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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이징 올림픽] 진종오, 아테네 악몽 쐈다···0.2점차 역전 금

한국 사격의 간판 진종오(29)가 4년 전 아테네의 악몽을 깨끗이 씻어내며 마침내 금메달을 명중시켰다. 진종오는 11일 베이징사격관에서 열린 주종목인 자유 권총 50m 본선에서 563점으로 6위로 결선에 오른 뒤 97.4점을 보태 합계 660.4점으로 북한의 김정수(660.2점)를 0.2점차로 제치고 극적인 역전 금메달을 따냈다. 3위는 중국의 탄종량(659.5점). 2004아테네올림픽 50m 권총에서 줄곧 선두를 달리다 막판 6점대를 쏘는 어이없는 실수로 다 잡은 금메달을 놓치며 은메달에 그쳤던 진종오는 그 한을 풀고 세계 정상에 우뚝섰다. 지난 9일 공기권총 10m 은메달에 이어 자신의 대회 두번째 메달이기도 하다. 또 그의 금메달은 지난 1992년 바르셀로나 올림픽 여갑순 이후 16년만에 사격에서 나온 첫 올림픽 금메달이다. 극적인 역전 드라마였다. 진종오는 본선에서 563점(600점 만점)을 쏘며 1위 탄종량에 2점차 뒤진 6위로 8명이 겨루는 결선에 진출했다. 하지만 2점차를 극복하려는 진종오의 총구는 결선 첫발부터 불을 뿜었다. 첫 발을 10.3점으로 쏴 7.9점을 쏜 탄종량을 0.4점차로 앞서 단숨에 1위로 올라섰다. 두 번째 10.5 세 번째 9.8점을 쏴 단독 선두를 유지한 진종오는 4번째 발에서 8.7점에 그쳐 다시 3위로 내려 앉았다. 그러나 이내 회복해 5번째 발에서 10.4점을 명중시켜 선두를 탈환했다. 당시 2위인 우크라이나의 올레그 오멜척과 0.9점차. 이후 진종오는 경쟁자들이 들쭉날쭉 순위를 오르락내리락 하는 동안 9번째 발까지 10.3 9.7 9.9 9.8점의 안정된 점수를 보이며 마지막 한발을 남겨놓고 2위와의 점수차를 1.9점차로 벌여 우승을 눈앞에 뒀다. 그러나 진종오는 마지막 10번째 발에서 어이 없이 8.2점을 쏘면서 4년 전의 악몽이 되살아 나는 아찔한 순간을 맞았다. 여기서 행운이 따랐다. 2위를 달리던 탄종량도 9.2점 3위에 자리해 있던 오멜척도 9.0점에 그쳤다. 추격하던 선수들도 모두 실수를 저질러 결국 극적으로 금메달을 거머쥐었다. 마지막 발을 실수한 뒤 손으로 머리를 감싸쥐며 상대 선수의 성적이 나오길 초초하게 기다리던 진종오는 관중석에서 지켜보던 한국 관중들의 환호성이 들리자 고개를 들어 점수판을 본 뒤 믿어지지 않는다는 표정으로 금메달의 기쁨을 표현했다. 또 이날 베이징 사격관에 응원하러 온 부인에게 금메달을 목에 걸어주겠다는 약속도 지켰다.

2008-08-11

짜릿한 '금맛'…16년 갈증 날렸다 '한국사격 단비' 50m 금 쏜 진종오

진종오(29.KT)가 기어이 해냈다. 2004년전 아테네올림픽 50m 권총 은메달과 이번 베이징올림픽 10m 권총 은메달 등 두번이나 정상 문턱에서 발길을 돌렸던 그가 12일 주종목인 50m에서 마침내 금메달을 딴 것이다. 1992년 바르셀로나 대회때 여갑순(여자 공기소총)과 이은철(남자 소구경 소총 복사)의 금메달 이후 16년간 '금 맛'을 보지 못한 한국 사격에 단비를 내린 천금같은 금메달이었다. 4년전 아테네 올림픽은 국내 1인자에 머물던 그의 이름을 세계 사격계에 알리는 계기가 됐다. 자신감을 얻은 그는 기량에 안정감을 더하며 2006년 광저우 월드컵에서 10m와 50m 2관왕을 차지 한때 두 종목에서 국제사격연맹(ISSF) 랭킹 1위에 자리하기도 했다. 이어 작년 연말 아시아선수권 50m에서 준우승하는 등 베이징 전망을 밝혔다. 하지만 올해는 마음 고생이 심했다. 아테네올림픽때의 은메달이 '네가 한국 사격의 금메달 갈증을 해결해야 한다'는 부담스런 주문으로 돌아와 그의 어깨를 눌렀다. 그 때문인지 4월 프레올림픽에서 입상에 실패한데 이어 6월 두차례 국내대회에서 본선 559점과 561점으로 부진을 보이는 등 컨디션이 좋지 않았다. 그러나 그는 전북 임실에서 마무리 훈련을 통해 컨디션을 최대한으로 끌어올렸다. 올림픽 메달에 대한 부담을 최대한 떨치려고 쉴때면 낚시를 하면서 마음으 다스렸다. 다만 겁없이 치고 올라오는 후배 이대명(한체대)의 존재를 자극 삼아 나태해지지 않으려 애썼다. 세계 정상급이라할 570점 안팎의 기록을 꾸준히 내며 코칭 스태프의 신뢰를 듬뿍 받았다. 진종오의 '올림픽 올인'은 기술적인 부분에 그치지 않았다. 그는 이번 대회를 앞두고 영국으로 직접 날아가 자신에게 가장 맞는 탄환을 구입해 오는 공까지 들였다. 단 0.1점이라도 더 따서 금메달을 따겠다는 몸부림이었다. 베이징에 와서는 시종 좋은 컨디션을 유지했다. 사격장은 그가 본 경기장 중 최고였고 감각도 좋았다. 이때 자칫 '하나 해냈으니 긴장이 풀리지 않을까' 하는 우려가 있었지만 진종오는 "오히려 은메달을 따 주종목을 앞두고 긴장을 유지할 수 있어 다행"이라며 결전의 날을 준비했다. 특히 베이징 입장권을 못구해 경기장 밖에서 응원해야 했던 아내에게 금메달을 걸어 주겠다는 마음으로. 결국 진종오는 해냈다. 전날까지 이호림 이대명 김찬미 이보나 등 메달권이 기대됐던 후배들이 줄줄이 결선에도 오르지 못하는 부진을 겪으며 자신에게 쏟아지는 부담은 더 컸지만 그는 슬기롭게 이겨내며 마침내 시상대 가장 높은 곳에 섰다.

