하려는 5가지 이유에 귀 기울여 주시고, 제발 우리를 인도주의적 차원에서 망명자로 받아 주십시오” 첫째, 라스 마라스, 빤디야스(Las Maras y Pandillas 마약 카르텔 갱단), 둘째, 라엑스똘씨온(La Extorcion 강탈), 셋째, 디스끄리미나시온 데 쎅소(Discriminacion de Sexo, 성폭력), 넷째, 비올란시아 에 인쎄구리닫(Violancia e Inseguridad, 폭력과 불안정), 다섯째, 뽈리띠꼬스 꼬룹또스(Politicos Corruptos, 정치 부정부패) 홀어머니와 여섯 형제의 배웅을 받고 떠나는 마리오 마르띠네즈(16세)는 뉴욕행을 꿈꾼다. 미국에서 공부를 마친 후 일자리를 구해 자신만을 학수고대하는 일곱 식구들 부양할 꿈에 행로의 고단함도 견디고 있다. ▷도시선교: 703-622-2559 / jeukkim@gmail.com 김재억 목사 / 굿스푼선교회 대표

2019-01-27

[굿스푼 굿피플]영웅의 출현을 고대하는 베네수엘라

영웅(el Heroe, 英雄)은 지혜와 재능이 뛰어나고 무용(武勇)과 담력에도 빼어난 사람을 일컫는다. 보통 사람으로서는 도저히 불가능할 정도의 뛰어난 일을 이루어 대중으로부터 열광적으로 존경받는 사람을 말한다. 2013년 암으로 타계한 우고 차베스(Hugo Chavez, 1954-2013) 베네수엘라 대통령(59세)은 한때 베네수엘라 영웅처럼 군림했던 적이 있었다. 1992년 미라플로레스 대통령 궁을 경호하던 육군 중령의 신분으로 쿠데타의 주역이 되었으나 불발로 그치면서 영어의 몸이 되었다. 그때 그의 나이는 39세, 애국심에 불타는 열혈청년 장교였다. 까를로스 페레스 대통령의 사면으로 석방된 후 줄곧 베네수엘라에 만연한 빈부격차, 부정부패, 질병, 문맹, 영양 부족과 빈곤을 퇴치하겠다며 출사표를 던졌고, 1998년, 드디어 가난한 도시빈민들의 절대적인 지지를 얻어 제64대 대통령에 올랐다. 위대한 시몬 볼리바르 주의의 도래를 표방하며 급격한 사회 변혁을 주도하기 시작했는데, 피델 까스뜨로의 쿠바식 사회주의 체제를 모델로 전방위적인 개혁을 이루기 시작했다. 차베스가 권좌에 오른 후 때마침 세계 유가는 최고가를 경신하고 있었다. 배럴당 100달러가 넘는 고유가 행진이 10여년 지속되자 오일 머니가 넘쳐났다. 자원, 자본, 사회 기간 산업의 국유화를 선언하고, 본격적인 선심성 사회복지제도 도입, 포퓰리즘적 미션이 시행되었다. 무상 급식, 무상 의료, 무상 주택, 무상 교육 시스템을 무분별하게 시행하면서 불행의 씨앗은 점점 자라기 시작했다. 2013년 59세를 일기로 차베스가 타계할 때, 권좌는 그의 정치 후견인이었던 니꼴라스 마두로(Nicolas Maduro)에게 인계됐다. 이후 마두로가 집권한 후 지난 5년동안 베네수엘라는 정치, 경제적으로 큰 혼란에 빠졌다. 석유 유가의 고공 행진은 멈춰졌고, 오일 머니는 고갈되었다. 선심성 정책들은 표류했고, 서민들의 기본적인 식료품인 우유, 쌀, 고기, 의약품, 휴지, 일반 생활용품 등 모든 생필품들의 수입이 금지되면서 서민경제는 치명적인 위협을 당하기 시작했다. 이른 아침부터 저녁까지 이어지는 식료품 구입 전쟁이 일상이 되었고, 급기야 쓰레기 통을 뒤져 음식물을 건져 먹는 지경까지 이르렀다. 절대적인 식료품 부족으로 인해 기아 직전의 처한 서민들 대부분이 10Kg 이상 체중 감소가 벌어지기도 했다. 13000%에 이르는 살인적인 인플레이션, 돈을 주고도 살 수 없는 의약품 품절 사태가 벌어져 노약자들과 신생아들이 죽어갔고, 거리엔 폭력 시위, 납치, 테러가 자행되어 세계 최악의 살인도시로 악평을 받기에 이르렀다. 총체적인 난국에 처한 그곳에 영웅의 출현을 손꼽아 기다리고 있다. 미국을 비롯한 서방세계와 ‘리마 클럽’에 속한 브라질, 아르헨티나, 칠레가 인준한 젊은 영웅이 서서히 부상하고 있다. 현 베네수엘라 국회의장이면서, 미국 조지 워싱턴대학에서 행정학 석사를 받고 마두로 퇴진 운동에 앞장서고 있는 후안 과이도(Juan Guaido, 36세)는 임시 대통령직에 올랐다. 과연 그는 위란지세의 베네수엘라를 구출할 수 있을까. 떠오르는 샛별, 후안 과이도가 승승장구 하려면 몇가지 철칙을 준수해야 한다. 항상 겸손하며, 온유하며, 사리사욕에 물들지 아니하며, 가난한 자들의 안위를 돌보며, 조물주가 무상으로 증여하신 풍부한 석유 자원을 지혜롭게 관리하여 골고루 잘 사는 자유 민주 복지국가 건설을 이룩해야 한다. 도탄에 빠진 국가와 국민을 구원할 젊은 영웅의 탄생과 건승을 기원한다. ▷도시선교: 703-622-2559 / jeukkim@gmail.com 김재억 목사 / 굿스푼선교회 대표

