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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드(Node)

김종인 목사 칼럼

인체의 구조 중에서 신경계통을 설명하는 용어 중에 노드란 말이 있다. 신경은 일정한 간격으로 잘록하게 들어간 부분이 있는데 신경의 분기는 반드시 이 지점에서부터 시작된다고 한다. 잘 이해가 안돼서 사전을 보니까 마디, 결절점 혹은 교점이라고 설명이 되어 있는데 이해되기가 그렇게 쉬운 단어가 아니다. 더욱이 이 단어가 생체학적인 의미에서 사회학적인 의미로 사용되면 참으로 중요한 단어로 바뀐다.
헤겔은 변증법이란 이론으로 그의 역사철학을 전개한다. 흔히 정반합으로 알려져 있는 이론이다. 헤겔에 의하면 정에서 반으로 나온 역사의 흐름이 합으로 가는 길목에서 그 역사의 흐름의 키를 쥐고 있는 요소를 시대정신이라고 설명을 했다. 이 시대정신은 사람을 통해서 나타나는데, 그래서 이 사람(니체에게서는 초인 사상으로 ...)은 그 시대의 영웅으로 나타나게 되어 있다. 이 시대정신이 프랑스혁명을 이끈 나폴레옹으로 이차 대전에서는 히틀러로 나타났다고 한다. 베토벤이 작곡한 교향곡 중에 영웅(에로이카)이 있는데 이 곡은 베를린을 점령하러 진격해 오는 적국의 황제를 위하여 쓰여진 곡이다. 왜냐하면 베토벤에게 있어서 나폴레옹은 그 시대의 정신이었기 때문이다. 시대정신이란 말이 갖는 중요한 의미이다. 역사나 사회학을 연구하는 사람들은 이 단어를 한 시대의 분기점이라는 의미에서 사용한다. 생체학에서 사용하는 노드가 사회학에서는 시대정신으로 단어가 바뀐 것이다. 문제는 이 노드(분기점)에서는 그 시대의 흐름을 역행하는(딴죽을 거는) 기득권의 격렬한 저항이 있다는 것이다. 그래서 이 시대는 혁명의 시대로도 평가를 받는다.
우리 시대는 분명 격변기라고 불릴만하다. 특히 인터넷을 통한 의식과 환경의 변화는 과거에 프로레타리아 혁명이 가졌던 그 무서운 변화보다도 더 격렬한 변화를 우리에게 가져다주었다. 그 변화는 정보(情報)의 보편화이다. 이것이 포스트모더니즘의 감성주의 문명과 어우러져서 과거에 이미지에 의하여 혹은 권위주의에 의하여 세워졌던 권위들이 순식간에 무너지는 현상을 가져왔다. 그래서 인터넷 시대의 리더쉽은 철저한 일관성과 정직 그리고 투명성을 통해서만 세워지게 되어있다.
교회라고해서 이 분기점에서 예외가 될 수가 없다. 교회에서의 지도자의 권위도 달라질 수밖에 없다. 과거에 금기시되던 문제를 인터넷 시대에는 여과되지 않고 논의되고 사생활도 유리벽처럼 훤히 드러나는 시대에 살고 있다. 강단과 가운의 근엄함 속에서 누리던 권위도 점점 희석되는 시대는 지나가고 있다. 요즘 교회의 선택도 아이들이 지루해 하지 않는 것이 그 기준이 되어 버리지 않았는가? 교회는 그리스도(예수)라는 노드를 통과해서 세워진 기관이다. 그렇다면 교회의 권위는 그리스도가 우리에게 준 생명에 근거해야 한다. 왜냐하면 이념과 제도와 감성까지도 초월하는 것이 생명이기 때문이다. 이 일이 참으로 어려운 과제이다. 아마 우리의 가장 중요한 기도제목이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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