2008-08-11

진종오 '금쐈다'…사격 50m서 0.2점차 남북 '금·은 합창'

남자 양궁에 이어 사격에서도 금메달이 터졌다. 11일 새벽(이하 LA 시간) 남자 양궁 단체전에 나선 임동현 이창환 박경모가 이탈리아를 물리치고 금메달 소식을 전해준 이날 오후 9시 20분께 다시 사격의 진종오가 주종목인 50m 자유권총에서 북한의 김종수를 따돌리고 금메달을 따냈다. 예선에서 563점을 쏴 6위로 결선에 오른 진종오는 베이징 올림픽그린 사격장에서 벌어진 결선에서 합계 660.4점을 쏴 660.2점에 그친 김종수를 0.2점차로 제치고 1위를 차지했다. 이날 새벽 한인들의 가슴을 벅차게 한 것은 올림픽 3연패를 이룬 남자 양궁이었다. 폴란드와 중국을 차례로 꺾고 결승에 진출한 한국은 유럽의 강호 이탈리아를 227-225 2점차로 따돌리고 단체전 올림픽 3연패를 이룩했다. 금메달 못지 않은 또 다른 은메달 소식도 가슴을 뭉클하게 했다. '마린보이' 박태환은 자유형 400m에 이어 자유형 200에서도 선전을 펼치며 은메달을 보탰다. 박태환은 내셔널아콰리움에서 열린 200m 결선에서 1분44초85의 아시아 신기록을 세우며 2위로 골인했다. 여자 펜싱(플뢰레)에서는 남현희가 또 남자 유도(73kg급)에서는 왕기춘이 최선을 다해 싸우며 자랑스런 은메달을 조국에 안겼다. 남현희의 은메달은 여자 펜싱이 올림픽에 출전한 지 44년 만의 쾌거였다. 왕기춘은 8강전에서 늑골을 다쳤음에도 투혼을 발휘해 결승까지 올랐지만 아쉽게 우승을 내줬다. 한국은 11일 오후 10시 현재 금메달 5개 은메달 5개로 중국(금 9 은 3 동 2) 미국(금6 은6 동7)에 이어 종합 3위를 마크하고 있다. 김문호 기자 moonkim@koreadaily.com

2008-08-11

[베이징 올림픽] 전설을 남긴 유도 철녀들

'철녀'의 시대가 갔다. 한때 라이벌로 세계 여자 유도계를 주름잡았던 북한의 계순희(29)와 일본의 다니 료코(33)가 흐르는 세월을 이기지 못하고 베이징 올림픽에서 패배의 눈물을 흘렸다. 계순희는 11일 여자 57㎏급 2라운드(16강전)에서 복병 바바라 하렐(프랑스)에게 일격을 당해 탈락했다. 1라운드에서 자브리나 필츠모저(오스트리아)를 한판으로 따돌린 계순희는 힘이 좋은 하렐을 맞아 고전하다 경기 종료 1분여를 남겨놓고 다리들어메치기를 허용해 절반을 빼앗긴 뒤 끝내 만회하지 못했다. 하렐이 3라운드에서 탈락하면서 계순희는 패자전 출전권마저 놓치고 말았다. 올림픽 정상에 서면서 12년 만에 북한에 올림픽 금메달을 안기겠다는 꿈이 물거품이 됐다. 계순희는 16세의 나이로 96 애틀랜타올림픽 48㎏급에서 84연승을 달리던 일본의 간판 다니 료코를 꺾고 금메달을 목에 걸어 세계를 놀라게 했다. 52㎏급으로 체급을 올려 2000년 시드니대회 동메달 2004 아테네대회 은메달 세계선수권 4연패 등의 기록을 세웠다. '계순희 이겨라'를 외치던 북한 응원단은 예상 밖의 패배에 망연자실했다. 8강 진출이 무산된 계순희는 패배가 믿기지 않는다는 듯 허탈한 웃음을 지었다. 일본 유도의 아이콘 다니 역시 48㎏급 준결승에서 탈락해 동메달을 따내는 데 그쳤다. 올림픽 5회 연속 메달 획득이란 기록을 달성했지만 화려한 마무리를 꿈꾸던 그로서는 실망스러운 결과였다. 후퇴를 모르던 다니의 모습은 더 이상 찾기 어려웠다. 두 살 난 아이의 어머니인 다니는 경기 내내 밀어붙이는 전성기 때의 적극성을 더는 보여주지 못했다. 시드니.아테네 대회에서 올림픽 2연패를 달성하고 1993년부터 지난해까지 세계선수권 위업을 다룬 다니. 대회 직전 "라이벌은 나뿐"이라며 금메달을 호언장담했던 다니는 올림픽 3연패의 꿈을 이루지 못한 채 쓸쓸하게 베이징을 떠나게 됐다. 베이징=장치혁 기자

