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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과 문화] '미원 빼 주세요'

홍석인 심의실장

먹어서 몸에 좋고 건강에 이롭다는 식품과 약이 왜 그리도 많은지. 그런 것들 다 챙겨 먹다가는 병들 사람 하나 없고 죽지도 않을 것만 같다.

식탁에 올려지는 화려한 음식들을 보면 '요것은 피를 맑게 해주고 조것은 체질의 산성화 작용을 막아주고 또 이것은 뭐에 좋고....' 한도 끝도 없다. 그래서 그런지 실제로 입속에 들어간 음식맛이 기막히다. 입에 쓴 약이 몸에 좋다는 경구가 맞는다면 그럼 입에 단 이런 음식들은 몸에 나쁘다는 것 아닌가?

뭔가 앞뒤가 이상하다. 가만히 생각을 정리해 보니 이렇다. 원재료 자체는 좋을 수 있다. 그러나 그것에 조미료를 듬뿍 넣어 만든 음식은 건강에 좋을리가 없다.

음식 맛을 돋워준다는 조미료. 화학조미료가 문제다. 100여년전 일본에서 처음 생산 판매되어 오고 있는 화학조미료 MSG(Monosodium Glutamate:글루타민산 나트륨)는 맛의 마술사다. 뭔가 빠진듯한 음식맛에 이것만 넣으면 맛이 살아나 그야말로 사람의 입맛을 죽여줄 만큼 맛나게 한다.

이 MSG를 과다사용하면 몸에 해롭다는 연구보고서가 끊임없이 나오고 있는데도 말이다.

심하면 뇌에 손상을 줄 수 있고 고온에서 발암물질로 변하며 천식을 유발할 수도 있다고 한다. 문제는 화학 조미료에 길들여지면 맛을 느끼는 능력이 떨어지고 끊기가 힘들다는 것이다. 집에서 만들어 주는 음식은 맛이 없고 식당음식을 중독처럼 찾는 이들이 적지않은 것만 봐도 알 수 있다.

밖에서 일하는 사람들에겐 뭐니뭐니 해도 점심시간과 퇴근시간 만큼 긴장이 풀어지고 편한 때는 없다. 일과에서 잠시 해방된다는 자유로움도 있겠으나 그 보다 이 시간엔 '먹는 일'이 반드시 따르기 때문일 것이다. 오늘은 또 무얼 먹나 고민하면서도 가능한 한 맛있는 점심과 맛있는 안주를 찾아 런치 브레이크도 퇴근길 소주집도 찾는다.

엊그제처럼 부슬부슬 비라도 내리면 칼국수는 어때? 과음을 했으니 오늘 점심은 해장국집으로. 오랜만에 영양보충이나 해볼까 도가니탕집으로. 요즘 고기를 많이 먹었더니 속이 느글느글 점심은 산뜻한 우동국물이다. 한참 먹지않으면 반드시 생각나는 자장면과 짬봉. 어느 것을 택할까 잠시 망설이다 두개를 시켜 함께 간 동료와 나눈다.

음식 주문할 때 잊지 않는 요구사항-. 아지노모토 미원을 좀 적게 넣거나 빼 줄래요?(조미료의 대명사라 이렇게 표현했다). 말하자면 "No MSG!"다. 별무효과라는 것 뻔히 알면서 말이라도 한번 해본다. 그 때 종업원의 반응은 여러가지다. 이미 국물 양념을 다 해놓은 것이라 뺄 수가 없습니다 그렇게 해드리지요 우리는 천연조미료만 써요 등등....

식당들 중 유난히 MSG를 많이 사용하는 곳들이 있다. 누가 그 집엘 가자 하면 "안돼 그 집은 조미료가 너무 지나쳐" 딴 집으로 향한다. 다른 식당도 막상막하인 줄 알면서. 화학조미료 없이 음식을 만든다? 지구환경 지키기보다 어렵다는 말이 있다(직업요리사의 98%가 화학조미료를 사용한다?). 이것도 신경성인지 말이라도 조미료 안넣었다는 음식을 먹으면 뒷골도 덜 아프고 갈증 증상도 덜 한 것 같으니....

화학조미료가 판을 치는 세상. 오죽하면 과일이 달고 맛있을 때 이 과일속에도 미원을 주사했나? 의심할 정도가 됐다. 조미료를 넣었다고 무조건 먹어? 말아?의 차원이 이젠 아니다. 먹기는 먹는데 식당업계에선 먹어서 해가 되지않을 정도의 기준치만 사용하는 게 양심적일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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