샴페인 제대로 즐기기
“승리했을 때는 축하하기 위해 샴페인을 마시고, 패배했을 때는 나 자신을 달래기 위해 샴페인을 마신다.”이것은 나폴레온이 샴페인에 대해 한 말이다.
이처럼 슬픔을 달래는 것은 물론, 기쁜 순간을 축하하기 위해 마시는 축제의 술 샴페인은 연말을 마감하고 새해를 맞는 각종 파티마다 빠지지 않고 등장한다.
샴페인은 독특한 와인의 일종이다.
와인을 만들 때 포도 주스가 발효되는 과정에서 포도 속의 당분이 알콜로 변화되는데, 이 과정에서 알콜과 함께 탄산가스가 발생하게 된다. 대개의 일반 와인은 거품의 형태로 발생하는 탄산가스를 제거하는 반면, 샴페인은 탄산가스를 제거하지 않고 그대로 병에 넣음으로서 따를 때마다 거품이 일어나게 한 와인인 것이다.
샴페인이라는 이름은 원래 프랑스의 상파뉴라는 지방의 영어식 발음이다. 그러므로 엄격하게 따지자면 프랑스의 상파뉴 지방에서 생산된 것만이 샴페인이라는 명칭을 사용할 수 있다.
그러나 샴페인이라는 이름이 워낙 세계적으로 명성이 높다보니, 샴페인은 기포를 간직한 와인의 대명사처럼 통용되기 시작했고, 지금에 이르러서는 생산된 지방과 무관하게 샴페인이라는 이름이 사용되고 있기도 하다.
1700년대까지만 해도 모든 와인은 거품을 제거한 스틸 와인으로 생산되었다. 그러나 돔 페르뇽이라는 이름의 프랑스 카톨릭 사제가 종교적인 목적으로 사용할 와인을 만들다가 탄산가스가 제거되지 않은 와인을 맛본 후 터뜨린 “나는 별을 마셨다!”라는 유명한 말과 함께 기포가 발생하는 와인을 찬미함으로써 샴페인의 역사가 시작된다.
그후 1794년에 와인업계에서 빼 놓을 수 없는 유명한 사제 돔 페르뇽이 묻혀있는 땅과 주변의 포도농장을 프랑스의 유명한 와인 제조업체인 ‘모에와 샹동’에서 매입, 1921년부터 돔 페르뇽이라는 이름의 유명한 고급 샴페인을 제조해 세계적인 명성을 얻게되기에 이른다.
세계적으로 명성이 높고 값이 비싼 샴페인으로는 이처럼 모에와 샹동(Moet & Chandon)에서 만드는 돔 페르뇽(Dom Pergnon) 외에도 로데레(Roederer)에서 만드는 크리스탈(Cristal), 그리고 뷔브 클리코( Veuve Clicquot)에서 만드는 라 그랑 담(La Grande Dame) 등이 있다.
이들은 물론 모두 프랑스 샹파뉴 지방에서 만들어지는 진짜 샴페인들이다. 그러나 이탈리아, 캘리포니아, 스페인, 다른 여러 나라에서도 널리 스파클링 와인은 만들어지고 있다.
이처럼 탄산가스가 함유되어 있어 글라스에 따를 때 콜라나 사이다처럼 거품이 일어나는 와인은 스파클링 와인이라고도 하고, 특히 미국에서는 피즈(Fizz), 혹은 버블리(bubblies)라고 일컫기도 한다.
샴페인은 빛, 열, 진동이 없는 서늘하고 어두운 곳에 보관해야 한다. 대부분의 와인과는 달리 샴페인은 별도의 숙성기간이 필요 없이 가게에서 구입한 즉시 마실 수 있다. 샴페인은 제조와 동시에 숙성도가 완성되기 때문이다. 그러나 와인 애호가 중에는 샴페인도 다른 스틸 와인과 마찬가지로 몇 년간 숙성시켜 마시기도 한다.