2008-08-11

[베이징 안테나] '유도장에 한반도기 첫 등장' 외

유도장에 '한반도기' 첫 등장 ○…11일 유도경기가 펼쳐진 과학기술대학 체육관에서는 베이징올림픽 첫 한반도기 응원이 펼쳐졌다. 개막식 때 남북 공동입장이 무산되면서 남북한 선수단은 태극기와 인공기를 앞세워 따로 입장했었다. 그러나 이날 유도 경기에 남북한 선수들이 모두 출전하자 본부석 건너편 2층 스탠드에 자리잡은 '2008 베이징올림픽 코리아응원단' 70여명이 독도가 선명하게 새겨진 한반도기를 손에 들고 남북한 선수를 모두 힘차게 응원했다. 귀공자 총잡이 빈드라 금메달 ○…남자 10m 공기소총에서 금메달을 따 인도의 올림픽 출전 사상 첫 개인종목 금메달리스타가 된 아브히나브 빈드라가 '귀공자' 출신으로 알려졌다. 빈드라는 펀잡주 최대의 수출업자 아들로 에어컨 설비와 국제경기에서 사용하는 전자표적 시설을 완벽하게 갖춘 개인 사격장에서 훈련했다. 태릉사격장에 전자표적 시스템이 제대로 안 돼 있어 전북 임실과 경남 창원 등에서 여관을 전전해가며 훈련을 한 한국 선수들로서는 상상도 할 수 없는 수준. 펠레그리니 자유형 200m 세계신 ○…이탈리아의 페데리카 펠레그리니(20)가 여자 자유형 200m에서 예선부터 세계신기록을 세웠다. 펠레그리니는 11일 '워터큐브'브에서 펼쳐진 예선 6조 5번 레인에서 1분55초45에 물살을 갈라 전체 46명 가운데 1위로 준결승에 올랐다. 이 기록은 지난해 3월 호주 멜버른 세계선수권대회에서 로르 마나우두(프랑스)가 작성한 1분55초52의 기존 기록을 0.07초 앞당긴 것이다. 스페인 사이클 첫 도핑 양성반응 ○…여자 사이클 종목에서 올림픽 첫 도핑(금지약물사용) 양성반응이 확인됐다. 국제올림픽위원회(IOC)는 11일 여자 사이클 개인 종목에 출전 예정이던 스페인의 마리아 이사벨 모레노가 도핑 검사에서 금지약물인 에리스로포이에틴(EPO)이 검출됐다고 밝혔다. 모레노는 도핑테스트 결과 발표전에 선수촌을 떠난 것으로 확인됐다. 모레노는 규정상 2년간 자격정지 징계와 함께 2012년 런던올림픽 출전도 불투명하게 됐다.

2008-08-11

[베이징 올림픽] 궈징징, 스캔들 딛고 금빛 다이빙

중국을 대표하는 스포츠 스타 궈징징(27)은 역시 다이빙의 '디바'였다. 수차례의 스캔들에도 불구하고 베이징 올림픽에서 금메달을 목에 걸며 변함없는 실력을 입증했다. 궈징징은 우민샤와 짝을 이뤄 여자 싱크로다이빙 3m 스프링보드 결선에서 총점 343.5점을 얻어 우승을 차지했다. 2위에 오른 러시아의 줄리아 파카리나-아나스타샤 포즈드냐코바 조(323.61점)를 20점 가까운 차이로 따돌렸다. 궈징징에게는 세 번째 올림픽 금메달이다. 영국 일간 가디언은 이날 인터넷판을 통해 궈징징이 세계신기록을 수립한 마이클 펠프스(미국)보다 시상대에서 더 큰 박수를 받았다고 보도했다. 1m63㎝.48㎏의 몸매에 영화배우 뺨치는 외모를 지닌 궈징징은 재색을 겸비한 스포츠 스타로 통한다. 외모를 주로 앞세우는 몇몇 여자 스타들과는 차원이 다른 실력파다. 2001년 일본 후쿠오카에서 열린 세계선수권대회를 시작으로 4개 대회 연속 2관왕을 차지했다. 스프링보드와 싱크로스프링보드에서는 독보적인 존재다. 2004년 아테네 올림픽에서도 2관왕에 올랐다. 그러나 빼어난 외모와 실력의 궈징징을 세상이 가만히 놔두지 않는 것일까. 그의 주변엔 추문이 끊이지 않았다. 아테네 올림픽 당시에는 남자 플랫폼 금메달리스트인 티안량과 교제했고 그와 결별한 뒤에는 바람둥이로 유명한 홍콩의 재벌 3세와 저녁식사를 하는 장면이 파파라치에게 적발돼 염문설을 뿌리기도 했다. 최근에는 홍콩의 한 언론이 그의 임신설을 제기하기도 했다. 궈징징은 광고에 과도하게 출연하면서 중국 체육총국으로부터 경기 출전 금지 명령을 받기도 했다. 베이징=이은경 기자

