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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죽음의 그림자' 트리폴리…'해방의 환희' 벵가지

영국 일간지 인디펜던트의 24일자 가디언의 23일자 르포 기사에서 각각 등장한 표현이다. 트리폴리는 인디펜던트 기자가 벵가지는 가디언 기자가 현장을 묘사했다. 리비아 사태가 내전 양상으로 치닫는 가운데 리비아의 수도 트리폴리와 제2도시 벵가지의 명암이 엇갈리고 있다. 수도 트리폴리에는 탈출을 위한 몸부림과 혼돈 공포가 가득 차 있다. 반면 21일부터 시위대가 장악한 제2도시 벵가지는 42년 통치가 무색할 정도로 무아마르 카다피의 흔적이 지워지고 있었다. 트리폴리 국제공항은 리비아에서 탈출하려는 1만5000명이 넘는 사람들이 몰려 소변의 악취와 공포가 가득한 아수라장이 됐다. 공항에서 항공편을 기다리며 이틀 이상 굶은 사람들은 경찰에게 뇌물을 주거나 서로 주먹다짐까지 해가며 비행기표를 구하는 데 혈안이 돼있다고 한다. 하지만 벵가지에서는 2년 전 카다피가 유엔총회에서 한 "나는 아프리카 왕 중의 왕" 연설을 비꼬아 카다피의 얼굴 옆으로 '나는 아프리카 원숭이 중의 원숭이'라고 쓰여진 낙서가 거리의 벽에서 발견되는 등 독재자의 몰락을 엿볼 수 있었다고 가디언은 전했다. 가디언에 따르면 벵가지 지역의 리비아 군인 중 일부는 반정부 세력에 합류했으며 이전까지 일반인은 접근도 할 수 없었던 군 기지 주변에서 사람들이 차를 몰며 카다피로부터의 해방을 자축했다.

2011-02-24

건설업체 '공간' 직원들 공포의 리비아 탈출기, 9인의 대 탈출…"아웃 오브 리비아" 67시간 230km 달렸다

67시간 동안 2300㎞를 달렸다. 반정부 시위와 유혈 진압으로 사실상 내전 상태에 들어간 리비아에서 한국인 9명이 목숨을 건 탈출에 성공했다. 리비아에서 일하던 한국인들의 첫 집단 피란이다. 23일 오전 4시30분(현지시간) 이집트 수도 카이로의 마아디 지구 민박집에 한국인 9명이 승합차를 타고 나타났다. 리비아의 신도시 건설 현장에 있던 한국 건축업체 공간의 직원들이었다. 차에서 내리는 순간 피곤이 가득한 얼굴 위로 며칠 만에 처음으로 안전한 곳에 발을 내디딘다는 안도감이 비쳤다. 이들은 지난 20일 오전 9시 리비아 동북부 도시 토브룩에서 12인승 승합차에 올라타고 탈출을 시작했다. 전날 사무실에 괴한들이 침입해 컴퓨터 등의 집기를 모두 약탈해간 데다가 밤마다 총성이 끊이지 않아 대이동을 결심한 것이었다. 은행이 문을 닫아 현금 인출도 안 되고 식료품 가게가 문을 닫아 식료품조차 구하기 힘든 열악한 상황은 그들의 발걸음을 재촉했다. 이동희(57) 지사장은 "사흘 사이에 관공서 5곳이 불에 타고 민간인 7명이 사망한 상태라 수도 트리폴리에서 귀국행 항공기를 탈 생각으로 일단 서쪽으로 달렸다"고 말했다. 토브룩에서 트리폴리까지의 거리는 1500㎞다. 약 700㎞를 달렸을 때 도로가 봉쇄돼 더 이상 앞으로 나갈 수가 없었다. 다시 갔던 길을 되돌려 토브룩으로 돌아왔다. 약탈을 피하기 위해 주변에 민가가 없는 비포장 도로를 주로 이용했다. 잠시 휴식을 취한 뒤 이번에는 동쪽으로 방향을 잡았다. 출국용 비자(리비아에서는 출국 때도 비자를 받아야 한다)가 없어 육로로 국경 통과가 가능할지 판단이 서지 않았지만 별다른 도리가 없었다. 동쪽 국경의 출입국관리소까지 200㎞를 달리는 도중 네 차례 검문을 당했다. 공사 발주처인 리비아 주택공사에서 발급해 준 통행증 덕분에 다행히 통과할 수 있었다. 그렇게 도착한 국경 출입국관리소에는 직원이 아무도 없었다. 리비아 정부가 이 지역 통제를 포기한 것이었다. 22일 오후 2시 국경을 지키고 있던 군인들은 외국인 신분만을 확인하고 이집트 땅으로의 길을 열어줬다. 1600㎞의 긴 여정이 끝나는 순간이었다. 이들은 국경을 통과한 뒤 이집트 접경 도시 엘 살룸에서 주이집트 한국대사관이 보낸 승합차에 옮겨 탄 뒤 다시 700㎞를 달려 카이로에 도착했다. 리비아에서 신도시 건설의 감리를 맡았던 이들 중에는 이라크에서 피란한 경험이 있는 김명호씨도 포함돼 있었다. 김씨는 2005년 북부 쿠르드 지역의 유전개발 업체에서 일하다 한국인 납치.피살 사건으로 철수명령을 받았다. 김씨는 "지역 자치정부와 현지 경호원들의 보호를 받을 수 있는 이라크가 리비아보다 훨씬 안전했다"고 말했다. 이 지사장은 "현재 리비아 동북부 지역에도 수백 명의 한국인 기업체 직원이 있다. 우리에게는 다행히 리비아의 주택공사에서 내준 통행허가증이 있었지만 그들은 이조차 없어 통행에 제한을 받을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9명의 공간 직원은 24일 두바이를 경유해 귀국길에 오를 예정이다. 카이로=송지영 통신원

