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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영화-에퀄리브리엄]'1984'와 홍콩 느와르의 만남

커트 위머(토마스 크라운 어페어) 감독의 ‘에퀄리브리엄’(Equilibrium)에서 놀라운 것은 낯익은 스토리가 밋밋하게 진행된다는 사실이다.

21세기의 첫 해에 3차 대전이 일어나고 지구엔 전체주의 국가가 들어선다. 국가의 목표는 단 하나. 전쟁을 막는 것이다.

이를 위해 아버지로 불리는 지도자는 인간에게서 감정을 없애는 정책을 편다.

이를 위해 전국민은 의무적으로 감정을 없애는 프로지엄 주사를 맞아야 한다.

감정을 자극하는 책과 음악, 그림은 모두 소각되며 이를 소지하는 자는 사형에 처해진다.

전국민 감시체제, 아버지로 호칭이 바뀐 빅 브라더의 독재는 조지 오웰의 미래소설 ‘1984’의 무수한 변형중 하나이다. 전체주의에 반기를 든 지하세력과 이를 탄압하는 경찰도 아주 낯익은 대결구도다.

영화의 흐름은 영웅 존 프레스톤(크리스천 베일)을 중심으로 진행되면서 더욱 딱딱해진다.

지하세력 제거의 영웅인 프레스톤은 파트너까지 처단하는 냉혹한 인물이지만 설득력이 별로 없는 계기를 통해 국가에 반기를 든다.

위머 감독은 처음부터 플롯과 이야기에는 관심이 없었을 지도 모른다.

그는 프레스톤이라는 영웅의 활극과 매리 오브라이언(에밀리 왓슨)과의 비극적 사랑을 스타일 있는 영상으로 만들려 애쓴 것처럼 보인다.

그런데 위머가 추구한 스타일은 홍콩 느와르식 액션과 사랑의 번안이다.

혹은 홍콩 느와르를 공상과학 장르에 대입한 ‘메이트릭스’의 변형이다.

여러 명을 혼자서 상대하는 프레스톤의 액션은 총알을 휘두르는 검술에 가깝다.

홍콩 느와르의 유연함과 비장감은 번안 과정에서 사라지고 없다. 더 강한 자극을 노린 강한 동작이 있을 뿐이다.

홍콩 느와르의 스타일을 차입한 스타일에서 독창성을 찾기는 어렵겠지만 차입마저도 그렇게 쉽지는 않았던 듯하다.

최고의 요원들끼리 펼치는 진압봉 대결을 일본 검도이고 프레스톤은 마지막에는 정말로 진검승부까지 펼친다.

액션의 대척점으로 설정한 프레스톤-오브라이언의 사랑은 에밀리 왓슨이란 배우를 등장시켰으면서도 감흥을 불러일으키지 못한다.

왓슨에게는 연기할 시간마저 부족해 보인다.

6일 개봉. 등급 R. 와이드 상영.



안유회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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