2008-08-11

[베이징 올림픽] 남자하키 4강 진출 적신호···뉴질랜드에 덜미

메달권 진입을 노리던 남자하키 대표팀은 뉴질랜드에 덜미를 잡혔다. 한국은 11일 새벽 베이징 올림픽 그린하키스타디움에서 열린 하키 남자 예선 A조 뉴질랜드와 경기에서 1-3으로 역전패했다. 전반 12분 이남용(25)의 선제골로 전반을 1-0으로 앞선 한국은 후반 8분에 동점골을 내줬고 후반 22분에 역전골 경기 종료 6분을 남기고는 쐐기골까지 허용해 무릎을 꿇었다. 세계 11위 뉴질랜드에 패한 한국(5위)은 조 2위까지 가능한 4강 진출에 적신호가 켜졌다. 테니스에서는 이형택(32)이 남자단식 1회전에서 패했다. 세계랭킹 96위 이형택은 베이징 올림픽 그린테니스센터에서 열린 남자단식 1회전에서 라파엘 아레발로(447위.엘살바도르)에 1-2(6-4 3-6 4-6)로 이변의 희생양이 됐다. 먼저 첫 세트를 따내며 순조롭게 출발한 이형택은 비로 경기가 잠시 중단되는 사이 리듬을 잃었고 6월에 다친 무릎도 완전히 회복되지 않은 듯 했다. 이형택은 3세트 3-3으로 맞선 상황에서 자신의 서브 게임을 뺏긴 뒤 끝내 패하고 말았다. 아레발로는 이날 드미트리 투르소노프(29위.러시아)를 2-0(6-4 6-2)으로 완파한 '테니스 황제' 로저 페더러(1위.스위스)와 2회전에서 만나게 됐다. 여자농구는 '장신 군단' 러시아의 벽을 넘지 못했다. 한국은 베이징 올림픽 농구체육관에서 열린 조별리그 A조 2차전서 72-77로 분패했다. 최윤아가 13점(3점슛 3개) 변연하가 12점을 넣었지만 리바운드 싸움에서 12-34로 제공권을 내줬다. 1승1패를 기록중인 한국은 13일 새벽 5시에 호주와 3차전을 치른다. 원용석 기자

2008-08-11

[베이징 올림픽] 아줌마 투혼 '세계 3위' 꺾었다···독일 대파

한국 여자 핸드볼팀이 금빛 메달을 향해 순탄한 행진을 계속했다. '우생순'의 주인공 한국 여자팀은 11일 열린 B조 예선 독일전에서 30-20으로 승리 1승1무를 기록하며 8강 진입에 유리한 고지를 점했다. 특히 오성옥(36)-홍정호(34)-허순영(33) 30대 노장 트리오의 분투가 빛났다. 오성옥 5골 홍정호 6골 허순영 5골로 팀 득점의 절반 이상을 합작하며 독일을 무너뜨렸다. 브라질과의 경기 후반전에서만 21개의 슛 중 11개를 막아낸 독일 골키퍼 볼터링도 트리오의 슛 앞에선 속수무책이었다. 대신 오영란(36)의 그늘에 가려 있던 후보 골키퍼 이민희(28)의 거미손 수비가 빛났다. 국제대회에서 처음 거의 풀타임으로 뛴 이민희는 후반 17분 독일 유락의 페널티 드로를 막아내는 등 54%의 수비율을 자랑하며 골문을 튼실히 지켰다. 선수들은 지난해 프랑스 세계선수권대회에서의 26-32 패배를 설욕하고 전날 독일에 진 남자팀의 빚을 동시에 갚겠다는 의지로 불탔다. 한국은 경기 시작 20여 초 만에 오성옥이 중거리슛을 깨끗하게 성공시키며 산뜻하게 출발했다. 하지만 독일은 유락.크라우제. 알타우스 등의 슛으로 한국을 압박하며 전반 18분까지는 8-8로 접전을 벌였다. 그러나 이때부터 한국의 찰거머리 수비가 살아나면서 전반전을 12-9로 앞선 가운데 마쳤다. 한국은 후반 10분쯤부터 4분 동안 홍정호-박정희-오성옥-허순영 등이 연속 5점을 넣으며 26-15로 점수차를 벌려 사실상 승부를 갈랐다. 임영철 감독은 "정신력에서 독일을 앞섰던 것이 승리의 요인이다. 독일이 전반 15분쯤 체력이 떨어지면서 우리가 쉽게 이길 수 있었다. 오영란의 컨디션이 좋지 않아 초반에 이민희로 교체했는데 생각보다 이민희가 잘해줬다"고 승인을 분석했다. 한국은 12일 오후 11시 스웨덴과 예선 3차전을 벌인다. 베이징=이석희 기자