샴페인을 보관할 때는 반드시 눕혀서 보관해야 코르크 마개가 항상 젖어 충분히 팽창함으로서 탄산가스가 새 나가는 것을 막을 수 있을 뿐 아니라 외부로부터 공기가 침투해 샴페인을 부패시키는 것도 방지할 수 있다.
일단 오픈한 샴페인은 즉시 소비해야 한다는 법칙은 없으며, 대부분의 샴페인은 오픈 후 약 12시간까지 거품을 보관할 수 있다. 그러므로 저녁에 마시고 남은 샴페인은 잘 보관하면 그 다음날 아침에도 거품과 함께 즐길 수 있다. 특히 와인가게에서 7달러 정도에 구입할 수 있는 금속성 병마개를 사용하면 마시고 남은 샴페인을 보다 오래 보관할 수 있다.
샴페인은 화씨 45∼48도 정도로 차게 식혀서 마셔야 가장 맛을 제대로 즐길 수 있다. 그러므로 샴페인은 먼저 얼음 통이나 냉장고에 넣어 차게 식힌 후 오픈해 마시는 게 좋다.
샴페인을 가장 빠르고 적당하게 식히는 방법은 얼음과 물을 각각 반반씩 채운 양동이에 30∼40분 가량 비스듬하게 눕혀 담아두거나, 냉장고에 3∼4시간 넣어두는 것이다. 얼음 통에 담아 차게 식힐 때는 얼음만 가득 채우기보다는 물을 함께 넣어주는 것이 보다 빨리 차게 식힐 수 있는 요령이다.
냉장고에는 너무 오래 넣어두지 않는 것이 좋지만, 부득이 냉장고에서 장기간 보관해야 할 경우에는 채소를 넣는 칸을 이용하는 것이 좋다. 그러나 절대 냉동실에는 넣지 말아야 한다. 샴페인을 즐기는 사람 중에는 손님 대접이나 저녁식사 때 마시기 위해 항상 냉장고 안에 샴페인을 한두병 넣어두는 사람도 많다.
샴페인 병 안에 들어있는 탄산가스로 인한 압력은 스퀘어인치 당 약 70파운드정도로, 이층버스에 달린 타이어가 받는 압력에 버금간다고 한다. 그러므로 오픈하기 전에 병을 흔들어 가스가 폭발해 터져나오지 않도록 주의해야 한다.
샴페인을 오픈 할 때는 반드시 코르크 마개가 천장에 부딪치고 거품이 폭발적으로 사방으로 쏟아져 나와야 하는 것으로 알고 있는 사람도 많지만, 실제로는 코르크를 열었을 때 가벼운 한숨 소리와 같이 약간의 ‘피식’ 소리가 나면서 한 방울의 샴페인도 허비되지 않도록 하는 것이 가장 제대로 샴페인을 오픈 하는 방법이다.
샴페인을 오픈 할 때는 사람들이 있는 방향을 피해 45도 각도로 눕힌 뒤 엄지손가락으로 코르크 부분을 누르고 코르크를 고정시키고 있는 와이어를 비틀어서 푼다. 압력으로 인해 거품이 터져나오는 것을 막기 위해 코르크를 이처럼 단단히 누른 상태에서 코크를 돌리지 않고 병 자체를 돌려서 오픈 해야 한다.
만약의 경우 거품과 함께 샴페인이 쏟아져 나올 것을 대비해 글라스를 샴페인 병 아래 받쳐주는 것도 좋다.
오픈 된 샴페인은 글라스에 따르기 전에 깨끗한 천으로 주둥이 부분을 닦아준다.
샴페인 병은 한 손으로 밑바닥을 단단히 잡되, 엄지손가락은 병 아래의 움푹한 부분을, 그리고 나머지 손가락은 펴서 병 주변을 감싸듯이 잡도록 한다.
샴페인은 가느다랗고 길쭉한 플롯형이나 튤립형 글라스에 부어 서브하는 것이 가장 바람직하다. 이와 같은 독특한 형태의 샴페인 글라스는 거품이 보다 잘 피어오르고 샴페인의 향기도 잘 간수해 주도록 디자인된 것이다.
