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지막 4할타자 '테드' 윌리엄스 사망
메이저리그의 ‘마지막 4할타자’ 테드 윌리엄스가 우리의 곁을 떠났다.타율 4할이 이슈가 될 때 마다 이야기의 ‘단골 손님’이었던 윌리엄스는 5일 83세를 일기로 숨을 거뒀다.
사망 원인은 심박 정지(cardiac arrest). 오래 동안 심장 상태가 좋지 않아 여러 차례 병원으로 긴급 후송된 바 있는 윌리엄스는 지난 2000년 11월 인공 맥박 조절기 이식 수술을 받았고 2001년 1월에도 심장과 관련된 대수술을 받은 바 있다.
윌리엄스의 사망소식이 전해지자 조지 부시 대통령은 “그가 떠남으로써 우리는 야구계의 전설을 한 명 잃게 됐다. 그는 야구 필드와 전쟁터에서 특별난 재능과 애국심을 보여준 인물이었다”며 애도의 뜻을 전했다.
보스턴 레드삭스의 전설적인 스타인 윌리엄스는 1942년 시즌, 4할 타율을 기록했는데 이는 이후 아무도 넘지 못한 대기록이 됐다.
그의 4할 타율은 만들어진 것이 아니라 더욱 인정을 받았다. 윌리엄스는 1942년 시즌 당시 마지막 게임에 출전하지 않아도 4할을 기록하면서 시즌을 마칠 수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정규시즌 최종 경기에 나와 4타수3안타를 기록, 시즌 피날레를 멋지게 장식했다.
최종 타율은 4할6리. 이는 윌리엄스의 타율 4할이 더욱 빛나게 만들었다.
윌리엄스는 또 전성기 때 2차대전과 한국전쟁에 참전해 미국 국민들로부터 열렬한 박수 갈채를 받았다.
그는 한창 때 무려 4년6개월 동안 군복을 입었다. 21세기의 프로 야구 선수들과 프로 스타들은 상상도 할 수 없는 엄청난 희생이었던 것.
윌리엄스는 33세였던 1952년, 한국전에 참전 했다. 한반도를 밟았던 것은 53년 2월4일이었다.
윌리엄스는 생전에 당시를 회상하며 “많은 사람들이 한국전 참전 이야기로 나를 영웅으로 만들려고 하는데 나는 내가 해야 할 일을 했을 뿐이다. 만약 나는 야구 선수가 아니었더라면 공군이 되었을 것이다”라고 겸손하게 말했다.
1918년 8월30일 캘리포니아주 샌디에고에서 태어난 윌리엄스는 1939년부터 메이저리거가 돼 19년간 레드삭스 유니폼만을 입었고 생애 통산 3할4푼4리, 521홈런, 1,839타점을 기록했다.
윌리엄스는 야구 선수로선 환갑이 훨씬 지난 나이인 40세이던 58년 시즌에 0.328의 타율로 리그 타격왕에 올라 많은 사람들을 깜짝 놀라게 하기도 했다.
1966년 명예의 전당에 헌액 된 바 있는 윌리엄스는 99년 보스턴에서 열린 올스타전에 아픈 몸을 이끌고 펜 웨이 스타디움에 나와 전 세계 야구 팬들에게 감동을 안겨준 바 있다. 윌리엄스는 당시 심장 수술과 시력 감퇴로 거동이 불편했지만 야구 팬들을 위해 자신의 약해진 모습을 만천하에 공개했다.
올스타 행사에 참가했던 명예의 전당 헌액자들과 올스타 선수들은 윌리엄스를 둘러싸며 그의 앞길을 축복했고 눈물을 글썽이며 ‘영웅’의 쾌유를 빈 바 있다.
박병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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