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유회 기자의 무비리뷰-수퍼맨 리턴즈] 더 세졌지만…고뇌하는 수퍼맨
파괴된 고향 찾아 5년간 우주를 방황, 돌아와보니 연인은 다른 남자와 약혼
반면 브라이언 싱어 감독의 2006년작에서 수퍼맨은 디지털 시대임에도 삶의 질감이 있는 애널로그 캐릭터다. 수퍼맨(브랜던 루스)은 5년간 우주를 헤맨다. 자신의 고향인 크립턴 행성을 찾아 헤매지만 모든 것은 파괴됐다.
지구로 돌아온 수퍼맨은 '데일리 플래닛'에선 기자 클라크 켄트로 악과 싸울 땐 수퍼맨으로 이중생활을 한다.
옛 애인 로이스 레인(케이트 보스워스)은 말 한 마디 없이 사라진 수퍼맨을 원망하며 그사이 제이슨(트리스턴 리부)을 낳아 키우다가 '데일리 플래닛'의 편집국장 조카인 리처드 화이트(제임스 마스든)과 약혼했다.
싱어 감독은 수퍼맨을 두가지 방향으로 묘사한다.
하나는 초능력을 이전보다 더 강렬한 영상으로 보여주는 것. 우주왕복선 발사 비행기를 야구장에서 잡아내거나 눈에 맞은 총알이 힘없이 찌그러지는 장면은 이전작을 훨씬 능가하는 강렬한 액션이다.
또 하나는 수퍼맨의 얼굴에 인간적인 너무나 인간적인 표정을 넣은 것이다. 수퍼맨은 고뇌한다. 돌아갈 고향은 사라지고 아버지는 유언으로만 남아있고 단 하나의 사랑인 로이스는 다른 남자와 약혼했으며 로이스가 키우는 제이슨은 아무래도 자신의 아이같고 우주공간에 서면 악에 고통받는 지구인의 비명이 귀를 찌른다.
삶의 고뇌와 슬픔을 아는 표정은 싱어 감독이 야심적으로 재해석한 인간 수퍼맨이다. 이로써 수퍼맨은 동화에서 드라마로 깊이를 얻는다.
그러나 삶의 깊이와 재미는 제로섬 게임을 하는 것같다. 삶은 깊어졌지만 그 분량만큼 재미는 약해졌다. 결과적으로 삶의 깊이는 관객의 가슴을 칠 정도까지는 아니고 재미가 약해진 부분은 더 크게 느껴진다.
'수퍼맨' 알려지지 않은 이야기들
▷원래는 악당=1933년 제리 시걸과 조 셔스터가 처음으로 그린 만화 수퍼맨은 대머리 악당이었다. 출간과 함께 폭발적 인기를 끌자 수퍼영웅으로 바꾸었다.
▷작명=시걸은 당대의 스타 클라크 게이블과 자신의 처남이었던 배우 켄트 테일러에서 수퍼맨의 이름을 따왔다.
▷주인은 따로있다=78년작의 감독 리처드 도너는 수퍼맨으로 로버트 레드포드와 클린트 이스트우드를 생각했다. 레드포드는 개런티가 너무 비쌌고 이스트우드는 의상이 우스꽝스럽다고 출연을 거부했다. 배역은 결국 크리스토퍼 리브에게 돌아갔다.
▷험난한 과정='수퍼맨 리턴즈'가 기획된 것은1996년. 케빈 스미스의 각본에 니콜라스 케이지 주연 팀 버튼 감독 체제가 구성됐으나 4000만 달러만 허비하고 깨졌다. 이후 브레트 래트너 울프강 피터슨 J.J. 에이브리엄 맥지 다시 래트너 감독 사이를 떠돌다가 무산됐다. 주연도 브렌던 프레이저 제임스 캐비젤 제이크 질렌할 조시 하트넷 애시턴 쿠처 주드 로 폴 워커 맷 데이먼 콜린 패럴 등이 승차와 하차를 거듭했다.
▷제작비 소문=꼬리에 꼬리를 문 소문이 제작비를 한없이 올려놓자 싱어 감독이 한마디 했다. "제작비가 2억5000만 달러라고 쓴 바보도 있다." 싱어는 "제작비는 1억8450만 달러고 아무리 해도 2억 달러를 안넘는다"고 못박았다.
▷진짜 수퍼맨=주연인 루스의 심볼이 진짜 수퍼맨이라는 소문이 무성했다. 의상 디자이너와 감독은 등급 PG-13을 받기 위해 돌출돼 보이는 것을 막는 특수장치를 만들었다. 의상팀은 날거나 액션을 할 때 등에 맞게 수퍼맨 옷 90벌과 망토 60개 부츠 30개를 만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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