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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영화]맥쿨스의 하룻밤: 핑크빛 요녀의 유혹 남자들은 즐겁게 파멸한다

만약 누군가 깨끗한 붓 하나를 숨기듯 지니고 나와 필름 느와르의 어둡고 음습한 뒷골목을 핑크빛으로 색칠한다면, 그리고 그 길을 따라 아름다운 여인을 걸어가게 한다면 아마 그 풍경은 ‘맥쿨스의 하룻밤(One Night at McCool’s)’이 될 것이다. 다른 말로 하자면 ‘맥쿨스의 하룻밤’은 필름 느와르의 어둠, ‘펄프 픽션(Fulp Fiction)’의 폭력과 반전, 섹시스타의 끈적거리는 유혹을 배합한 반투명 수채화 쯤일 것이다.

시골 마을. 보석처럼 빛나는 아름다운 악마 주얼(리브 타일러)은 애인 유타(앤드루 실버스타인)와 함께 술집 맥쿨스에 나타난다. 단 한 번 주얼을 보는 순간 바텐더 랜디(맷 딜런)와 변호사 칼(폴 라이저), 경찰 델링(존 굿먼)의 인생은 영원히 바뀐다.
주얼은 필름 느와르의 팜므 파탈(Femme Fatale)이다. 남자를 파멸시키는 요녀. 아름답지만 치명적인 독을 숨긴 여자. 하지만 주얼은 전형적인 요녀가 아니다. 욕망과 음모를 어둔 그림자나 검은색 정장 속에 숨기지 않는다.

주얼은 핑크빛 요녀다. 화사하고 농염하다. 슬립이나 핫 팬츠를 입은 주얼은 TV광고처럼 풍만하고 섹시하다. 24세의 타일러는 그 어느 출연작보다 노골적인 섹스신을 펼치지만 아직 소녀티가 남아있는 얼굴은 영화의 귀여운 요녀 역과 잘 어울린다. 록그룹 에어로스미스의 스티브 타일러의 딸인 그녀는 확실히 성인임을 선언한다.

랜디의 집에 간 주얼. 냉장고에 아무 것도 없는 랜디는 주얼에게 물 한 잔을 건넨다. “얼음은 없네요.” “괜찮아요.” “물 맛 어때요?” “…” “물 좋아해요?” “두번째로 좋아하는 거예요.” “그럼, 제일 좋아하는건 뭐예요.” “섹스.” 랜디와 주얼의 초반 대사처럼 영화는 특별한 것을 노리지 않는다. 요녀를 뒷골목에서 밝은 침실로 끌어냄으로써 재미를 추구한다.

주얼의 아름다움에 초점을 맞춘 영화는 끝부분에서 ‘펄프 픽션’ 류의 폭력을 내놓는다. 유타의 죽음을 복수하러 온 형, 주얼과 한낮의 섹스를 즐기려던 칼과 델링, 배신당하고도 주얼을 구하려는 랜디, 주얼을 제거하려는 버마이스터(마이클 더글러스)는 한 자리에 모여 불꽃놀이같은 총격전을 벌인다.

더글러스는 제작자를 겸하면서 작은 영화 행진을 계속한다. ‘로맨싱 스톤(Romancing Stone)’이나 ‘원초적 본능(Basic Instinct)’ 같은 블록버스터 스타였던 그는 최근 몇 년간 ‘게임(The Game)’과 ‘원더 보이스(Wonder Boys)’, ‘마약밀매(Traffic)’ 등 작지만 탄탄한 작품에 더 많은 관심을 보이고 있다. ‘맥쿨스의 하룻밤’에서도 인상적인 연기를 보여준다.
27일 개봉. 등급 R. 와이드 상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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