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민교회 거목 천국길 배웅
“건강했던 아빠의 갑작스런 죽음이 아직도 믿어지지 않지만 이젠 하늘나라에서 편히 쉬라는 하나님의 뜻으로 받아들이고 보내 드립니다. 늘 아빠에게 받기만 했던 큰 사랑을 앞으로는 다른 사람에게 나누며 사는 딸이 될께요. 사랑해요 아빠.”지난 20일 새벽 갑작스럽게 소천한 영락교회 고 이석환 담임목사의 입관예배가 23일 오후 7시30분 영락교회에서 열렸다. 최성림 장례위원장의 교회장 선포에 이어 개식사와 찬송, 성경봉독, 설교 등의 순서로 진행된 입관예배에는 수천 명의 교인이 참석, 고 이 목사의 영전에 애도의 뜻을 표했다.
특히 조성준 토론토 시의원의 추모사에 이어 딸 혜성양이 ‘아버지를 추모하며’란 편지와 노래를 발표하자 슬픔을 참지 못한 많은 교인들이 울음을 터뜨려 장내 여기저기서 흐느끼는 소리가 그치지 않았다.
토론토대 음대에 재학 중인 혜성양은 아버지 영전에 '어메이징 그레이스와 I will always love you'를 바쳤으며 하나님의 사랑을 알게 하고 떠난 아버지의 뜻을 잊지 않고 부끄럽지 않은 딸로 살겠다는 내용을 낭독, 조문객들의 심금을 울렸다.
영락교회 재직 중 필리핀 선교사로 파송된 송민호 목사는 “고 이목사님은 이민교회의 나아가야 할 방향을 제시한 북미 한인교회의 참으로 귀한 선물이었다”며 “이민교회에 있어 지도력의 필요성과 기독교인이 지녀야 할 헌신적 사명을 다하고 가신 목사님의 강건한 삶을 통해 다시 한번 하나님의 은혜를 체험하게 됐다”고 설교했다.
송 목사는 “개인적으로 생애 그렇게 귀한 분을 다시 만날 수 있을지 모르겠다”며 “많은 교인들이 비통한 심정이겠지만 누구보다 상심이 클 유가족들에게 따뜻한 위로의 말씀을 전해 드렸으면 한다”고 말했다. 유가족으로는 미망인 염영란 사모와 딸 혜성, 아들 세원군이 있다. 또한 서울과 밴쿠버 등지에서 상당수에 이르는 고인의 친지들이 참석했다.
향년 51세의 나이로 별세한 고 이 목사의 영전에는 애도의 뜻을 전하기 위해 예배당을 찾은 조문객들의 발길이 하루 종일 끊이지 않았다. 혼잡을 피하기 위해 교인들에게 22일부터 문상 시간을 마련한 교회 장례위원회측은 첫날 6백여 명에 이르는 교인들이 다녀갔으며 23일 입관예배 전까지도 일일이 헤아릴 수 없을 정도의 조문객의 발길이 이어지고 있다고 밝혔다.
최성림 장례위원장은 “모든 교인들이 슬픔을 이겨내고 목사님의 마지막 가시는 길을 배웅하기 위해 각자 맡은 자리에서 최선을 다하고 있다”며 “차분하게 장례 절차가 이뤄지도록 많은 배려를 아끼지 않은 교인들에게 감사한다”고 말했다.
고인은 영락교회를 4천여 명의 신자의 토론토 한인사회 최대 이민교회 중 하나로 성장시킨 것은 물론 한인사회 도움 및 발전을 위해 적극적 노력을 기울여왔던 목회자였다.
그래서인지 이번 고인의 사망 소식은 한인교회는 물론 한인사회에서도 충격적인 일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이영준(한울연합교회), 정관일(가든교회), 차광선(밀알교회), 조이식(순복음중앙교회) 등 입관예배에 참석한 상당수 목회자들은 교회와 이민목회를 위해 평생을 바친 고인의 빈 자리가 너무 클 것 같다며 눈시울을 붉혔다.
고인은 지난 17일 험버리버 병원에서 전립선 조직검사를 받은 부위를 통해 바이러스가 감염, 혈관에 퍼져 끝내 회생하지 못하고 20일 새벽 운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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