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별 뉴스를 확인하세요.

많이 본 뉴스

광고닫기

기사공유

  • 페이스북
  • 트위터
  • 카카오톡
  • 카카오스토리
  • 네이버
  • 공유

[J네트워크]'돌기름'

이기준 시카고지사 논설위원

석유를 뜻하는 ‘Petroleum’ 은 그리스어의 ‘돌(Petros)’ 과 ‘기름(Oleum)’ 이 어원이다. 따라서 한자 그대로 ‘돌기름’ 인 셈이다.

오늘 날 석유는 신생대 백악기와 주라기 제 3기층의 배사 구조에 주로 매장돼 있다. 지하 1백50m에서 7천5백m의 암석층이다.

그러나 과거 지표면에서도 종종 발견된 것으로 기록돼 있다. 구약 ‘노아의 방주’ 는 방수를 위해 역청(Bitumen)을 사용했다고 한다. 역청은 석유 유기물의 일종이다.

또한 돌밭에서 파낸 검은 기름물질 중 아스팔트로 BC 3000년쯤 수메르인들은 신상을, BC 2500년쯤 이집트에서는 미이라 부패방지에 이용했다고 한다.

1800년대 아메리카 인디언들은 돌밭에서 검은 기름을 들춰내 바르는 약으로 사용했다. 1850년 피츠버그의 키어는 농장 우물 물에 섞여나오는 검은 기름이 인디언들의 약과 비슷하다는 것을 발견했다. 키어는 이것을 정제해 ‘락 오일(Rock Oil)’ 로 명명, 약제상들에게 팔았다. 이 이름 역시 ‘돌기름’ 이었다.

석유가 본격적 연료로 사용되기 시작한 것은 1848년 영국 화학자 영이 원유를 정제해 등유를 만들어내고부터다.

1859년 미국 세네카 석유회사가 지하 21m 유전개발에 성공하면서 석유산업은 급속 성장하기 시작했다.

오늘날 석유없는 인류생활이란 상상할 수 없을 만큼 필수 불가결한 에너지원이 됐다. 전기·석탄·원자력 등 모든 에너지원의 40%를 차지하고 있으니까.

게다가 석유로 만들어내는 제품만도 무려 3천여종에 이르고 있다.

에너지원 중에서도 자동차·항공기 등 운송연료로써의 중요성은 무엇에 비길 수 있으랴. 그런데 석유가 주로 많이 매장돼 있는 곳이 하필이면 분쟁이 끊임없는 중동지역일까. 이들을 비롯한 13개국이 중심이 돼 세계 석유시장을 좌지우지하는 석유수출기구(OPEC)의 심술( ) 때문에 세계 경제가 바람잘 날 없다.

이 탓에 최근 미국도 개솔린 가격이 치솟아 가뜩이나 침체된 경기가 더욱 나빠지게 됐다. 우리 고국의 가솔린 가격은 ℓ당 1천4백30원대 수준으로 미국의 거의 3배에 이르고 있을 정도니 이보다 더하다.

우리는 지난 1973년 제 1차 석유쇼크에 이어 78년 2차 석유쇼크를 겪은 바 있다. 이 결과 선진국 경제성장률은 78년 4%에서 79년 2.9%로 줄었고 물가 상승률은 10%를 넘어 지독한 인플레이션을 겪었다.

고국에서도 그 당시의 엄청난 충격을 직접 체험한 동포들의 기억에 아직도 새롭다.

반면 OPEC 산유국 경상수지흑자는 78년 2백40억 달러에서 79년 7백70억 달러로 3.2배나 뛴 바 있다.

최근 뉴욕 상품거래소의 석유가격은 배럴당 37달러84센트선이다. 런던의 북해산 석유시장도 33달러38센트 수준이다. 1973년의 3달러20센트 시절이 아무리 ‘호랑이 담배피우던 시절’ 이라고는 해도 그립기 한이 없을 지경이다.

세계 매장량의 25%나 되는 세계 최대 산유국 사우디아라비아는 이미 감산에 들어갔다는 소식도 있다.

이렇게 되면 제 3차 석유쇼크가 다시 오지 말라는 보장도 없을 것이다.

현재 미국이 세계 2위의 산유국인 이라크를 점령하고 있는 것이 그나마 다행일 수도 있을 것 같다. 그 반면에 석유 한 방울 나지 않는 우리 고국의 경제는 날이 갈수록 걱정이 태산이다. 돌산도 많은 나라인데 왜 돌기름 한방울 나지 않을까 몰라.


Log in to Twitter or Facebook account to connect
with the Korea JoongAng Daily
help-image Social comment?
lock icon

To write comments, please log in to one of the accounts.

Standards Board Policy (0/250자)


많이 본 뉴스





실시간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