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AR 홀에서 모차르트 오페라 '돈 조반니’ 공연
한인 성악가 윤 형씨 마제토역으로 출연중
그러나 악보 자체에 대해서는 그다지 논란이 없었다. 언제나 최고의 작품으로 분류된 것이다.
모차르트의 만년 오페라중에서, '여자는 다 그래 (Cosi Fan Tutte)'는 성부들이 서로 어우러짐에 있어 더 황홀하고, '피가로의 결혼(Le Nozze di Figaro)'은 더 감동적이며, '마술피리'는 더 광대하고 신비스럽다.
그러나 '돈 조반니'에는, 사무엘 존슨이 런던의 번화가에서 발견할 수 있다고 주장하는, 인간 존재의 여러 모습이 담겨있다.
지난달 29일 DAR홀에서 시작된 워싱턴 오페라단의 새로운 작품은 비록 훌륭한 성악가들도 포함되어 있지만 전체적으로 어수선한 면을 보이고 있다.
DAR홀(현재 케네디센터가 공사중이기때문에 오페라는 이곳에서 공연한다)에서 올린 첫번째 작품 '아이디'와 마찬가지로 '돈 조반니'는 많은 부분 영사(映寫) 이미지에 의존하는 것 같다.
실제적인 물리적 장면은 최소화되었다. 몇개의 의자, 탁자 그리고 (첫날 공연에서 잘 안열리던) 문 외에는 거의 필름을 이용하여 투사하고 있는 것이다.
100년전 메트로폴리탄 오페라단은 소위 '일곱 스타의 밤'으로 유명했던 적이 있다.
'돈 조반니'에 나오는 모든 성악가가 '스타'일 필요는 없다. 하지만 적어도 일곱명의 기본적인 배역이 필요한 것이다.
이번 작품의 최고 영예는 레포렐로역의 로버트 포마코프에게 돌아간다 (지칠줄 모르는 정신력과 약간의 코믹한 분장이 어우러진 풍부한 표현력의 바리톤이다).
반쯤은 오만하고 반쯤은 겸손하게 부르는 아리아 '마다미아'는 그의 다양한 얼굴을 보여주며 공연을 살려주고 있다.
우루과이출신 베이스 얼윈 슈롯은 손쉽게 유혹하고 손쉽게 차버리는 느끼한 제비족 돈 조반니를 잘 표현하고 있다.
슈롯은 깨끗하면서도 화려한 목소리의 소유자로서 고성과 저성을 적절히 넘나들고 있었다. 샴페인 아리아는 약간의 협박조를 섞어가며 나긋나긋하고 흥미롭게 불렀다.
또한 개인적으로 이 세레나데는 보다 간단히 넘겨버리는 것을 좋아하는데 반하여 슈롯은 돈 조반니의 에로틱한 절박함을 표현하였다.
이리나 마타에바는 매혹적이고 감미로운 목소리의 체를리나였다. '바티 바티'를 너무 매력적으로 불렀고, "베드라이, 카리노'에서는 너무 자신만만했다.
마제토역을 맡은 윤형(역주, 바리톤 윤치호씨의 아들)은 잘 불렀는데, 표현을 절제했으면 더욱 좋았을 것 같다. 타티아나 파블로프스카야는 사나운 목소리를 내서 망령스런 돈나
엘비라를 효과적으로 표현하였다. 그리고 표도르 쿠츠네트쵸푸의 음침한 발성은 악몽이 살아날 것 같았다.
개인적으로 돈나 안나를 맡은 나탈리아 우샤코바에 만족스럽지 못하다. 그녀의 음정은 완전하지 못했고 때로는 너무 완고하게 이러한 단점을 부여잡고 있었다.
그리고 다니일 슈토다는 돈 옥타비오로서는 적격이 아니었다. 그의 목소리는 작고 피곤했다. 심지어는 '달라 수아 파체'를 제대로 이해하고 불렀는지도 의심스럽다.
'일 미오 테소로'는 그래도 나았다. 하지만 완벽한 공연에 걸맞는 수준과는 거리가 있었다.
예술감독 플라시도 도밍고는 힘과 열정을 가지고 오케스트라와 합창단을 지휘하였다. 그는 악보를 완벽히 이해하고 있었으며 조금 어려운 상황하에서도 (DAR홀에서는 오케스트라가 무대 뒤에서 연주하므로 지휘자와 성악가 사이의 의사소통은 폐쇄회로 TV를 통해 이루어진다) 성악가들을 훌륭히 반주하였다.
무대감독 존 파스코는 이 '돈 조반니'를 좋은 드라마로 만들려고 노력했다. 하지만 성악가와 자막을 동시에 보는 것은 쉽지 않았다. 한마디로, DAR홀은 몇몇 사람들의 우려에도 불구하고, 케네디 센터의 대안으로 좋은 장소였다. 하지만 아무래도 구관이 명관인 것같다.
'돈 조반니'는 이달 9일과 11일에도 올려질 예정이다.
워싱턴 포스트=팀 페이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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