2019-01-27

온두라스를 떠날 수 밖에 없는 이유들

호기심으로 떠나기엔 너무도 위험한 라틴 아메리카가 있다. 폭력과 빈곤이 만연된 그곳에는 마약이 창궐하고 인명이 너무도 쉽게 살해당하는 곳이다. 멕시코의 국경도시 티후아나와 후아레스는 마약 카르텔간의 전쟁으로 피빛으로 물들어 가고 있다. 온두라스의 싼 뻬드로 술라와 떼구시깔파, 엘살바돌의 싼미겔과 싼살바돌, 과테말라 시티 등 멕시코 인근 국가들엔 국제적 마약 카르텔 MS-13, 18을 비롯한 크고작은 갱단들이 공권력과 전쟁을 벌이며 무서운 범죄도시로 전락시키고 있다. 국가 부도위기 직전의 남미 베네수엘라의 까라까스(Caracas), 브라질 포르탈레자(Fortaleza), 벨렝(Belen) 역시 범죄율이 높은 곳으로 여행을 자제해야 할 도시들로 악명이 자자하다. 까라바나(Caravana)는 폭력과 빈곤, 일자리와 보다 나은 교육을 얻기위해 고국을 떠나 도보나 차량으로 미국을 향해 이동하는 이민자 행렬을 가르킨다. 작년 가을 세차례에 걸쳐 시도된 약 7000여명의 까라바나 중 대다수는 온두라스 출신이었다. 그들 대부분은 현재 멕시코 국경도시 티후아나에 머물며 난민 신청을 위해 홈리스로 전전하고 있다. 마냥 기다릴 수 없어 멕시코 현지에서 호구지책으로 일자리를 찾는 부류들이 있는 반면, 2500여명은 자포자기한채 다시 온두라스로 귀환하기도 하였다. 2019년 새해 초, 중미 온두라스 싼 뻬드로 술라(SanPedro Sula)에서 다시 결성된 이민자 행렬 까라바나(Caravana)가 미국을 향해 출발했다. 싼 뻬드로 술라 버스 정류장에 집결한 600여명 중 여성과 어린이들이 포함된 300여 명은 30대의 작은 버스를 타고 과테말라 국경을 향해 이동했다. 산달이 가까운 임산부들, 갓 태어난 영유아를 꼬체(유모차)에 태운채 대열에 가담했다. 나머지 청장년 300여명은 국경도시 아구아깔리엔떼스로 발걸음을 옮겼다. 과테말라를 경유하여 멕시코 태평양 연안의 최남단 국경도시 따빠출라(Tapachula)에 도착한 후, 최북단 국경도시인 티후아나까지 장장 3637 km 대장정의 길을 걸어야 한다. 낮의 폭양 볕에 지쳐 도중하차 할까봐 서늘한 새벽부터 출발해서 하루 꼬박 10시간을 걷거나, 지나가는 화물트럭 운전자들에게 히치하이킹을 부탁해야 한다. 폭력과 가난이 일상이 된 살인도시에서 언제 비참한 죽음을 당할지 몰라 방황하는 저들이 새해 벽두부터 목숨을 건 엑소더스 행렬에 나선다. 고향산천을 떠나 정처없는 길을 떠나려는 까뜨라초들이 출발을 앞두고 함께 부르는 온두라스 국가엔 눈물이 깊게 서려있다. 사명 선언문처럼 저들의 손에 들려있는 피맺힌 절규가 마음을 적신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여, 우리가 온두라스를 탈출하려는 5가지 이유에 귀 기울여 주시고, 제발 우리를 인도주의적 차원에서 망명자로 받아 주십시오” 첫째, 라스 마라스, 빤디야스(Las Maras y Pandillas 마약 카르텔 갱단), 둘째, 라엑스똘씨온(La Extorcion 강탈), 셋째, 디스끄리미나시온 데 쎅소(Discriminacion de Sexo, 성폭력), 넷째, 비올란시아 에 인쎄구리닫(Violancia e Inseguridad, 폭력과 불안정), 다섯째, 뽈리띠꼬스 꼬룹또스(Politicos Corruptos, 정치 부정부패) 홀어머니와 여섯 형제의 배웅을 받고 떠나는 마리오 마르띠네즈(16세)는 뉴욕행을 꿈꾼다. 미국에서 공부를 마친 후 일자리를 구해 자신만을 학수고대하는 일곱 식구들 부양할 꿈에 행로의 고단함도 견디고 있다. ▷도시선교: 703-622-2559 / jeukkim@gmail.com 김재억 / 굿스푼선교회 대표