2008-08-11

[베이징 올림픽] 펜싱 '은' 남현희···'3년전 쌍꺼풀 수술 파문, 정신·기량 향상에 큰 도움'

지난 2005년 말이었다. 갑자기 스포츠계가 비인기종목인 펜싱계 사건으로 시끌벅적했다. 언론과 방송에서는 여검객으로 팬들의 사랑을 받던 남현희가 국가대표 자격 정지를 받았다는 뉴스를 연일 쏟아냈다. 그런데 대표팀 자격정지를 받은 이유가 황당했다. '쌍꺼풀 수술을 받았다'는 게 문제가 됐다. 남현희는 휴가를 며칠 얻어 성형 수술을 했지만 쌍꺼풀 수술 자체에 곱지 않은 시각을 가진 반대파로부터 성형수술을 위해 대표팀 훈련을 빠졌다는 공격을 받았다. 팬들은 '예쁘게 보이고 싶었다'라는 남현희의 해명에 '여자이고 싶은 게 죄냐'며 동정을 보냈지만 휴가를 얻는 과정이 명확하지 않았다는 점이 부각되면서 파문은 커져만 갔다. 남현희도 큰 충격에 빠졌다. 잘 잘못을 떠나 자신의 행동은 매일 사람들의 입에 오르내렸다. 아는 사람을 만나기가 두려웠고 밖에 나가면 사람들이 자신을 쳐다보는 것 같아 부끄럽기도 했다. 펜싱을 그만 둘 수 밖에 없는 상황으로까지 몰렸다. 한참을 멍하게 지낸 끝에 소속팀인 서울시청에서 조종형 감독의 배려로 어렵게 다시 훈련을 시작할 수 있었다. 국가대표 마크를 뗀 상태였다. 이를 악문 남현희는 개인 자격으로 출전한 2006년 상하이 월드컵과 도쿄 그랑프리에서 2주 연속으로 세계를 제패했다. 도하 아시안게임에서 2관왕에 이어 2007년에는 국제펜싱연맹(FIE) 세계랭킹 1위에 올랐고 마침내 올림픽 은메달까지 따내는 성공을 이뤘다. 이제는 2005년의 이야기를 아무렇지도 않게 풀어놓을 정도로 상처가 아문 남현희는 당시의 경험이 스스로를 한 단계 성장시켰다고 설명했다. 극단적인 일을 차르고 나니 아무리 큰 일이 생겨도 받아들일 수 있는 여유가 생겼고 급한 편이던 성격도 차분하게 변했다고 했다. 심리 싸움이 중요한 펜싱에서 서둘러 공격하다가 쫓기는 습관을 고치고 여유있게 상대를 맞이할 수 있게 되면서 실력 향상의 발판을 마련했던 셈이다. 김문호 기자

2008-08-11

[베이징 올림픽] 통한의 4초 '단순 찌르기' 허용···사라져버린 금메달

'아~ 통한의 4초.' 여자 펜싱의 올림픽 출전 44년 만에 첫 은메달을 안긴 남현희(27)가 경험 부족으로 금메달을 눈 앞에 둔 마지막 4초에 뼈아픈 역전을 허용하고 땅을 쳤다. 세계랭킹 1위인 이탈리아의 발렌티나 베잘리(32)와 맞선 남현희는 마지막 3세트 종료 1분을 남기고 4-4 동점을 만드는 데 성공했다. 41초를 남기고는 짜릿한 투슈(유효타)로 5-4로 역전. 19초만 잘 넘기면 금메달도 가능했다. 그러나 남현희보다 10cm나 큰 베테랑 베잘리는 노련했다. 경기를 뒤집고 잠시 환희에 젖을 틈도 없이 베잘리는 곧바로 공격을 감행 순식간에 동점(5-5)을 만들었다. 다시 긴장감 넘치는 탐색전이 이어졌다. 그대로 가면 연장전이 뻔했다. 연장전은 수비형 선수인 베잘리에게 오히려 손해였다. 한 점차로 승부가 갈리는 연장전이라 쉽사리 공격을 할 수 없기도 했지만 선제 공격을 당하면 만회할 방법 없이 경기는 끝나는 것이었다. 결국 베잘리는 연장전에 들어가는 듯 하던 종료 4초 전 번개같이 칼을 뻗어 남현희에게 정직한 생플 아탁(단순 찌르기)을 걸었다. 머릿속에 연장을 그리던 남현희로선 미처 예상치 못한 공격이었다. 남현희는 피하지도 막지도 못한 채 통한의 투슈를 허용하고 말았다. 김문호 기자

