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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이라이트]한국영화 ‘거짓말’

외설? 예술? 논란의 영화 ‘거짓말’

17일부터 맨해튼 극장서 일반에 개봉

거짓말(Lies)
원작: 장정일
감독: 장선우
출연: 김태연, 이상현

제이, 나이는 서른 여덟. 전에는 꽤 잘나가던 조각가였으나, 지금은 작품엔 손을 안대고 있다. 와이는 시골 중소도시에 살고 고교 3학년, 열 여덟살.

와이가 제이를 알게된 건 와이의 친구 ‘우리’ 때문이다. 공부도 잘하던 우리는 갑자기 공부가 하기 싫어졌다더니 제이의 작품집을 가방에 넣고 다니며 하루종일 그것만 들여다본다.

그것을 딱하게 본 와이는 제이에게 직접 전화를 걸기로 마음먹는다. 그러나 전화를 통해 제이의 목소리를 듣는 순간 그 목소리에 그만 정신없이 빠져들게 되고, 졸업을 얼마 남겨두지 않은 채, 와이는 제이를 만나기로 결심한다.

이렇게 만난 이들은 일요일 오후마다 여관방을 찾아 헤멘다. 시간은 흘러 와이는 성숙한 여대생이 된다. 와이의 엉덩이를 때리는 것으로 시작되었던 두사람의 성관계는 점차 회초리, 철사줄, 대걸레로 발전하고 매질은 그들에게 중요한 전희의 수단이 된다.

와이가 맞고 제이가 때리던 관계는 차츰 뒤바뀌어 이젠 제이가 맞고 와이가 때리기 시작한다. 주저하던 처음과는 달리 아주 능숙하게 변해가는 와이. 제이는 숨이 멈출 것 같은 고통을 느끼면서도 고향집에 되돌아온 듯한 희열을 느낀다.

와이의 오빠가 둘의 관계를 알게되면서 한바탕 소란이 벌어지고, 우여곡절 끝에 두 사람은 결국 헤어진다.

모든 것을 정리한 제이는 파리에 있는 아내에게 돌아간다. 그러던 어느날 와이는 제이를 만나러 찾아온다. 곡괭이 자루 하나만을 들고서. 브라질로 이민을 간다는 와이가 들고온 짐이라곤 그것 밖에 없었다.

다음날 아침 일찍 와이는 브라질로 떠난다. 한끼의 아침식사도 차도 없이.

제이의 아내는 허벅지에 세겨진 내님이 누구냐고 물었고, 그래서 제이는 거짓말을 하기 시작한다.

‘거짓말’은 장정일씨의 96년 소설 ‘내게 거짓말을 해봐’를 바탕으로 한 것. 장씨는 이 소설이 간행물 윤리 위원회로부터 음란 외설물로 판정받게돼 한국 역사상 처음으로 징역 6개월을 선고받았다. 장씨는 실제로 2개월간 교도소에 수감됐었다.

물의를 일으킨 이 소설을 영화화 한 장선우 감독은 서울대(고고인류학)를 졸업한 후 영화판에 뛰어든 사람. ‘서울예수’로 감독에 데뷔한 후 ‘성공시대’와 ‘우묵배미의 사랑’, ‘화엄경’ 등을 감독해 호평을 받았다.

그러나 장씨는 ‘경마장 가는길’과 ‘너에게 나를 보낸다’, ‘꽃잎’, ‘나쁜영화’ 등 작품성은 인정받았으나 노출이 심한 영화들로 비난을 사기도 했다.

그가 초창기 표방했던 ‘열린 영화’에 대한 실험은 여전히 계속되고 있으며, ‘거짓말’을 통해 다시한번 금기에 대한 도전을 시작했다.

본국에서 개봉 금지조치됐던 ‘거짓말’은 베니스 영화제의 공식 초청되면서 작품성을 인정받게돼 상영이 가능해졌다. 그러나 대부분의 장면들이 삭제되는 어려움을 겪기도 했다.

17일 맨해튼 스크리닝룸에서 개봉되는 ‘거짓말’은 삭제되지 않은 원본이 소개될 예정.

한편 주연을 맡은 김태연은 인하공전 항공운항과를 졸업한 후 96년 모델에 데뷔한 신예배우. ‘거짓말’에서 신인이라고는 생각되지 않는 원숙한 연기를 선보여 세계적인 관심을 모으고 있다.

제이 역의 이상현씨는 베를린 국립조형미술대학 조소과를 졸업한 후 프랑스 J&J DONGUY 화랑 소속작가로 활동 중인 설치미술가. 오랜 공부와 다양한 해외경험을 통해 자신만의 정제된 세계를 구축해왔던 작가이기 때문일까. 이씨는 누구보다도 주인공을 이해할 줄 알았고, 와이를 진정 가슴으로 사랑했다고 밝혔다.

▶장소: Screening Room, 54 Varick St. at Laight St. ▶문의: (212)334-2100 ▶입장료: 일반 $9, 어린이 및 노인 $6 ▶상영시간: 일∼금요일 3:40, 5:45, 7:50, 10 PM, 토요일 1:30PM 추가상영 ▶지하철: 1, 9번 지하철 탄 후 Canal St.에서 내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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