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별 뉴스를 확인하세요.

많이 본 뉴스

광고닫기

기사공유

  • 페이스북
  • 트위터
  • 카카오톡
  • 카카오스토리
  • 네이버
  • 공유

파스텔톤 풍경속으로, 웨스트 버지니아 단풍기차

한스여행사 관광 동행기

 단풍은 가을정취의 하일라이트다.

 온산을 붉게 태우는가 하면 가까운 동네숲속까지 온통 파스텔톤의 때때옷을 입힌다. 붉게 타오르는 적단풍에서부터 화려한 핑크빛 벚나무, 단아한 노랑색 참나무 호도나무 등이 어우러져 울긋불긋한 색채미학의 진수를 보여주고 있는것.

 워싱턴일원에서 손꼽는 단풍명소로는 웨스트 버지니아주의 포토맥강 지류와 메릴랜드주의 컴버랜드지역이 으뜸. 특히나 산림이 80%이상을 차지하는 웨스트 버지니아는 빛깔곱고 풍성한 단풍으로 인해 해마다 이맘때면 가을나들이객들의 발길이 잦다.

 단풍은 나무들이 한해살이를 마무리하며 스스로 입을 떨구기전에 잠깐동안 거치는 생리적현상. 기간이 짧은만큼 단풍구경의 절정기를 포착하기란 그리 쉽지않다. 그러나 올해는 단풍시기가 예년보다 다소 늦어져 가을을 감상할 여행기회가 그만큼 길어진 셈.

 한스여행사의 ‘스타 가이드’ 로버트 장은 “지난여름 가뭄으로 인해 단풍이 좀 늦게들었고 색깔도 예년만큼 곱지는 않을전망”이라며“이번주말부터 11월초까지가 단풍의 절정기를 맞을것”으로 내다봤다.

 바쁜 삶으로 인해 아직 단풍여행을 다녀오지 않았다면 자연이 차려준 색동파티에 지금이라도 한번 참여해봄이 어떨가. 또 돌아오는 길에 워싱턴근교 농장에 들러 요즘이 제철인 사과피킹이라도 한다면 기쁨은 두배. 눈으로 만끽하는 가을여행과 과일을 맛보는 미각여행을 동시에 즐길수 있으니 말이다.

 지난주 다녀온 웨스트 버지니아의 단풍기차관광과 I-66선상의 하트랜드 과수원의 당일여행기를 소개해본다.

 ■포토맥 이글 단풍기차=애난데일에서 아침 7시에 출발, 웨스트 버지니아 롬리역에 도착한 시각이 9시30분. 롬리(Romney)역에서 10월26일(토)까지 하루 두차례씩(오전10시 오후2시) 특별운행되는 포토맥이글 단풍열차를 탔다. 남쪽의 시카모어 브릿지를 돌아오는 왕복 3시간코스.

기차는 좌석이 따로없지만 대개 객실에 앉아간다. 맨앞쪽칸을 오픈객차로 운영하기때문에 바람이 쌀쌀하지만 않다면 이곳에 타는게 가을의 운치를 제대로 즐길수있는 방법. 오픈객차를 타려는 사람이 많기때문에 중간중간에 교대시간이 있다.

 칙칙폭폭....기차여행은 언제나 마음이 편하고 넉넉하다. 덜커덩거리며 느릿느릿 움직이는 포토맥이글호는 어릴적 시골간이역의 완행열차를 생각나게 한다.

 차창밖으로 길게 이어지는 육중한 산과 나란히 흐르는 포토맥강. 단풍이 산 능선위에서부터 불질러 내려오다 아래의 고즈넉한 강물을 만나 수면위에 다시 제모습을 채색해 놓았다. 산과 강이 서로 입맞춤이라도 한듯 색구분이 없다.

게이더스버그에서 온 여행객 차주건씨는 “가족들과 조용히 지내기위해 가끔씩 웨스트 버지니아를 찾는다”며 “단풍은 일교차가 큰곳이 아름답고, 특히 강변을 따라 단풍색이 더욱 선명하다”고 귀띔해준다.

 이곳의 단풍은 본국의 단풍과는 약간 다르다. 예컨대 설악산의 선홍색 오색단풍, 월악산의 당단풍, 내장산의 애기단풍, 그리고 지리산 피아골의 피빛단풍에 비하면 이곳 단풍의 색깔은 단아하고 수수한편. 아무리 절정기라도 색깔이 그리 강하지 않다. 미국산림의 특성상 상록수들이 많이 섞여있어 푸른빛 감도는 몽실몽실한 단풍이 되지않았나 싶다.

포토맥 이글 기차여행은 미국내에서도 손꼽히는 단풍열차 유람코스다. 깨끗한 자연풍광도 볼거리지만 기차가 출발하는 롬리는 파란의 역사현장으로도 유명하다.

롬리는 웨스트버지니아에서 가장 오래된 타운. 1762년 영국왕족 토마스 페어팩스경이 당시 인디언방어요새인 포트 피어셀에 도시를 세운뒤 롬리로 명명했다. 남북전쟁때는 산악지대인 무어필드와 롬리사이가 전략의 요충지가 돼 남군과 북군이 전쟁을 치르며 교대로 점령하는 바람에 현재까지도 상처를 간직한 역사유물이 곳곳에 남아있다.

