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길채 감독의 '헤라 퍼플' LA 개봉 호평
한인 정길채 감독의 ‘헤라 퍼플(Hera Purple:Devil Goddess)’이 주류언론의 호평 속에 흥행에서도 호조를 보이고 있다.LA타임스의 영화평론가 케빈 토마스는 영화 개봉일인 27일자에서 ‘헤라 퍼플’을 “남성이 여성을 억압하고 착취하는 아시아의 관습에 대한 전면적인 공격”이라고 평가했다. 정 감독에 대해서는 “기술적으로 뛰어나고 역동적인 감독”이라고 높였다.
LA위클리는 “프로이트식 심리분석과 그리스 신화, 현대 한국의 성차별, 경찰의 수사, 노골적인 섹스신이 느슨하게 혼재한다”면서 심야상영 컬트영화 요소로 가득하다고 평가했다.
호평은 관객으로 이어졌다. 정 감독은 “1회 상영당 관객수가 적게는 30 명에서 많게는 1백10명에 이르렀으며 95%가 주류관객이었다”고 전했다. 인디영화 상영관의 관객수로는 괜찮은 수준이다.
‘헤라 퍼플’은 개봉 2주째인 4일부터 웨스트 할리우드에 있는 램리스 선셋 5로 상영관을 옮기는데 주류관객의 관심이 높자 미국에서 리메이크하는 방안이 논의되고 있다.
호평과 흥행 호조는 애초의 기대를 넘어서는 것이다. 영화 홍보 포스터에는 DVD와 VHS의 출시 예정일이 이번달 15일로 잡혀있었다. 상영 시작 3주 만에 비디오를 출시하겠다는 것은 극장 흥행에 지나친 기대를 걸지 않겠다는 것을 의미한다. 하지만 결과는 기대보다 좋았다. 여기서도 ‘헤라 퍼플’은 일반적인 예상을 깨는 컬트적 요소를 갖추고 있는 것같다.
정 감독의 표정은 고무돼 있었다. “한국에서 잃은 자존심을 미국에서 되찾았다. 영화 자체로 평가를 받아서 너무 기분이 좋다.”
한국에서 외면받았던 영화가 이곳에서 호평을 받은 이유는 무엇일까. “섹스에 대한 솔직한 묘사와 함께 (영화를 끌어가는) 심리상담이란 소재가 미국에선 보편적인 것이어서 이해가 쉬웠을 것이다.”
영화 개봉 이후 그가 가장 많이 받는 질문은 고난도 섹스 신을 어떻게 촬영했느냐는 것. 영화 속의 섹스 신은 수중 정사를 포함해 서커스를 연상시킨다. 설원 위의 정사는 영하 18도의 날씨에서 18시간 동안 촬영했다. 트럭 3대 분의 장작으로 배우들 주변에 불을 피워도 추위는 가시지 않았다.
금기를 깨고 싶은 노골적인 섹스 신은 한국에서 3번의 검열을 거쳐서야 겨우 통과됐다. “신부의 섹스 신을 문제 삼길래 격렬하게 항의했다. 십자가 아래에서 사제가 시간하는 장면이 있는 ‘퀼스(Quills)’는 통과시키면서 내 영화가 안되는 이유는 뭐냐고 따졌다.”
74년 이민와 89년부터 영화에 뛰어든 뒤 ‘비설’과 ‘A 삶’을 만든 그는 한국에서 검열과 싸우다 지친 마음을 무삭제 상영과 호평 덕에 많이 위로받은 듯했다. 이때문인지 리메이크에도 강한 자신감을 보였다.
선셋 5 극장 주소는 8000 Sunset Bl. 문의 (323)848-3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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