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개인칼럼] 남향집은 북향집?
한인 고객중 처음으로 집을 장만하시려는 분들이 원하는 여러 요소 중 공통된 것이 하나 있다면 바로 남향집이다. 그러나 이는 ‘언덕위의 하얀집’ 만큼이나, 현실성이 없는 환상인 것이다.우선 한옥과 양옥의 구조를 비교해보자.
한국은 대부분 일자이거나 ㄱ 자의 형태로 대청마루를 중심으로 한 방향(대문)으로 향하고 있다. 뒤쪽에는 아주 작은 창문이 있거나 없거나 하며, 앞쪽으로는 방마다 커다란 창호지의 문들이 있다. 이곳이 유일하게 빛이 들어오는 통로이므로 집안이 밝으려면 대문이 남향인 남향집이 가장 바람직한 한옥의 방향인 것이다.
그러나 양옥은 대문이 남향인 남향집은 주로 현관, 차고, 리빙룸 등 가족의 주거공간이 아닌 곳만 남향이고 뒤쪽의 가장 중요한 부엌, 훼미리룸등은 어두운 북향이 되는 것이다. 그러므로 새 동네의 빌더가 단독주택을 분양할 때 북향집에다 땅 프리미엄을 더 붙이는 이유를 알아야 할 것이다.
사실 대문의 방향이 북향, 서향, 북서향인 집은 다 인기있는 방향의 집들이다. 왜냐하면 미국인들은 안방이 동향이여서 아침햇살에 눈을 뜨는 것을 좋아하고 훼미리룸과 부엌은 하루종일 밝은 남향을 선호하며, 뜨겁고 짜증나는 오후 햇빛을 피할수 없는 서향의 썬덱을 가장 쓸모없는 것으로 간주하고 싫어한다.
집의 후면이 남향이면 또한 걸어 나갈수 있는 문을 두짝의 큰 유리문으로 만들어 하루종일 밝은 지하실을 즐길수 있다.
그러므로 처음 집 장만을 하는 분들은 이제 남향집을 찾지 말고 살기 좋은 북향집이나 서향집을 찾으시길 바란다. 물론, 어떤 미신적인 이유 때문에 남향집을 찾으신다면 나는 할말이 없다. 대문이 남향이어야 가족이 화평하며 행복이 있다든지….
그러나, 중개인으로서 나의 생각은 대문이 아닌 가족실이 남향이여야 가족에 행복이 깃든다고 본다. 왜냐하면, 햇빛은 신이 인간에게 주시는 가장 위대한 선물중의 하나이기 때문이다.
늘 어두운 곳에서 사는 사람들, 혹은 어둡게 해 놓고 사는 사람들은 성격도 어둡고 부정적임을 보았고 밝은 곳에서 혹은 밝게 해놓고 사는 사람들은 그들의 관계도 원만하며 웃음과 기쁨이 있음을 보아왔기 때문이다.
또 밝은곳에는 곰팡이도 없고 칙칙한 냄새도 없기 때문에 건강하고 쾌적하게 살 수 있는 것이다. 또한 초록의 실내용 화분도 싱싱하게 키울 수 있기도 하다.
오늘도 나는 ‘내 영혼에 햇빛 비치니 영화롭고 찬란해’를 부를 수 있는곳에서 머무르고 싶다.
문의: 703-625-8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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