여행 도중에는 ‘미국의 나라새’인 흰머리독수리 서식지를 지난다. 나들이객들은 미리 준비해온 망원경으로 하늘높이 나는 독수리를 관찰하느라 여념이 없다. 흰머리 독수리(Bald eagle)는 1782년 세계최초로 나라새로 지정된 조류로, 1천피트 상공에서 고공비행하며 순식간에 낙하해 물고기나 포유류까지도 잡아먹는다. 몸길이는 대개 90센티~1미터정도.

기차가 느릿느릿 시카모어 브릿지를 지난뒤 롬리역으로 다시 회귀한다. 다리건너편 초원에서 한가롭게 풀을 뜯는 염소떼를 뒤로하고 또한번 포토맥강 밸리로 접어든다. 여행객들은 오며 가며 보는방향에따라 대자연의 단풍쇼를 다시한번 즐긴다.

▶가는길:I-66 West로 한시간여 달리다 I-81 North로 갈아탄뒤 루트37 North-루트50 West로 길을 바꿔 한시간정도 더 가면 롬니역에 도착한다.

 ■하트랜드 오차드(Hartland Orchard) 사과피킹=워싱턴으로 돌아오는 I-66선상에 Eixt 18번으로 빠지자마자 하트랜드 과수원의 드넓은 초지와 구릉을 만난다. 좁다란 외길 과수원길로 약 5분정도 더 들어가면 농가건물이 나오고, 산기슭쪽으로 사과나무들이 빼곡하다.

 작은 팩백(사과가 20~30개 들어갈 크기) 하나에 4불, 큰 팩백은 8불, 별도의 입장료는 따로 없다.

 사과향 가득한 농장에 들어서면 방문자들은 먼저 팩백을 사들고 과수원으로 달린다. 주렁주렁 탐스럽게 열린 사과를 직접따는 재미를 빨리 누리고 싶기때문.

과수원에는 사과 품종별로 붉은색 ‘Red delicious’‘York’‘Golden delicious’와 푸른색 ‘Stayman’등이 가지마다 촘촘하다. 과수원의 한 농부는 "올해는 붉고 윤기가 감도는 Red delicious가 가장 달다"고 얘기해 줬다.

가을의 따스한 햇살아래 나들이객들은 과수원에서 제공하는 긴 작대기로 사과를 따랴, 참을수없는 식욕을 먼저 채우랴, 기념사진 찍으랴 시간가는줄을 모른다. 농장체험을 해보는게 일반인으로선 쉽지않는 탓이다.

구입한 팩백에 사과를 다 못채웠어도 걱정할 필요가 없다. 농가로 다시 내려와 한쪽에 미리 따놓은 사과를 팩백에 가득히 채우면 그만이다.

사과피킹이 끝나면 농부가 직접 운전해주는 건초마차(Hayride)를 타고 ‘동구밖 과수원길’을 한바퀴 돌아보는것도 빼놓을수 없는 재미. 과수원 나무사이로, 혹은 드넓은 초지위로 흔들거리며 달리노라면 구수한 시골내음과 함께 모두 동심으로 돌아간다.

하트랜드 과수원은 9,10월의 사과피킹 말고도 초여름인 6월께는 새콤 달콤한 체리와 딸기, 7월 복숭아, 찬바람도는 가을엔 호박을 줄줄이 선보인다. 또 추수감사절 이후에는 크리스마스 트리도 판매하며, 직접만든 양봉꿀도 방문자들의 입맛을 돋군다. 

 ▶가는길:주소 3064 Hartland Lane, Markham (I-66에서 18번Exit 688North로 나와 Hartland Lane으로 들어간뒤 곧바로 왼쪽 3064번지로 들어가면 된다.) 전화:540-364-2316. 웹사이트:www.hartlandorchard.com

 ■ 단풍구경 말고도=단풍여행객들을 태운 관광버스가 롬리역까지 가는동안 전문가이드의 구수한 입담도 단체여행이 주는 즐거움이다. 여행사에서 나눠준 찐빵과 삶은 계란을 먹으며, 가이드의 당일 여행에 관한 얘기와 각종 유머를 듣다보면 가는길 2시간도 짧게 느껴진다. 서먹하던 여행분위기가 자연스레 편안해지는 순간이다.

 오후 과수원으로 가는 길은 단풍 오행시짓기 경연도 펼친다. 이날 오행시의 시제는 ‘포토맥기차’. 재기발랄한 어린이들부터 중년의 삶을 애잔하게 담아낸 오행시까지 다채롭다.입상자는 서춘화씨 가족, 오형주씨 가족, 조지영씨등 5명.

 심사를 맡은 한스여행사 조앤 한 대표는 “작품성보단 발표실력과 재치에 후한 점수를 줄것”이라며 상품으로 경기미 쌀 한부대씩을 전달, 폭소를 자아내기도.

 DC에서 직장생활을 하는 조지영씨는 “번잡한 일상을 벗어나 단풍과 사과를 만끽하고, 시 한수까지 짓고보니 십년묵은 스트레스가 싹 가셨다”며 즐거워했다.
 


Log in to Twitter or Facebook account to connect
with the Korea JoongAng Daily
help-image Social comment?
lock icon

To write comments, please log in to one of the accounts.

Standards Board Policy (0/250자)


많이 본 뉴스





실시간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