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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윤호 위원의 MLB 리포트] 수터의 SF볼과 서재은의 체인지업

지난 7월30일 뉴욕주 쿠퍼스타운에 있는 야구 명예의 전당에 헌액된 구원 투수 출신 브루스 수터(53)는 현재 탬파베이 데블레이스에서 선발로 뛰고 있는 서재응(29)과 비슷한 점이 많은 투수이다.

다르다면 브루스 수터는 76년 시카고 컵스에서 시작해 88년 애틀랜타 브레이브스에서 은퇴할 때까지 단 한차례도 선발 등판을 하지 않은 특이한 경력의 소유자라는 것으로 그는 300세이브를 기록하는 동안 단 한번도 자신의 이름을 선발 출장 선수 명단에 올리지 않았다. 구원 투수 출신인 데니스 에커슬리 등을 포함해 명예의 전당에 헌액된 투수들 가운데 브루스 수터는 유일하게 선발 등판을 단 한번도 안한 구원 투수이다. 반면 서재응은 선발을 무조건 선호한다.

브루스 수터의 투수 인생은 '스플릿 핑거드 패스트볼(split-fingered fastball)' 흔히 짧게 '스플리터(splitter)'라고 표현하는 구질 하나로 모두 설명된다. 본인 스스로 100개의 공을 던지면 100개 모두 스플리터였다고 표현할 정도이다.

71년 9월 시카고 컵스에 입단한 강속구 투수 브루스 수터가 왜 스플리터 투수로 변신했을까. 빅리거가 되기 위해 마이너에서 노심초사하던 그는 슬라이더(slider)를 던지는 법을 배우려다가 오른 팔꿈치 신경에 손상을 입게 된다.

그리고 구단이 알게 되면 더 이상 선수 생활을 못하게 될까 두려워 입단 계약금으로 받았던 돈으로 73년 시즌 시작을 앞두고 수술을 받았다. 그러나 비밀은 오래가지 않았다. 팔꿈치에 남은 큰 수술 자국이 당시 시카고 컵스의 순회 투수 코치 프레드 마틴의 눈에 띄고만 것이다.

브루스 수터에게 팔꿈치 수술의 후유증은 컸다. 빠른 공을 전혀 던질 수 없게 됐다. 절망에 빠진 브루스 수터에게 프레디 마틴이 가르쳐준 스플리터는 마지막 승부수이자 희망의 빛이었다.

브루스 수터는 스플리터는 슬라이더와 달리 팔에 해나 무리를 가져 오지 않는다고 장점을 설명했다. 포크볼(forkball)에서 파생된 스플리터는 일반적인 패스트볼처럼 보이다가 스트라이크 존을 통과하면서 갑자기 가파르게 떨어지는 구질이다.

스플리터는 브루스 수터의 인생을 바꾸었다. 80년 시즌을 마치고 세인트루이스와 4년간 350만 달러에 계약을 했고 82년 밀워키 브루어스와의 월드시리즈 7차전에서 마지막 타자를 스플리터로 삼진 처리해 세인트루이스에 우승을 안겼다. 84년 45세이브를 거둔 후에는 애틀랜타와 6년간 1천만 달러에 계약을 했다.

서재응의 오른 팔꿈치에도 수술 자국이 있다. 98년 팔꿈치 수술에 이어 99년 5월27일 프랭크 조브 박사로부터 인대 접합 수술을 받았다. 현재 그의 공에서 스피드를 찾아 보기 어렵다.

수술 후 서재응은 서클 체인지업을 선택했는데 이제는 간간히 던지고 있는 스플리터를 보다 적극적으로 구사하는 것을 고려해볼만 하다.

브루스 수터는 "현대 야구에서는 투수의 투구수에 너무 집착하는 것 같다. 투구수 보다는 투수의 팔 상태가 공을 더 던질 수 있느냐 없느냐를 판단하는 것이 더 중요하다"는 뜻도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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