2008-08-11

[베이징 올림픽] 유도 '은' 왕기춘 '런던서 금 따겠다'

"아직 내 목표가 끝나지 않았으니 다시 열심히 해서 런던 올림픽을 준비하겠다. 그땐 꼭 금메달을 따고 싶다." 유도 73kg급에서 아깝게 은메달을 거둔 왕기춘(20.사진)은 11일 기자회견에서 머리를 떠나지 않는 아쉬움을 애써 누르며 이 같이 말했다. 골절로 보이는 갈비뼈 부상을 안고 싸운 그는 결승전을 떠올리며 "되게 아쉽다"면서 "마지막 판이니까 부상 염려 않고 최선을 다하려 했는데 갑자기 기술에 걸렸고 최대한 방어를 한다고 했는데 기술을 못피한 것 같다"고 말했다. 왕기춘은 작년 세계선수권 결승에서 이긴적이 있었던 결승 상대 엘누르 맘마들리에 대해 "상대가 나를 많이 연구하고 나온 것 같다"며 "그 기술(발목잡아메치기)이 들어올 줄 생각을 미처 못했다"고 말했다. 이날 그는 침울한 표정으로 회견장에 들어섰지만 회견 도중 보여준 신세대 다운 재기와 명랑함은 여느 때와 같아 툭 털고 다시 일어설 날을 기대케 했다. 옆에서 지켜보던 안병근 감독은 "왕선수는 아직 나이가 어려 런던 뿐아니라 그 다음 올림픽도 충분히 할 수 있다. 체력적으로 가능한 나이라고 생각한다"며 제자를 격려했다. 안 감독은 또 "금메달은 노력과 더불어 하늘이 내려준다는 말이 있는데 왕선수의 다음 올림픽을 위해서 이번에 은메달 밖에 안 만들어 준 것 같다"면서 아쉬워했다. 그는 이어 "왕선수의 장점은 잘 먹고 잘 자고 성격이 좋은 데다 타고난 유연성과 평형감각을 갖춘 것"이라며 "그러나 기술을 넣을때 상대를 기울이는 부분이 조금 부족한 것이 아쉽다"고 보완할 점을 지적했다.

2008-08-11

[베이징 올림픽] 한국 양궁 왜 강할까···꿈나무 많고 피 말리는 경쟁 시스템

한국 남녀 양궁이 또 한 번 올림픽 단체전 금메달을 휩쓸었다. 동반 금메달은 2000년 시드니올림픽 이래 세번째다. 한국은 왜 활을 잘 쏠까. 이에 대한 설명으로는 "타고났다"는 것부터 "젓가락을 사용하다 보니까 손 기술이 좋다"는 등 설이 분분하지만 전문가들은 활을 쏘기 시작하는 시기 정신력 피 말리는 경쟁 등을 꼽는다. 한국과 외국의 가장 큰 차이는 처음 활을 잡는 시점이다. 초등학교 4~5학년 때부터 양궁부에서 활을 쏘는 반면 외국 선수들은 대부분 만 16세 이후에야 활을 만진다. 양궁에 필요한 기본 골격과 자세가 중학교 시절 대부분 형성되는 반면 외국 선수들은 뒤늦게 활쏘기에 뛰어드는 셈이다. 정신력도 빼놓을 수 없는 요인이다. 1996년 애틀랜타올림픽 '퍼펙트 골드' 주인공 김경욱 SBS 해설위원은 "양궁은 마음의 평정을 유지해야 하는 종목"이라며 "한국은 어릴 때부터 무슨 일이 있어도 흥분하지 않고 마음을 다스리는 훈련이 돼있는 게 큰 장점"이라고 지적했다. 어린 선수들이 점점 서구식 개인주의에 물들어가는 걸 양궁 지도자들이 걱정하는 것도 이 때문이다. 한국 특유의 피 말리는 경쟁도 빼놓을 수 없다. 이탈리아는 10년 가까이 여자는 나탈리아 발리바(39) 남자는 일라리오 디 부오(43)가 국제대회에 출전하고 있다. 반면 한국은 애틀랜타대회부터 3회 연속 올림픽에 나가 금메달을 두 개나 목에 건 장용호(32)나 2000년 시드니와 2004년 아테네에서 금메달 3개를 딴 윤미진(24)도 국가대표 선발전을 통과하지 못할 정도로 경쟁이 치열하다. 6개월에 걸친 긴 국가대표 선발 레이스는 올림픽대표를 걸러내는 마지막 리트머스 시험지다. 남녀 1500여명 선수가 그 대상이다. 10일 여자단체 준결승 프랑스전에서 비가 내리는 가운데 10점을 잇따라 명중시키는 태극낭자들의 모습을 보면 "비 올 때에도 훈련을 하나 보다"라고 생각하기 쉽다. 하지만 황도하 양궁협회 부회장은 "초겨울부터 초여름에 걸쳐 악천후 속에 6개월이나 선발전을 치르니 따로 눈비에 대비한 훈련을 할 필요가 없다"고 말했다. 치열한 경쟁을 거친 남녀 3명씩 6명을 대상으로 외국인들은 상상도 하지 못할 정신력 훈련을 시키고 매일 밤 11시까지 활을 쏘게 하니 단체전 금메달은 떼어놓은 당상인 셈이다. 하지만 방심할 수는 없다. 한국은 초등학교나 중학교 양궁 선수가 날이 갈수록 줄어드는 반면 중국 등은 한국을 배워 무섭게 추격해오고 있기 때문이다.

