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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 한인타운 '코리안 밸리'

‘그 곳에 가면 코리안 밸리가 있다’

지난 30여년 동안 LA를 중심으로 시작된 남가주 한인 이민 역사.

이젠 남가주내에서 한인들이 없는 도시를 찾기가 더 힘들어졌다고 말해도 과언이 아니다.

LA에서 마운틴 하이 스키장을 가기위해서는 필렌(Phelan)시 138번 하이웨이를 거쳐 가야 하는데 이때 조금만 주의깊게 주위를 살펴보면 곳곳에 한국말로 쓰여진 간판들을 볼 수 있다. 설마 이곳에까지 한인들이 있을까라는 생각에 지나쳐 버리기 쉽지만 바로 이곳 필렌시를 중심으로 제2의 한인 타운 건설을 꿈꾸는 한인들이 있다. 이곳이 바로 200여명의 한인들이 가족처럼 정겹게 모여사는 ‘코리안 밸리’다

코리안 밸리라는 명칭은 138번 하이웨이를 중심으로 필렌시 산줄기 곳곳에 한인들이 모이기 시작하면서 현지 한인들에 의해 그 이름이 붙여졌다. 실질적인 코리안 밸리의 역사는 93년 들어 급격히 한인들이 이 곳으로 모여들면서 시작됐다.

물론 이전에도 몇몇 한인 가정들이 이곳에 거주하고 있었지만 당시 서로가 서로를 잘 알지 못해 정기적인 모임 등과 같은 잦은 왕래는 거의 없었다.

현재 이 지역에 가장 오래 거주한 한인은 필렌 한인 반상회장을 맡고 있는 김윤중(67)씨로 74년부터 이 곳에서 터전을 꾸려왔다. 김씨는 현재 인근 지역에서 ‘픽(Peek) 커피샵’을 운영하고 있다.

현재 정확한 한인 인구수는 불분명하지만 대략적으로 70여 가정에 200여명의 한인들이 모여사는 것으로 알려졌다. 몇 해전부터 한인들간에 반상회를 조직해 한달에 한번씩 정기모임을 갖고 있으며 이웃에 무관심한 도시인들과는 달리 자연과 동화된 따뜻한 정이 넘치는 삶의 터전을 일구고 있다.

91년 2월에 이곳으로 이사온 필렌 한인 반상회 정찬국 총무는 “90년대 초반에 LA폭동과 노스리지 지진 등으로 인해 교외지역을 찾던 한인들이 이 곳으로 옮겨왔다”며 한인들이 크게 늘어난 배경을 설명했다.

정씨는 “LA지역을 비롯한 도시 지역에 사는 사람들 중에 쳇바퀴와 같은 도시 삶보다는 자연친화적인 생활을 구상하는 이들이 있다면 이곳이 가장 좋은 장소”라고 덧붙였다.

현재 일부 가정들은 숙식업을 운영하면서 이곳을 찾는 손님들에게 편안한 안식처와 음식들을 제공하고 있으며 과수원을 비롯해 카페를 운영하는 가정 등 자연과 어울려 다양한 생업에 종사하고 있다.

현재로서는 노년층 인구가 많은 편이나 일부 젊은 가정들은 LA지역을 비롯한 LA동부지역 등에 직장을 두고 출퇴근을 하기도 한다. 또한 이곳에는 우수한 교육 환경의 초·중·고교가 있어 자녀를 둔 부모들에게는 금상첨화다. 인종 분포에 있어서는 백인이 대다수이며 동양계는 대부분이 한인들이다.

눈이 내리지 않는 LA에서 매년 겨울이 되면 눈을 볼 수 있는 것도 이곳 주민들의 자랑이다. 코리안 밸리 지역은 고지대에 위치해 LA지역보다 일교차가 심하다. 초가을정도만 돼도 산바람으로 추위가 심해져 이곳을 찾는 방문자들은 따뜻한 옷 한 벌 정도를 여분으로 준비하는 것이 좋다.

이곳에서 오래 생활한 한인들의 대부분은 이런 밤추위에 많이 익숙해진 편이다. 신기한 점은 코리안 밸리의 사람들 대부분이 감기 없이 겨울을 난다. 또한 병충해도 없고 공기도 맑기 때문에 환절기·먼지 앨러지로 고생하는 이들은 몇 주만 이 곳에 살아보면 그 차이를 확연하게 느낄 수 있다.

97년에 코리안 밸리로 이사온 ‘넓은벌 동쪽’의 리차드 문(46)씨는 “현재 170여마리의 멧돼지를 직접 기르고 있다”며 “공기 좋고 물 좋고 지상에 낙원이 따로 없다”며 자랑을 늘어놨다.

또한 겨울이 시작되는 11월부터 다음해 여름이 오기 전 4월까지 10분 거리의 마운티 하이 스키장으로 스키를 타러 갈 수 있으며 무더운 여름 날엔 산바람 덕택에 시원한 하루하루를 보낼 수 있다.

코리안 밸리 지역은 아직까지 많은 이들에게 그 절경이 알려지지 않아서인지 비슷한 조건의 다른 지역에 비해 집값이 상대적으로 저렴하다. 15만달러선에서 2.5에이커(acre) 지역에 사방으로 전경이 모두 보이는 집을 구할 수 있다. 거주 목적으로는 물론, 노후 계획과 주말 별장 등을 생각하는 이들에게도 아주 안성맞춤이다.

주위 환경이 아무리 좋다해도 주위 이웃이 맘에 들지 않는다면 사는 곳에 대한 만족감이 크게 떨어지게 마련이다.

또한 LA지역 등과 같이 한인이 많은 아파트나 타운 하우스에 산다고 해도 관심을 갖지 않으면 이웃집에 누가 사는 지를 한 해가 지나도록 모르는 것이 도시의 삶이다.

하지만 이곳 코리안 밸리의 삶은 전혀 다르다. 매월 정기적으로 열리는 반상회를 비롯해 이웃간의 정을 나누는 모임들이 활발하다. 그래서인지 그들은 같이 살고 있는 사람들이 이웃이 아니라 가족 이상이라고 입을 모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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