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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우들 실제 성행위 포르노 논란속 개봉

◇ 아홉 개의 노래(9 Songs)

포르노냐 아니냐를 나누는 물리적인 기준은 배우들이 실제 성행위를 하느냐는 것이냐. 하지만 이것만으로 모든 게 구분되지는 않는다. 배우들이 실연을 한 '감각의 제국' 등 많은 영화들은 포르노로 분류되지 않는다. 그래서 오로지 성적 흥분을 목표로 하느냐 그렇지 않느냐는 새로운 기준이 나온다.

마이클 윈터보텀 감독의 '아홉 개의 노래'(9 Songs)는 실연을 한다는 면에서 포르노고 성적 흥분 만을 노리지 않는다는 면에서 포르노가 아니다. 영화는 크게 3개의 부분으로 구성된다. 맷(키라 오브라언)과 리사(마고 스틸리)가 섹스를 나누는 부분 둘이 만난 록 콘서트장 맷이 남극 상공 위를 나는 장면. 첫 장면에서 맷은 이렇게 중얼거린다. "리사를 떠올리면 무슨 옷을 입었고 무슨 일을 했고 어디 출신이고 심지어 무슨 말을 했는지도 생각나지 않는다. 리사의 체취 맛 내게 닿던 살갗이 생각난다."

그러니까 사랑은 섹스이고 구체적으로는 그 여자(혹은 남자)의 몸에서 나던 냄새와 혀로 느낀 맛과 살부딪힘의 감촉이다. 이걸 아홉 개의 노래로 단락을 지어 나눈다. (여기서 단락은 실제 성행위의 연속성을 중단시키는 역할을 하면서 포르노가 되는 걸 막아준다.)

맷이 중얼거리는 또 다른 대사. "남극은 지구의 추억이다." 남극은 지구를 추억하고 그 위를 날아가는 맷은 사랑을 추억한다. 윈터보텀 감독은 그렇게 보는 것이다. 우리는 사랑을 추억한다고 생각하지만 사실은 섹스가 사랑을 추억한다.

여기서 배우들의 실제 성행위는 이전의 도발적인 영화와는 조금 다르다.표현의 영역을 넓히기 위한 격렬한 몸싸움이나 기존 질서에 저항하는 코드로 사용되지 않는다. 성적으로 도발적인 어떤 영화에도 표현 강도가 뒤지지 않음에도 얌전해 보이는 느낌은 이 때문이다.

아쉽게도 윈터보텀 감독은 사랑은 섹스임을 절절하게 전하지 못한다. 섹스를 훔쳐보는 관음증이 더욱 많이 남는다.

29일 개봉. 등급없음(사실상 미성년자 관람불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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