샴페인 글라스는 실용성보다는 유행을 많이 타는 편이며, 영화에서는 보기에 아름다운 접시형 샴페인 글라스가 자주 등장한다. 넓적하고 높이가 낮은 이 접시형 샴페인 글라스는 클레오파트라의 가슴을 본따 만든 것이라는 설과 함께 클레오파트라 글라스라고 일컬어지기도 하고, 프랑스의 왕녀 마리앙트와네트의 가슴을 본따 만든 것이라는 설도 있다. 와인 전문가 휴 존슨은 이것이 전혀 근거 없는 낭설만은 아니라고 이 설을 지지하고 있기도 하다.
그러나 이처럼 낮고도 넓적한 글라스는 거품을 오래 간직할 수 없을 뿐 아니라, 샴페인을 오랫동안 차게 유지해 주지도 못하므로 실용적인 면에서는 권장할만한 글라스라고 볼 수 없다.
샴페인은 차게 마셔야 하지만, 글라스 자체를 얼리거나 차게 식히는 것은 피하도록 한다. 왜냐하면 글라스가 너무 차면 맛이 손실될 염려가 있을 뿐 아니라 글라스 주변에 뿌옇게 김이 서려 시각적으로 역효과를 내기 십상이기 때문이다. 또 글라스는 일반 유리 글라스보다 크리스탈로 만든 글라스가 거품을 더 잘 보존해 주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적당한 샴페인 온도는 화씨 45∼48도정도. 이처럼 차가운 상태에서 샴페인 특유의 맛과 향기가 가장 잘 살아나게 된다. 손님에게 대접할 때는 작은 양을 각 글라스에 골고루 부은 뒤 거품이 약간 진정되는 기미가 보이면 글라스의 약 3분의2 정도까지 마저 따라 채우도록 한다.
칵테일 시간에 전채와 함께 샴페인을 서브할 경우라면 샴페인 한병으로 3∼4명이 나누어 마실 수 있다. 식사와 함께 샴페인을 마실 경우에는 2∼3명 당 한병 꼴로 준비하는 것이 적당하다. 결혼식이나 축하행사와 같이 마시기보다는 건배를 하기 위해 준비하는 경우에는 한병 당 6∼10명을 대접하는 것으로 계산하면 된다.
와인전문지 ‘와인 스펙테이터’가 추천 5대 샴페인
1. 드레이피어의 1959년산 샴페인 카르트 도르(Drappier 1959 Brut Champagne Carte d'Or). 가격은 병당 약 1백50달러.
2. 크루그의 1979년산 블랑 드 블랑 샴페인 클로 뒤 메스닐(Krug 1979 Brut Blanc de Blancs Champagne Clos du Mesnil). 가격은 무제한. 1백점 만점에 98점 획득.
3. 찰스 하이드식의 1990년산 브룻 샴페인 (Charles Heidsieck 1990 Brut Champagne).
가격은 병당 약 50달러.
4. 크루스의 1982년산 브룻 블랑 드 블랑 샴페인 클로 드 메스닐(Krug 1982 Brut Blanc de Blancs Champagne Clos du Mesnil). 가격은 무제한. 1백점 만점에 97점 획득.
5. 볼링어의 1981년산 엑스트라 브룻 샴페인(Bollinger 1981 Extra Brut Champagne R.D.).
가격은 병당 1백80달러정도.
샴페인 관련 용어
▷Brut: 샴페인이나 스파클링 와인의 맛이 드라이할 경우 브룻이라고 한다.
▷Demi-Sec: 약간 달콤한 맛을 내는 스파클링 와인을 뜻한다.
▷Extra Dry: 레드와인과는 반대로 스파클링 와인의 경우 엑스트라 드라이는 아주 달콤하다는 것을 뜻한다.
▷Methode Champenoise: 상파뉴 식으로 제조되었다는 뜻으로, 병 속에 샴페인을 넣을 때 설탕과 효모를 함께 넣어줌으로써 병 속에서 2차발효가 생기도록 했다는 뜻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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