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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영화] 블로우: 마약딜러의 거친 삶 그려

실화를 바탕으로 한 마약 영화 ‘블로우(Blow)’는 많은 면에서 ‘부기 나이츠(Boogie Nights)’를 연상시킨다. ‘부기 나이츠’가 포르노 업계라는 특수한 세계를 다뤘다면 ‘블로우’는 마약 딜러를 소재로 했다. 주인공 한 명이 특수한 세계에 발을 디딘 이후의 삶을 연대기적으로 따라가는 것도 닮은꼴이다. 한가지 더 공통점을 들자면 60년대와 70년대를 관통한다는 점이다.

New Line Cinem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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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기 나이츠’가 60·70년대의 시대 흐름과 교직되면서 나아가는 것과 달리 ‘블로우’는 가족의 붕괴와 함께 더 많은 교감을 이룬다. 주인공 조지(자니 뎁)이 마약 딜러로 부침을 계속할수록 그의 가정은 조금씩 허물어진다. 물론 ‘블로우’도 배경을 이루는 시대와 교감을 나눈다. 60년대 맨해턴 비치를 물들이는 히피 바람 등 시대 배경은 영화의 한 구성요소로 뚜렷한 자리를 차지한다. 하지만 시대와의 교감은 배경 이상의 역할을 하지 못한다.

뉴 잉글랜드의 작은 마을. 어린 시절 조지는 사업에 실패한 아버지와 가출을 거듭하는 어머니를 보면서 자란다. 성인이 된 뒤 LA로 온 그는 대마초 딜러에 뛰어든 뒤 콜롬비아와의 직거래를 시작하고 코케인을 팔면서 쉽게 돈을 번다. 한 때는 아파트에 현금을 쌓을 곳이 없을 정도로 부를 얻는다. 하지만 그는 불행하다. 첫 아내 바버러(프랭카 퍼텐트)는 일찍 죽고 두번째 아내 머사(페널롭 크루즈)에게는 끝내 이혼당하다. 삶의 유일한 희망이던 딸은 끝내 면회도 오지 않는다.

섹스 장면을 슬라이드 쇼를 하듯 빠른 장면으로 넘긴 영화는 모든 힘을 마약에 집중한다. ‘부기 나이츠’의 깊이와 감동이 자주 나오는 것은 아니지만 비슷한 구도의 작품임을 생각하면 한 단계 떨어진다. 한 인물의 거친 일생을 어릴 때부터 중년까지 엮어내면서도 어딘가 허전하다.

그건 아마 묵직함이 덜하기 때문일 것이다. 시대 배경과 일정한 거리를 두면서 마약문제는 입체적 시각을 잃는다. 게다가 테드 데미 감독은 마약 문제를 저돌적으로 다룰 의지가 없어 보인다. 적정한 선에서 머문다. 이를 대신한 가족과 마약의 대비는 평면적으로 반복되면서 “돈은 진짜가 아니라는 아버지의 말을 42세에 실감한다” 같은 평이한 대사에 머문다.

‘블로우’는 뛰어난 연기와 재미있는 소재에도 불구하고 투지 부족으로 정상에 오르지 못한다.
6일 개봉. 등급 R. 와이드 상영.

안유회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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