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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망가'(만화의 일본어)에 푹 빠진 프랑스

지난해 1600종 발간…7000억원어치 팔려, 성인들도 '신의 물방울' '소믈리에'에 열광

프랑스 파리의 샹젤리제 거리 한복판에 자리 잡은 대형 서점 비르진. 입구 양쪽에 설치된 10m 길이의 대형 쇼윈도에는 프랑스에서 ‘망가(manga: 만화를 가리키는 일본어)’로 불리는 일본 만화의 표지와 관련 캐릭터들로 가득 차 있다. 프랑스가 자랑하는 고상한 작가의 사진은 한 장도 보이지 않는다. 4월 대선을 앞두고 쏟아져 나온 정치인 소개 책자도 눈에 띄지 않는다.

서점 안으로 들어서자 4m 높이의 광고탑이 우뚝 서 있다. 역시 일본 만화 캐릭터다. "당신은 어떤(스타일의) 망가인가"라는 문구가 적힌 광고탑 위로 인기 일본 만화 표지가 인쇄된 대형 현수막이 여기저기 나붙어 있다.

파리인지 도쿄인지 눈이 의심스러울 정도다. 일본 만화가 프랑스에 수출된 지 15년. 콧대 높은 프랑스 출판 서점가에서 '망가'는 최고 인기의 문화상품으로 자리 잡고 있다.

◆그림책 두 권 중 한 권이 망가= 비르진의 2층 매장은 일본 만화로 도배된 듯한 느낌이다. 이 서점은 망가가 인기를 끌자 지난해 전용 코너를 기존의 두 배에 가까운 130평 정도로 넓혔지만 항상 젊은이들로 발디딜 틈이 없을 정도다. 이 코너 직원 줄리앙은 "평일에도 젊은이들이 하루 종일 북적거린다"며 "요즘 '나루토''원피스''데스노트' 같은 인기 시리즈가 하루 수십~수백 권씩 나간다"고 말했다.

프랑스 최대 서점 체인인 프낙의 청년코너팀장 나디아 크로브니코프는 "통계에 따르면 프랑스에서 발간하는 그림책 두 권 중 한 권이 일본 만화"라며 "프랑스에서 망가의 인기는 이미 오래전부터 놀라운 일이 아니다"고 말했다.

그는 "2005년 전국 프낙 매장에서만 일본 만화 6400만 유로(약 8400만달러)어치가 팔렸다"고 소개했다.

만화 관련 인터넷 사이트 등에 따르면 1990년대 초반 프랑스에 첫 수출된 망가는 꾸준히 판매를 늘려 갔다. 특히 2000년대에 들어서면서 폭발적인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 2002년 2억6000만 유로 2005년 4억6000만 유로 지난해 5억6000만 유로로 5년 사이 매출이 두 배 이상으로 늘었다. 지난해 프랑스에서 번역 발간된 일본 만화는 1600종에 이른다. 하루에 4~5종이 새로 나오는 셈이다.

◆'드래곤볼'에서 '신의 물방울'로= 프랑스 출판 업계는 최근 일본 만화를 찾는 성인 독자가 급격히 늘고 있다는 점에 주목하고 있다. 비르진의 만화팀장 에릭 갸르니에는 "90년대만 해도 10대 초반 독자 일색이었지만 최근에는 성인층이 25% 정도는 된다"고 말했다.

일본 만화 소비층이 30~40대까지 확대되면서 판매가 큰 폭으로 늘고 있다는 것이다. 그는 "15년 전 '드래곤볼'에 빠졌던 청소년들이 성장한 다음엔 '소믈리에'나 '신의 물방울'같은 어른 대상 만화로 눈을 돌리고 있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일본 등 아시아 지역 만화의 번역 출판에 관여하고 있는 로렌스(파리 8대학 박사과정)는 "현재 20~30대 프랑스인의 상당수는 일본 만화 팬"이라며 "이들은 어릴 때부터 일본 만화 캐릭터와 줄거리 전개 방식에 익숙해 성인이 된 다음에도 계속 빠져 드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보다 근본적으로는 초밥 헬로키티 드래곤볼로 대표되는 일본 문화상품이 10여 년 전 동시 상륙하면서 프랑스 젊은이들이 일본 문화에 푹 젖은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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