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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독점법 위반판결' MS 어디로 가는가

20세기 인류가 이룩한 컴퓨터 통신혁명의 주인공으로 전세계 개인용 컴퓨터 오퍼레이팅 시스템(OS), 서버 및 각종 애플리캐이션 프로그램시장 거의 전부를 장악하고 있는 마이크로소프트-. 그 컴퓨터 통신업계의 거인 마이크로소프트가 지난 3일 워싱턴D.C. 소재 연방지방법원으로부터 반독점법 위반판결을 받았다.

마이크로소프트의 법정싸움은 상고심이 남아있기는 하지만 미 대법원에서 내리는 최종판결에 따라 기업해체 등 강력한 제제를 받게 될 것으로 보인다. 전문가들은 특히 마이크로소프트에 가해지는 규제가 결과적으로 미국은 물론 전세계 컴퓨터 통신산업 전반에 거대한 지각변동을 초래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특히 반독점 판결로 인해 마이크로소프트가 그동안 세계 최대의 마이크로프로세서 생산업체인 인텔과 함께 구축한 소위 윈텔체제의 해체가 가속화 될 것으로 보고 있다. 마이크로소프트의 운명은 어떻게 될 것인가. <편집자>

반독점법 위반 판결

미 법원이 이번에 내린 마이크로소프트의 반독점법위반 판결 내용은 '불공정한 경쟁을 강요한 영업행위'로 요약된다. 특히 중요한 것은 마이크로소프트는 자사의 오퍼레이팅 시스템인 윈도우즈를 불법적으로 독점 운영함으로서(illegally maintained Windows monopoly) 경쟁기업들이 심각한 타격을 입었다는 것이다.

판결내용은 크게 3가지다.

첫째 마이크로소프트는 자사의 개인용 컴퓨터 오퍼레이팅 시스템의 독점을 유지하기 위해 반독점법이 규정하는 불법행위를 저질렀다.

둘째 웹브라우저 시장을 장악하기 위해 일방적 선택을 강요하는 불공정한 시장전략을 사용했다.

셋째 경쟁사들의 기술개발을 막기위한 목적으로 자사의 오퍼레이팅 시스템인 윈도우즈에 웹브라우저인 익스플로러를 끼워 팔았다. (그러나 미 법원은 ”마이크로소프트는 자사의 웹브라우저 판매를 촉진하기 위해 하드웨어, 소프트웨어 제작사 등에 경쟁사인 네츠스케이프사 등의 제품을 쓰기 않겠다는 내용의 부당한 계약을 강요했다”는 원고측 주장에 대해서는 마이크로소프트 손을 들어줬다.)

이같은 미법원의 판결은 그동안 마이크로소프트가 컴퓨터 정보산업 전반에 걸쳐 벌여온 독점적이고 부당한 기업활동을 '불법'으로 결론을 내린 것이다.

경쟁사들은 이미 90년대 초반부터 "마이크로소프트가 윈도우즈에 익스플로러 웹 브라우저 제품을 끼워 파는 행위 등으로 경쟁기업을 압박했으며 또한 계약을 통해 교묘하게 관련 기업들과 소비자들에게 불법행동을 저지르고 있다"고 주장해 왔다.

이번에 미 법원 판결이 나온 직후 대부분의 전문가들은 앞으로 미 정부가 마이크로소프트에 대한 기업해체 등의 강력한 규제를 단행할 것으로 진단하고 있다.

실리콘 밸리 경쟁사 희색

미 법원이 내린 결정으로 그동안 마이크로소프트와 맞서 싸우면서 만신창이가 됐던 실리콘 벨리의 경쟁사 관계자들의 얼굴에는 희색이 돌고 있다. 드디어 미국 최대의 소프트웨어 회사 더 나가서는 전세계 개인용 컴퓨터와 인터넷 산업을 독점하던 마이크로소프트의 시장지배에서 벗어날 수 있게 됐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그러나 경쟁사들은 이번 판결도 중요하지만 실제 더욱 중요한 것은 구조적 규제(structural sanction)라고 말한다. 마이크로소프트를 해체, 각 분야별 소기업으로 분리함으로서 시장지배력을 약화시켜야한다는 주장이다.

가장 목소리를 높히는 것은 선마이크로시스템의 스캇 맥닐리 회장과 오라클의 래리 엘리슨 등 그동안 마이크로소프트의 시장독점 행태를 강력하게 비난해 왔던 실리콘 벨리 하이테크 기업 최고경영자들이다.