2008-08-11

[베이징 올림픽] '아시아 신' 박태환, 펠프스 벽 높네

‘마린 보이’ 박태환(19)이 자유형 400m 금메달에 이어 자유형 200m에서 은메달을 추가했다. 박태환은 11일(이하 LA 시간) 베이징 내셔널아콰아리움에서 열린 결선에서 1분44초85의 아시아신기록을 세우며 2위로 골인, 은메달을 목에 걸었다. 자유형 200m 메달 획득은 아시아에서는 처음이다. 1위는 미국의 ‘수영 영웅’ 마이클 펠프스(23)가 차지했다. 펠프스는 박태환보다 1.89 빠른 1분42초96의 세계신기록을 세우며 우승, 대회 3관왕에 올랐다. 펠프스는 자신의 종전 세계기록(1분43초86)을 0.90초 앞당겼다. 출발 반응은 최고였다. 5번에서 경기를 펼친 박태환은 스타트를 알리는 버저가 울리자 0.67초의 가장 빠른 출발 반응을 보이며 순식간에 물 속으로 뛰어들었다. 그러나 6번 레인의 펠프스가 곧바로 치고 나갔다. 처음 50m 지점 턴을 할 때 펠프스가 24초31을 기록하며 선두를 기록한 반면 박태환은 24초91로 3위로 처졌다. 이후론 펠프스의 독주. 박태환은 4번 레인의 피터 밴더케이와 2, 3위 싸움으로 밀렸다. 100m 지점에서 2위 자리를 되찾은 박태환은 150m 지점에서 밴터케이에 잠시 순위를 내줬지만 마지막 50m를 남기고 막판 스퍼트로 밴더케이를 따라잡고 2위로 터치패드를 찍었다. 밴더케이는 1분45초14를 마크했다. 박태환은 15일 주종목인 1500m 자유형 예선에 출전, 다시 한 번 금메달에 도전한다. 결선은 16일 오후 7시9분에 있다. 펠프스는 베이징 3관왕까지 금메달 9개를 기록해 육상의 칼 루이스 등 4명과 함께 올림픽 역대 최다 금메달 타이를 이뤘다. 박태환은 경기 후 “너무나 좋은 기록이 나왔고 은메달까지 따 과분하다. 국민의 기대에 어긋나지 않게 좋은 성적을 내게 돼 기쁘다”면서 “펠프스는 너무 빨라 한숨 밖에 안 나오고 어떻게 해볼 도리가 없었다. 같은 수영 선수로서 존경스럽다. 그가 꼭 8관왕을 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펠프스는 “박태환이 마지막 50m에서 강하다는 것을 알고 있었다. 그래서 더욱 집중하려고 했다”고 밝혔다. 한편 올림픽 사상 처음으로 단체전 메달에 도전했던 남자 기계 체조대표팀은 아쉽게 5위에 그쳤다. 국가실내체육관에서 벌어진 단체전 결선에서 한국은 마루운동-안마-링-도마-평행봉-철봉 6종목 합계 274.375점을 획득, 5위에 머물렀다. 홈 팬들의 열광적인 응원을 등에 업은 중국이 286.125점을 얻어 278.875점에 그친 아테네올림픽 우승팀 일본을 여유 있게 따돌리고 8년 만에 정상을 되찾았다. 미국은 모건 햄, 폴 햄 형제가 부상으로 빠졌음에도 불구, 275.850점으로 동메달을 따냈다. 한국은 단체전의 아쉬움을 뒤로 하고 13일부터 시작하는 개인 종목별 결선을 준비한다. 김대은과 양태영이 개인종합 결선에 나서고 금메달을 기대하는 평행봉에는 양태영과 유원철이 출전한다. 김지훈은 안마에서 메달을 노린다. 레슬링 그레코로만형 55㎏급에 출전한 박은철은 중국농업대학 체육관에서 열린 4강전에서 나지르 만키에프(러시아)에 1-2로 역전패, 동메달 결정전으로 밀렸다. 박은철은 1라운드를 방어 점수로 먼저 따냈지만 2라운드와 3라운드에서 먼저 잡은 공격권을 점수로 연결하지 못해 무릎을 꿇었다. 그레코로만형 60kg급의 아테네올림픽 금메달리스트 정지현도 8강전에서 복병 누르바키트 텐기즈바예프(카자흐스탄)에 1-2로 패해, 올림픽 2연패에 실패했다. 여자 양궁 개인전에서는 주현정과 윤옥희가 먼저 16강에 진출했다. 여자 양궁 개인전은 올림픽 7연패 도전이며 14일 새벽 2시37분 결승전이 열린다. 김문호·원용석 기자

2008-08-11

'올림픽 감동…살맛 나요'…한인들 '불경기 스트레스 싹~'

