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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인에 영적 숨결 심어준 벽안의 성공회 신부, 대천덕 신부님 영성을 기린다

OC 부활교회서 4주기 추모 모임

해마다 이 즈음이면 하사미 마을 앞 예수원 시골버스 정류장에는 푸릇푸릇한 젊은이들이 이어진다. 강원도 태백 다시 버스를 타고 30분을 들어가 산길을 20분 걸어 올라가야 하는 곳.

생전의 대천덕 신부가 예수원에서 예배를 인도하고 있다. 오른쪽은 안애단 신부.

생전의 대천덕 신부가 예수원에서 예배를 인도하고 있다. 오른쪽은 안애단 신부.

지금이야 교통편이 나아졌지만 온통 나무로 둘러싸인 적막한 산지를 찾는 발길은 40년 전부터 끊임이 없다.

그들의 환한 얼굴을 보노라면 서서히 차오르는 감격이 있다. 예수원 그 먼 길을 오는 사람마다 하나님을 향한 그리움이 가득한 탓이리라.

예수원에 대한 밉지 않은 두 가지 오해가 있다. 예수원은 수도원이 아니라 평신도들이 어울려 사는 공동체다. 그리고 가톨릭 단체가 아니고 개신교 교단인 성공회 신부가 세운 곳이다.

대천덕 신부. 원래 이름이 아처 토리 3세인 미국인이다. 지난 1965년 신학원장을 사임한 뒤 현재인 사모와 자녀들을 이끌고 길도 제대로 나지 않은 태백산맥 숲속에 텐트를 쳤다.

한 겨울을 천막에서 보내면서도 돌을 놓고 흙을 쌓으며 예수원의 모양을 하나씩 세워갔다.

4년 전 이 땅의 고단함을 마치고 천국으로 향할 때까지 그는 땅을 갈고 사람들을 품으며 예수원에 있었다. 비탈진 언덕을 따라 방 한 칸이 늘어날 때마다 깊은 산속을 찾아오는 은혜에 감사와 순종이 더해 갔다.

대천덕 신부는 한국 개신교회 영성의 거대한 줄기를 세우며 존경 받는 크나 큰 나무다. 노후에도 한복을 입고 지낼 만큼 누구보다 진한 한국인이기도 했다.

지난 2002년 8월 별세한 대천덕 신부의 4주기를 맞아 그의 순종과 헌신의 영성을 기리는 추모 모임이 마련됐다.

오렌지카운티 가든그로브에 위치한 성공회 부활교회(13091 Galway St. Garden Grove)에서 6일 오후 5시에 시작된다.

예수원에서 행하는 저녁기도를 추모 예식으로 드리고 대천덕 신부가 10여 년 전 이민교회를 방문해 나눴던 '그리스도인의 영적 삶' 강의를 비디오로 재생할 예정이다.

부활교회 담임 안애단 신부는 중학교 시절 대천덕 신부를 만나 나중에는 예수원 원목을 5년간 지냈다.

"대 신부님의 영성은 하나님께 전적인 순종과 세상을 위한 중보기도 소명이었죠. 성령의 영적 부흥이 한국서 이룬 결실이었습니다. 그러면서도 교회 안에 머물지 않고 가난하고 약한 자를 도우며 사회정의를 추구하는 실천적 영성입니다."

대천덕 신부의 목회는 예수원이 중심이었다. 그러나 '모든 땅은 하나님의 것'이란 믿음과 성경의 '희년'을 적용하는 토지 정의 구현은 또 다른 사역의 결실이다.

그의 제자들은 지금도 '성경적 토지 모임(성토모)'이라는 이름으로 활발한 활동을 펼치며 '땅으로 번 불로소득의 사회복지 기여'를 촉구하고 있다.

유정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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