이들은 미 법원의 판결이 나온 직후 캘리포니아에서 개최된 인테넷 사업관련 컨퍼런스인 '엔터프라이즈 2000'에서의 설문조사를 인용하면서 "실리콘 벨리의 대표적인 하이테크 기업들과 벤처 캐피탈 기업들의 절반이 마이크로소프트의 기업해체를 지지하고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한편 전문가들은 이번에 내려진 마이크로소프트에 대한 반독점법 위반 판결로 인해 그동안 마이크로소프트에게 줄곳 두둘겨 맞았던 경쟁사들의 집단 소송이 가능하게 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마이크로소프트의 불법행위가 법원에 의해 확정된 만큼 해당 행위로 인해 피해를 당한 기업들로서는 손해배상 소송을 제기하는 것이 당연하다는 주장도 나오고 있다.

이미 마이크로소프트는 지난해 11월부터 최근까지만 1백20건의 손해배상 소송을 당했다. 대부분이 마이크로소프트의 반독점법 위반으로 인한 피해보상 소송이다. 전문가들은 그동안 피해를 당한 기업이나 개인이 제기한 소송으로 인해 마이크로소프트가 지불해야할 피해보상금 총액이 수십억달러가 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빌 게이츠와 마이크로소프트의 운명

반독점법 위반혐의 판결로 마이크로소프트는 최대의 위기에 봉착했다. 앞으로 전개될 상황은 그동안 컴퓨터 통신산업 주도권을 놓고 IBM, 모토롤라, 애플, 선마이크로시스템, 네츠스케이프와 전투를 벌이던 상황과는 차원을 달리한다. 개별 기업간의 시장장악을 놓고 경쟁하는 시스템이 아니라 국가 공권력이 직접 개입, 마이크로소프트가 쌓았던 시장독점체제를 강제로 해체하는 수순이기 때문이다.

마이크로소프트의 위기는 판결이 나온 직후 발생한 주가폭락 사태가 상징적으로 보여준다. 마이크로소프트의 향후 미래에 대한 극도의 불안한 예상이 나오면서 투매사태가 발생, 3일 단 하루만에 주당 15달러 37.5센트가 떨어져 90달러 87.5센트를 기록했다. 이것은 단 하루만에 마이크로소프트의 시장가치가 8백억달러 감소했다는 것을 말해주는 것이다.

또한 마이크로소프트 주식을 40% 정도 소유하고 있는 빌 게이츠와 스티브 밸모어 등 대주주들 그리고 시애틀 인근의 중소 주주들은 단 하루만에 주식 액면가격으로 3백20억달러를 날리고 말았다. 한마디로 지난 80년대 이래 소위 황제주 중의 황제주로 미국 하이테크 주가를 주도하던 마이크로소프트 주식을 보유한 주주들이 '마른 하늘에 날벼락'을 맞은 것이다.

마이크로소프트의 빌 게이츠 회장은 법원에서 판결이 난 후 백악관을 방문 빌 클린턴 대통령과 알란 그린스판 미연방준비위 의장과 회동 향후 대책 등을 교환했다. 그러나 이 자리에서 대통령과 준비위 의장은 물론 게이츠까지 "법원의 판결을 존중하겠다"는 원론적인 의견만을 교환했다. 다만 게이츠 회장만 "반독점법 위반 판결은 개별 기업들의 독립적인 경영과 기술발전을 옭아매는 족쇄가 될 것"이라는 그동안 주장을 되풀이 했다.

전문가들은 마이크로소프트가 앞으로 당면할 최악의 시나리오를 다음과 그리고 있다.

첫째 소송과정에서 마이크로소프트와 미 법무부와의 협상 그리고 대법원의 최종판결 여부에 따라 변수가 있을 수 있으나 현재의 시장독점체제는 단계적으로 해체될 것이다. 소송을 제기한 경쟁사들과 법무부가 독점행위를 근본적으로 제거할 '구조적 규제'를 강력하게 천명하고 있기 때문이다.

둘째 기업해체가 단행될 경우 마이크로소프트는 현재의 주력사업들인 오퍼레이팅 시스템 사업, 생산 및 개발 소프트웨어 사업, 기타 소프트웨어 및 e-커머스 사업 전문회사 등으로 각각 분리될 것이다. 이렇게 될 경우 그동안 마이크로소프트가 오퍼레이팅 시스템 윈도우즈를 기반으로 각종 소프트웨어나 웹브라우저 등을 끼워파는 방법 또는 불공정 계약 등으로 유지했던 시장독점은 와해될 것으로 보인다.

셋째 시장독점과 지배력을 기반으로 형성됐던 고주가는 기업해체가 단행될 때 개별기업 주식으로 분리되면서 전체 주가총액 부분에서 대폭 하향 조정될 것이 다. 결과적으로 20세기말 컴퓨터 통신혁명의 주인공으로 전세계 개인용 컴퓨터와 인터넷 시장을 독점하던 마이크로소프트는 해당 업계 황제의 지위에서 강제로 추락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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