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별 뉴스를 확인하세요.

많이 본 뉴스

광고닫기

기사공유

  • 페이스북
  • 트위터
  • 카카오톡
  • 카카오스토리
  • 네이버
  • 공유

[시네토크] 영화 '각설탕' 말과 인간의 따뜻한 교감

감독: 이환경
주연: 임수정 유오성

광고 성공의 3대 요소로 '3B'가 꼽히곤 한다. 미녀(Beauty) 동물(Beast) 그리고 아기(Baby). 광고는 아니지만 영화 '각설탕'도 이 3대 요소를 갖췄다. 미녀 주인공 임수정 영화의 또 다른 중요축인 경주마 '천둥' 그리고 영화 전반부에 등장하는 주인공 임수정의 아역까지. 덕분에 '각설탕'은 동물과 인간의 교감이라는 포근함에 미녀 기수의 짜릿한 경마에서 나오는 스릴까지 갖춘 모양새 있는 영화로 완성됐다.

유난히 말을 좋아하는 소녀 시은(임수정)과 제주도산 말 천둥은 어린시절부터 함께 자라온 가족 같은 관계다. 하지만 시은의 아버지는 기수였던 아내를 사고로 잃었던 아픈 기억 탓에 시은과 천둥의 사이를 갈라 놓으려 서울로 말을 팔아버린다.

천둥을 잃은 후 방황하다 집을 나와 기수의 꿈을 키워오던 시은. 하지만 '채찍보다 기수의 마음으로 말을 달리게 하겠다'는 시은의 신념은 동료 기수들이나 마주에게는 인정 받지 못한채 좌절을 겪게 된다. 그러던 어느날 시은은 우연한 장소에서 천둥을 다시 만나게 되고 둘은 기수와 경주마로 다시 호흡을 맞추며 경마 대회에서 승승장구해 나간다.

'동물 영화'의 제작이 쉽지 않다는 것은 누구나 짐작할 수 있는 사실이다. 순순히 연기를 펼칠 만한 동물을 섭외하는 것도 어려울 뿐더러 그 동물과 동고동락하며 교감할 수 있을 만한 배우를 찾는 것도 쉬운 일은 아니다.

하지만 '각설탕'은 이 점에서 분명한 성공을 거뒀다. 경주마 천둥과 기수 시은 사이에서는 눈빛만으로도 대화가 통하는 듯한 친밀감이 느껴진다. 기수와 경주마 시은과 천둥 둘 만의 관계로 영화 전체를 끌고 가는 탓에 드라마가 너무 단순하게 느껴지기도 하지만 나름대로 간결하고 편안한 맛이 있다.

말 못하는 동물인 천둥에게서 질주하고픈 경주마의 본능 쓰러질듯한 고통을 이겨내고자 하는 몸부림 기수의 토닥임 속에 각설탕을 먹으며 느끼는 행복감 등 다양한 감정과 모습을 잡아낸 연출솜씨도 빼어나다. 시은과 천둥이 한 몸이 돼 경쟁마들을 하나씩 제치며 결승선을 향해 달리는 장면에선 손에 땀을 쥐게 하는 박진감도 느껴진다.

화장기 없는 얼굴처럼 순수한 연기를 펼친 임수정의 공도 크다. 쏜살같이 달리는 말을 길들여 탄다는 것이 보통 위험한 일이 아닐텐데도 익숙한 기수처럼 그럴듯하게 말을 다루고 경마 장면을 소화해냈다. 진동하는 말똥 냄새와 왱왱대는 파리떼를 견디며 오래도록 작품을 준비했을 그녀의 노력이 '각설탕'의 전반에서 묻어 나오는 것만 같다.

이경민 기자


Log in to Twitter or Facebook account to connect
with the Korea JoongAng Daily
help-image Social comment?
lock icon

To write comments, please log in to one of the accounts.

Standards Board Policy (0/250자)


많이 본 뉴스





실시간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