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아침에…] 질투라는 병
김영숙 대한 조계종 포교사
4대째 내려오며 호화롭던 집안은 망해서 한바탕 꿈이 되었지만 원소의 집에 조조의 아들 조비가 칼을 빼어 들고 모두를 죽이려 할 때 유부인은 둘째 며느리 진씨를 조비에게 바쳐 목숨을 구걸하고 남은 삶을 보장 받는다.
자신의 욕심으로 한 나라를 망하게 한 유부인의 질투심도 대단하다. 원소가 죽자 유부인은 원소가 사랑하던 총첩 다섯명과 그들의 가족을 다 죽이고 다시 그들이 저승에서 원소를 만날까 염려하여 머리털과 얼굴까지 훼손했다.
몇년전 장예모 감독 공리의 주연으로 흥행했던 홍등(Raise The Red Lantern)이란 영화가 있었다. 대학을 다니던 19세의 송련(공리)은 아버지가 돌아가시자 계모의 강권으로 왕족인 첸 가문의 늙은 가장 진대감의 4번째 첩으로 들어가면서 이야기는 시작된다.
첫째 부인은 유일하게 아들을 낳았지만 많은 첩에게 남편을 잃고 마음 붙일곳 없이 삶에 지쳐있다. 둘째는 친절하지만 야망에 넘쳐있고 오페라 가수였던 셋째 부인 메이샨은 남편의 관심을 끌기 위해 지붕위에서 아리아를 부르는데 이 슬픈 가락은 폐쇄된 공간에서 한 남자만 기다리는 다섯 여인의 황폐한 삶을 드러내는 대사로 표현된다.
후에 메이샨은 의사와 불륜을 저질러 죽게 되는데 이 사건으로 송련은 미쳐버린다. 그러나 다시 5번째의 첩이 들어오고…. 매일밤 진대감이 선택한 첩의 침실에는 홍등이 걸리고 전희인 발 마사지 소리가 들린다. 붉은등으로 암시되는 여인들의 경쟁과 질투심은 일부다처제였던 중국 가부장제 사회의 어두운 과거와 슬픔을 암시한다.
질투는 자신보다 나은 사람을 시기하여 미워하는 감정 지나치면 증오와 적의를 갖는다고 하니 위의 경우처럼 여인에게만 국한된 감정은 아닌것 같다. 사촌이 논을 사면 배가 아프다는 옛 속담이 아니더라도 우리 주위에는 남의 성공에 칭찬을 아끼고 삐죽거리는 경우가 많다. 또한 흉보기 중독증 환자들도 있다.
흉보기 좋아하는 이들은 자신보다 나은 이의 조그만 약점으로 상대를 공격하고 흉을 본다. 그렇게 흉을 보지만 한편으로는 스스로 불안하다. 왜냐면 그 이야기가 누군가를 통해 상대방에게 들어가면 자신의 적이 될 것이므로.
그러나 지혜로운 이들은 험담을 일삼는 소인배들의 심리를 충분히 엿볼수 있다. 자신의 부족함을 채울길 없다는 고백의 다른 표현이기 때문이다. 좋은 말 아름다운 말 칭찬하는 말은 아무런 투자없이 베풀수 있다. 아니 상대방의 단점보다는 장점을 솔직히 인정하고 수용하는 것을 몸에 익히는 습관이라는 투자는 필요하다.
흉보기 중독증에서 칭찬하기 중독증으로 모두가 바뀐다면 세상은 휠씬 밝아지고 살기가 편할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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