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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경래 박사의 성경바로 읽기(3)- 노아의 세 아들 순서

일반적으로 노아의 세 아들은 셈, 함, 야벳의 순으로 일컬어진다 (창세기 5:32, 6:10, 7:13, 9:18, 10:1, 대상1:4). 대부분의 성경 독자들은 이러한 배열로 인하여 그들의 나이 역시 같은 순서대로 알고 있는 듯하다.

그러나 과연 노아에게 셈, 함, 야벳의 순서로 아들들이 태어난 것인가 우리는 성경 본문을 통하여 이에 대한 해답을 찾을 수 있다. 다만 이 과정에서 문제가 되는 것이 하나 있는데, 현대어 번역본들에 나타나는 성경 오역이 바로 그것이다.

개역 성경은 창세기 5:32을 “노아가 오백세 된 후에 셈과 함과 야벳을 낳았더라”로 번역하고 있다. 여기서 ‘된 후에’는 원문에 없으므로 문맥을 고려하여 번역문에 삽입한 것이다. 창세기 5:32의 히브리어 원문을 직역하면, “노아가 오백세가 되었다. 그리고 그는 셈과 함과 야벳을 낳았다”이다.

이 문장을 통하여 세 가지 가능성을 생각해볼 수 있다. 첫째 노아가 오백세 되던 해에 세 쌍둥이가 태어났으며, 둘째 이들 세 아들이 노아가 오백세 되기까지 차례대로 태어났다. 마지막으로 노아가 오백세 되던 해 첫 아들이 태어나고 그 다음에 차례대로 다른 두 아들도 태어났다.

히브리어 어법상 앞의 두 가지 보다는 세 번째 것이 가장 적절하다. 따라서 이에 대한 우리말 번역은 타당성이 있다. 단지 여기서 ‘셈과 함과 야벳’이라는 순서가 꼭 나이에 따른 순서여야 할 이유는 없다.

다음으로 고찰해야 하는 구절은 창세기 10:21이다. 개역과 (“셈은 에벨 온 자손의 조상이요 야벳의 형이라. 그에게도 자녀가 출생하였으니”) 표준새번역 (“야벳의 형인 셈에게서도 아들딸이 태어났다. 셈은 에벨의 모든 자손의 조상이다”) 모두 셈을 야벳의 형으로 번역하였다. 여기서 ‘야벳의 형’이라고 번역된 구절을 히브리어 원문과 ‘칠십인역’을 통하여 살펴보기로 하자.

이 문제의 구절은 히브리어로 ‘악히 예펫 하가돌’이다. 유대인 맛소라(전통) 성경학자들이 고안해낸 액센트를 무시할 경우 이 히브리어 구절은 ‘야벳의 큰 형제(brother)’와 ‘큰 (자) 야벳의 형제’로 직역할 수 있다.

다시 말해서 ‘크다’(‘가돌’)라고 하는 형용사가 ‘야벳’(‘예펫’)과 ‘형제’(악히’) 중 어느 것을 수식하느냐에 따라 이 문구의 해석이 달라진다. ‘야벳’을 수식할 경우 야벳이 형이 되고, ‘형제’를 수식하면 셈이 형이 된다.

히브리어 성경 액센트 부호의 기능 중 가장 중요한 것은 구두점 역할이다. 맛소라 성경의 액센트는 여기서 ‘크다’가 ‘야벳’을 수식하고 있음을 명시하고 있다. 다시 말해서 맛소라 학자들은 야벳을 셈의 형으로 이해했던 것이다.

이 점에 있어서 칠십인역 역시 맛소라 학자들의 견해를 지지해준다. 이 구절에 대한 칠십인역을 보면, 명사 ‘야벳’과 형용사 ‘크다’는 동일한 2격(소유격)을 취하고, ‘형제’는 3격으로 되어 있다. 따라서 ‘큰 자’는 셈이 아니라 야벳인 것이다.

셈이 야벳보다 더 어리다는 사실은 창세기 11:10을 통하여서도 찾아볼 수 있다. “셈의 후예는 이러하니라. 셈은 일백세 곧 홍수 후 이년에 아르박삿을 낳았고”라는 이 기술에 의하면, 셈이 일백세가 된 것은 홍수 후 2년이 지나서 일이었다.

노아가 6백세 되던 해 2월 10일 노아와 그의 가족은 방주로 들어갔고 (창세기 7:9∼12), 그들이 방주 밖으로 나온 것은 노아가 6백1세 되던 해 2월 27일이었으니 (창세기 8:14∼19), 노아 홍수는 햇수로 볼 때 2년이나 지속된 장기간의 대사건이었다.

‘홍수 후 2년’이란 문구는 홍수 사건이 완전히 끝난 후 또 두 해가 흐른 뒤의 일임을 가리키는 듯하다. 그렇다면 노아의 나이가 대략 6백4세가 되던 해에 셈은 나이 1백세가 되어 아르박삿을 낳았을 것이다. 그리고 셈은 노아가 5백4세가 되던 해에 태어난 셈이 된다. 이로써 셈은 결코 노아의 맏아들이 될 수 없음을 알 수 있다.

이상으로 우리는 야벳이 셈보다 먼저 태어났다는 사실을 고찰해 보았다. 노아의 세 아들 중 다만 함의 연령상의 위치가 확실치가 않다. 창세기 10장에서는 노아 세 아들의 족보를 소개하고 있는데, 여기서는 야벳(2-5절), 함(6-20절), 셈(21-31절)의 순서로 열거되어 있다. 아마도 이는 나이 순서대로 배열한 것이 아닌가 한다.

참고적으로 유대인의 미드라쉬와 탈무드(산헤드린 69b)에서는 노아 세 아들의 연령별 순서를 제대로 이해하고 있다. 그리고 현대어 역본들 중에서는 킹 제임스 버전(King James Version)이 창세기 10:21을 제대로 번역하였다: “Unto Shem also, the father of all the children of Eber, the brother of Japheth the elder, even to him were children born.”

노아 세 아들의 연령별 순서를 올바르게 이해함으로써, 우리는 다시금 “먼저 된 자로서 나중 되고 나중 된 자로서 먼저 될 자가 많다”는 (마태복음 19:30; 21:16) 예수님의 말씀을 다시 한 번 확인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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