2011-02-23

"리비아 사태 대응, 모든 수단 검토할 것"…오바마, 유혈진압 강력 규탄

버락 오바마 대통령은 23일 리비아의 반정부 시위대 폭력진압은 국제규범을 위배하는 것이라고 비난하고 리비아 사태에 대응하기 위해 모든 수단을 검토할 것이라고 밝혔다. 오바마 대통령은 이날 오후 백악관에서 리비아 사태에 대한 연설을 통해 "리비아의 유혈사태와 고통들은 너무나 충격적인 것이며 용납될 수 없는 것"이라며 "리비아에서의 폭력 사용을 강력히 규탄한다"고 비난했다. 오바마 대통령은 리비아의 유혈사태를 종식시키기 위한 국제사회의 논의를 위해 오는 28일 힐러리 클린턴 국무장관을 스위스 제네바로 보낼 것이라고 밝혔다. 오바마 대통령의 이날 연설은 리비아 사태가 발생한 이후 이와 관련해 내놓은 첫 입장 표명이다. 이날 연설에는 클린턴 장관도 배석했다. 오바마 대통령은 리비아 사태 발생 이후 입장표명을 하지 않아 비판도 받았으나 리비아내 미국민들의 안전이 확보될 때까지 입장표명을 자제했다고 당국자들은 설명했다. 오바마 대통령은 "국제사회는 한 목소리를 내야 한다"며 향후 조치에 대해 동맹국 및 국제사회와 공조하고 있다면서 "이 위기에 대응하기 위해 취할 수 있는 모든 방안들을 준비하라고 행정부에 지시했다"고 밝혔다. 국무부는 리비아 지도자 무아마르 카다피의 자산동결 조지 부시 행정부 당시 해제된 제재 조치의 복원 리비아 상공의 비행금지구역 지정 등을 검토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리비아는 이집트나 바레인 등 미국의 동맹국가와는 달리 미국의 원조나 교류가 별로 없어 리비아 제재 조치를 취한다고 하더라도 실효성은 제한적일 것이라는 분석이 많다.

2011-02-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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