'올림픽 열기 속으로'. 2008 베이징 올림픽 초반 대한민국이 금빛 메치기(유도)에 이어 금빛 화살(양궁) 금빛 물살(수영)로 쾌조의 출발을 보이자 한인들의 관심이 온통 올림픽 경기에 쏠리고 있다. 특히 올림픽의 감동은 미주 한인사회에 새로운 활력을 불어넣고 있다. 올림픽 경기 때문에 밤잠을 설치고 새벽에 일어나고 생활리듬이 조금 깨지는 것 정도는 한인들에게 전혀 문제 될 것이 없다. 오히려 금빛 소식은 삶의 '활력충전 에너지'가 되고 있는 것이다. 많은 한인들은 JBC 중앙방송(AM1230)을 통해 경기 실황을 듣고 인터넷 등을 통해 경기 결과를 확인하고 저녁엔 TV로 한번 더 해당 경기의 감동을 느끼고 다음 날엔 삼삼오오 모여 다시 한번 감흥을 되새기고 있다. 지난 9일 새벽 김병근(29.LA)씨는 긴장감과 함께 일찍 눈을 떴다. 최민호 선수의 올림픽 유도 경기 때문이었다. JBC 중앙방송(AM1230)의 올림픽 생중계를 듣기 위해 라디오를 켜고 인터넷 문자 중계 때문에 컴퓨터 까지 켰다. 김씨는 "푹 자야할 주말에 새벽부터 일어나 피곤했지만 최 선수의 금메달 소식은 피곤함을 싹 가시게 해주기에 충분했다"며 "최 선수가 금메달을 따고 눈물을 흘린다는 말에 나도 모르게 가슴이 찡해졌다"고 감동의 순간을 회상했다. 주부인 김선희(56.롱비치)씨는 "주말내내 아들과 함께 올림픽 경기를 TV로 보느라 저녁 차리는 것도 깜빡했을 정도"라며 "특히 토요일 저녁에 박태환 선수가 금메달을 땄을 때는 온 가족이 너무 좋아서 소파에서 일어나 박수를 치며 기뻐했다"고 말했다. 이 뿐 아니다. 직장인들은 짬시간동안 전날의 감격을 듬뿍 담은 올림픽 이야기로 즐거운 표정들이 역력하다. 오석만(38.금융업)씨는 "도시락을 시켜서 점심시간 동안 동료들과 함께 TV에서 녹화중계하는 올림픽 경기를 봤다"며 "올림픽 기간동안 퇴근도 일찍하고 TV로 올림픽 명승부들을 놓치지 않고 다 시청할 계획"이라고 전했다. 불경기 스트레스도 다 날아간다는 한인도 적지 않다. 자영업을 하는 이근형(49.세리토스)씨는 "요즘 불경기 때문에 별로 웃을 일이 없지 않았냐"며 "하지만 올림픽에서 우리나라 선수들이 금메달을 따며 환호하는 모습을 보니 내 속이 다 시원해졌다"라고 환하게 웃었다. 장열 기자

2008-08-11

'아버지 하늘에서 보고 계시나요' 양궁 대표팀 맏형 박경모 부친 두달전 암으로 사망

한국 남자 양궁이 올림픽에서 단체전 3연패를 달성하는 순간 마지막 활시위를 당겼던 박경모는 하늘에 계시는 아버지 박하용씨를 떠올렸다. 아버지는 그에게 정신적 지주였다. 그러나 아버지는 암과 투병하다 올림픽을 3개월 채 남기지 않고 6월 10일 64세를 일기로 숨졌다. 아들이 올림픽 2관왕에 오르는 모습을 간절히 보고 싶어하던 아버지였다. 아버지가 숨진 것에 충격 받아 박경모는 한 달 가까이 활을 놓았다. 박경모는 1993년 세계선수권대회와 94년 히로시마 아시안게임에서 2관왕에 오른 뒤에도 7년여 동안 긴 터널 속에서 방황했다. 번번이 대표선발전에서 탈락했고 국내 대회에서도 힘을 쓰지 못했다. 양궁 선수 중에서도 성격이 예민한 편인 데다 활을 쏠 때 시간을 넉넉히 쓰면서 오래 생각하는데 이런 점을 극복하지 못한 탓이었다. 슬럼프에 빠질 때마다 아버지는 조용히 아들을 지켜보며 성원했다. 박경모는 2001년 국가대표에 다시 뽑히면서 성숙해진 기량을 선보였고 2004 아테네 올림픽에서 올림픽 첫 금메달을 따냈다. 자신을 열렬히 응원하던 아버지가 세상을 떠나자 영전에 금메달을 바치겠다는 각오로 훈련에 매진해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박경모에게 이번 베이징 대회는 마지막 도전이 될 가능성이 크다. 올림픽 이후 은퇴해 코치로 변신하는 것을 고민하고 있다. 11일 열린 단체전에서 어려운 고비에 몰릴 때마다 후배들을 다독이며 이끌었다. 장영술 남자대표팀 감독은 결승전이 끝난 뒤 "필드 안에서 감독 역할을 해준 박경모가 일등공신"이라고 말했다. 베이징=이은경 기자

2008-08-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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