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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전갈왕'의 켈리 후

지난 5일 ‘전갈왕(The Scorpion King)’ 개봉과 관련해 인터뷰가 마련된 베벌리힐스의 호텔 객실. 하와이 출신의 중국계 4세 여배우 켈리 후(34)가 모습을 드러내자 8명의 기자가 둘러앉은 테이블엔 화기가 돌았다.

그건 아름다움이 발산하는 기운이기도 했지만 동시에 기자들의 호기심이기도 했다. 16세 때인 85년 미스 틴USA에서 미의 관을 쓰고 18세에 할리웃의 문을 두드린 아시안 여배우. 모델로는 유명하고 TV와 영화에 얼굴을 비췄지만 아직 대중적으로 낯선 배우 켈리 후.

99년의 ‘미라(The Mummy)’, 2001년의 ‘미라2(The Mummy Returns)’라면 최근에 가장 성공한 블록버스터 시리즈다. 흥행대작 출연, 그것도 비중있는 배역은 배우라면 누구나 열망하는 자리다. “이 영화는 내 배우경력에서 아주 큰 도약이다.” 그가 여기까지 이르는 데 16년 걸렸다는 점을 생각하면 할리웃에서 돌파구는 결코 빨리 오지 않는다.

공동제작자인 케빈 미셔는 “영화사에서 켈리 캐스팅에 제동을 걸었다. 연기 경험이 없어서이다. 이전 출연작을 보여준 다음에야 통과됐다”고 털어놓았다. 미셔는 “나는 직감적으로 가능성을 확신했다”고 덧붙였다.

배우가 되려는 이들에게 한마디를 부탁하자 “어렵다. 누구나 할 수 있는 일이 아니다”라고 빠르게 대답했다. 거부당하는 경우가 훨씬, 거기에 또 훨씬 많기 때문이다. 워낙 퇴짜를 잘 맞는 직업이어서 이를 심각하게 받아들이면 못견딘다. “할리웃에 왔을 때 18세였는데 어떤 배우가 내게 이런 말을 해줬다. ‘성공도 실패도 똑같은 크기로 받아들여라.’ 속뜻을 이해하는데 10년이 걸렸다. 이 영화로 나는 성공했다. 스스로도 놀랍다. 하지만 확대해서 생각하지 않는다. 이게 나의 모든 것은 아니기 때문이다. 실패도 마찬가지로 받아들인다.” 그는 인생에서 배우라는 직업 말고는 없다는 생각을 경계했다. 16년만에 큰 배역을 얻었지만 인생에는 다른 많은 측면이 있다고 믿는다.

그가 맡은 마녀 카산드라는 강한 인상을 풍긴다. 최근 할리웃에 불고 있는 강한 여자와 흐름을 같이 한다. “파워가 넘치는 인물이라는 점이 가장 매력적이었다. 원래 카산드라에겐 액션 신이 없었는데 내가 요구해서 넣었다.”

그렇지만 영화에서 그의 모습은 노출에 집중됐다. 강한 이미지도 성적 매력을 강화하려는 의도로 보였다. 그가 입은 의상은 속옷 패션쇼 같을 때가 많았다. 그가 등장하면 등급 PG-13이 아슬아슬해 보였다. 본인도 “세상에서 가장 불편한 의상이었다”고 얘기했다. “의상이 거의 없었다고 할 수 있다. 적응하는 데 시간이 걸렸다. 촬영 첫 날 전라로 물길을 타고 내려오는 장면을 찍었다. 말 그대로 아주 작은 조각 하나를 걸쳤는데 물에 젖자 아무 것도 입지 않은 것과 다를 바 없었다. 최악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의상은 촬영 중 가장 힘들었다.

노출연기에 얼굴을 찌푸릴 관객도 있을 것이다. 아시안 여자에 대한 고정관념을 더 깊게 심어준다는 생각도 그의 연기를 바라보는 시각일 수 있다. 본인은 쾌활하고 솔직하게 대답했다. “내 목표는 언제나 돈, 돈, 돈이다.” 미스 틴USA에 참가한 이유도 그랬다. 지방대회라도 우승 타이틀이 있으면 일본에서 쉽게 모델이 되고 출연료도 많아진다는 말을 듣고 참가를 결정했다.

소수계 배우들에겐 멍에가 있다. 커뮤니티의 대표처럼 인식된다는 사실이다. 그는 소수계라 주눅드는 것도, 과대평가되는 것도 거부했다.

미스 틴 USA 하와이 예선에서 우승하자 어머니는 이렇게 말했다. “전국대회 우승은 꿈도 꾸지 말아라. 아직 아시안이 우승할 때는 아니다.” 그는 이렇게 반문했다. “내가 아시안이었어요 ” 목표는 결선에 오르는 10명 안에 드는 것이었지만 결국 우승했다.

그는 롤 모델이란 말을 싫어한다. “사람들은 잘못된 이유로 롤 모델을 선택한다고 생각한다. 골을 잘 넣고 높이 뛰고 빨리 달린다고 롤 모델은 아니다. 존경할 만한 다른 이유가 많을 것이다. 내가 아시안 여자인 것은 우연이고 운이 좋아 영화계에서 여기까지 왔다. 목숨을 구하고 질병을 치료하는 것과는 다르다. 나는 그냥 배우일 뿐이다.”

원래 카산드라는 아시안 여자를 설정하고 쓰여진 역이 아니었다. 마녀가 반드시 아시안 여자여야 할 이유는 없다. “예전에 비해 유색인종에게도 좋은 기회가 많아졌다. 아주 빠른 시일 안에 아시안도 오스카를 수상한다고 확신한다.”

이번엔 노출연기였지만 다음 작품은 액션영화다. 그는 현재 젯 리(이연걸)와 함께 조얼 실버(메이트릭스)가 제작하는 ‘요람에서 무덤까지(Cradle 2 the Grave)’를 촬영하고 있다. “무술장면이 아주 많아요.”



안유회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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