2019-01-20

[굿스푼 굿피플]육수장망어법에서 배우는 도시선교

정약전의 어류 학서인 자산어보(1814년)에 의하면 숭어(Mullet)는 향긋한 단맛이 나면서 육질이 부드러운 일품 물고기라고 했다. 머리는 짧고 둥굴지만 몸은 날씬한 생김새를 갖고 있으며, 작은 눈에 노란빛을 띠고 있다. 가덕도 특산품으로 왕의 수랏상에 오른 진상품으로도 유명하다. 숭어의 성질이 얼마나 예민하고 의심이 많은지 위협을 느끼면 민첩하게 도망칠뿐아니라, 높이뛰기 선수처럼 사방으로 쳐놓은 그물조차 펄척 뛰어넘어 달아나기 명수다. 동력선 대신 목선으로 힘들게 조업하는 이유도 엔진 소음과 기름냄새에 예민한 숭어떼가 기피할까 염려해서다. 부산 가덕도에서 배로 10여 분 항해하여 도달하는 곳에 매년 3월부터 5월사이 거대한 숭어떼가 출몰한다. 그곳에 160여년 전부터 조상 대대로 전해오는 전통어법으로 숭어떼를 잡는 어부들이 있다. 동력선 한척이 목선 6척을 이끌고 숭어떼가 출몰하는 바닷 길목에 'ㄷ'자 모양의 어구를 미리 내려놓는다. 이윽고 숭어떼가 그물위로 지나쳐 갈때, 어로장의 명령에 따라 쳐 놓은 그물을 순식간에 들어 퇴로를 차단하고, 그물을 좁혀 통째로 포획하는 자연친화적 어법인데, 이런 어법을 육수(陸水)장망어법이라고 한다. 한번 그물질에 3만 마리 넘게 숭어를 잡으려면 총 21명의 노련한 어부들의 협업과 호흡이 맞아야 한다. 숭어떼의 출몰을 적시(摘示)하는 어로장은 경력 50년 이상의 노련한 지휘관이다. 이른 아침 산 중턱에 마련된 망루에 앉아 매의 눈으로 바다를 주시한다. 바닷물의 색깔과 물속 그림자까지 꿰뚫어 보며 언제 출몰할지 모를 숭어떼를 하루종일 주시한다. 바닷속에 미리 펼쳐 놓은 어구를 해안가쪽에서 붙잡고 대기하는 세개의 목선이 안목선( 4명), 안잔등(2명), 안귀잽이(3명)들이다. 바다쪽으로 마주보고 있는 세개의 목선이, 밖목선(6명), 밖잔등(1명), 밖귀잽이 (3명)들이다. “어구 봐라” “안목선 땡겨라”, “밖목선 땡겨라” 보통사람으로는 감히 볼 수 없는 미세한 숭어떼의 움직움을 예의 주시하던 어로장의 추상 같은 명령이 떨어지면 15초 이내에 어구를 당기며 그물을 조여 숭어떼를 포획한다. 수도권 워싱턴 지역은 정치 1번지 도시에 걸맞게 다민족, 다언어, 다문화 이민자들이 몰려와 거주하는 인종 전시장 같은 곳이다. 예수 그리스도의 복음이 아직 전해지지 않은 복음의 불모지, 전하는 자가 없어 아직도 복음을 접하지 못한채 ‘아메리카 드림’을 꿈꾸며 지척으로 몰려온 미전도종족(unreached people)도 다수다. 볼티모어 일원에 분쟁지역에서 몰려온 시리아 난민들, 미얀마 난민들이 거주하고 있다. 북버지니아와 메릴랜드 PG카운티에 폭력과 가난과 부정부패에 시달리다 미국행을 이룬 중남미 출신 인디오들, 메스티조들도 부지기수다. 굿스푼을 비롯한 도시선교회가 어로장처럼 저들을 파악하고 맞춤 선교 전략을 짜고, 선교적 사명에 투철한 지역 한인교회들이 힘과 지혜를 합하여 협력 선교한다면 ‘땅끝까지 이르러 내 복음에 증인이되라’셨던 지상 대사명을 이룰 수 있다. 방황하던 영혼들이 돌아와 주를 부를 때 주님은 진정 기뻐하실 것이다. 소달리티와 모달리티의 진실된 협력 선교가 활성화되길 기대하며 2019년을 맞이한다. ▷문의: 703-622-2559 / jeukkim@gmail.com 김재억 / 굿스푼선교회 대표

2019-01-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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