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캐나다의 오늘] 일부다처주의자들의 천국 BC주
크레스톤 중심으로 모르몬교도들 피난처
국경넘어 미 유타주에서 계속 몰려들어
이런 전통적인 결혼을 일부일처제(monogamy)라고 부른다.
하지만 어떤 남자들은 한 여자로는 모자라서 여러 여자를 거느리고 산다.
이것을 일부다처제(polygamy)라고 한다.
일부다처제는 한국의 비롯한 동양의 여러 나라에서 오랫동안 성행됐고, 아프리카의 여러 부족과 이슬람교 국가에서 여전히 성행되고 있다.
하지만 최근 북미에서도 일부다처제에 대한 뉴스가 화제가 되고 있다.
유타주의 탐 그린(Tom Green) 씨가 바로 화제의 인물이다.
그린 씨는 모르몬교도이며 종교적 이유로 현재 5명의 마누라와 30명의 자녀의 가장이다.
모르몬교의 총본산인 유타주에는 이렇게 마누라를 여럿 데리고 사는 사람들이 수만 명에 이르지만 지금까지 이런 문제로 법정에 나선 예는 없었다.
하지만 그린 씨는 마누라 다섯 데리고 사는 남자로 각 방송국과 신문에 떠벌리고 다녔기 때문에 국민들의 여론을 의식하고 유타주가 시범 케이스로 그린 씨에게 지난 8월 24일 5년 징역형을 내렸다.
다섯 명의 마누라와 30명의 자녀들은 법정 밖에서 남편 없이 아빠 없이 어떻게 5년간을 살아야 하느냐고 엉엉 울어 뉴스의 초점이 되기도 했다.
이렇게 되자 유타주와 인근 지역에서 살고 있는 일부다처제 모르몬교도들이 갑자기 '핍박'이 임했다고 판단하고 더 안전한 곳으로 이주하는 사태가 발생했다.
그들은 과연 어디로 가고 있을까? 황량한 몬태나의 초원일까? 아니면 침엽수림 우거진 아이다호주의 계곡일까? 몬태나나 아이다호도 조용하고 숨겨진 곳이기는 해도 미국 영토이기 때문에 이 사람들이 국경을 넘어서 BC주로 몰려오고 있다는 사실이다.
물론 캐나다도 일부다처제를 불법으로 규정하고 있다.
하지만 BC주는 그것이 헌법에서 말한 기본권에 저촉된다고 판단, 그냥 묵과하고 있다.
즉 한 남자가 여럿 마누라를 데리고 살든지, 혹은 실력 좋은 여장부가 사내를 여럿 데리고 살아도 BC주에서는 죄가 되지 않는다는 말이다.
이렇게 되니 유타주와 인근 서부 지역에서 모르몬교도들이 물밀 듯이 BC의 동부 산악지역으로 몰려오고 있다.
이들이 즐겨 찾는 곳은 BC주 내륙인 리스터, 크레스톤 지역이다.
지도를 펴보면 이 지역들이 미국 아이다호주의 북부 국경지역이다.
이곳에는 이미 오래 전부터 일부다처제 모르몬 교인들이 대거 거주하는 지역으로 알려졌으며, 심지어 이들 미국인들은 국경을 사이에 두고, 살기는 BC주에 적을 두고 있으나 아이들은 매일 아침 국경을 넘어서 미국 학교에 보내고 있다.
유타주는 원래 모르몬교의 창시자 조셉 스미스를 따르는 사람들이 일부다처의 교리로 인해 사람들로부터 핍박을 받아 1840년대에 도망 와서 세운 주이다.
조셉 스미스도 여러 명의 부인을 데리고 있었다는 것은 잘 알려진 역사적 사실이다.
하지만 유타주가 1896년에 미국 연방에 가입하면서 일부다처제를 없애야 된다는 조건을 수용하게 되므로 그때부터 일부다처제는 수면 아래로 가라앉고 말았다.
현재 크레스톤 지역에는 일부다처제를 고집하는 교인들의 공동체가 여럿 존재하고 있다.
그 중에 가장 큰 것이 <바운티불 코뮨> 이다.
즉 풍성한 공동체라는 말이다.
듣기에 따라서는 마누라가 풍성하다고 전달 될 수도 있다.
이곳에는 1천명이 넘는 회원이 있다고 알려졌다.
특히 이곳 지도자인 윈스턴 불랙모어 씨는 40대 중반의 사업가인데 마누라가 30명이며, 자녀가 80명이다.
이들은 마누라 여럿 데리고 사는 것이 왜 나쁘냐고 반문한다.
믿음의 조상 아브라함도 여러명의 마누라를 두었고, 다윗, 솔로몬, 이삭, 야곱 등 성서의 인물들이 상당수 마누라를 여럿 데리고 살았다는 것이다.
그리고 성경 66권 어느 구절에도 일부다처를 정죄 한 곳이 없다고 항변하고 있다.
크레스톤 지역의 모르몬 관계자들은 앞으로 미국이 더 강하게 일부다처주의자들을 법으로 다스리려고 한다면 스미스의 후계자 브리검 영이 교인들을 이끌고 미 동부에서 중부의 대초원의 횡단해 유타를 건설했던 것처럼 대거 북진하는 또 다른 엑스도스가 연출될 것이라고 전망하고 있다.
지상에서 가장 살기 좋은 곳 중의 하나로 소문난 브리티시 컬럼비아주가 마누라 여럿 데리고 사는 남자들에게도 더없이 좋은 피난처가 된다니 과연 좋긴 좋은 모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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