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병기의 Up Close] 코비를 트레이드하라니? 하하하…
“하하하.” 최근 LA 타임스의 스포츠 칼럼을 읽으면서 웃음이 절로 나왔다. LA 타임스는 세계적인 신문이고 이 신문의 스포츠 면은 미국 내에서 최고 수준이라는 것은 아는 사람은 다 안다. 이 신문에서 칼럼니스트로 일하는 기자들은 언론계에서는 엘리트 중의 엘리트다. 그런데 빌 플래츠키라는 저명 칼럼니스트가 최근 엉뚱한 칼럼을 써 또다시 기자를 놀라게 했다.코비 브라이언트와 피닉스 선스의 라자 벨.
그는 “LA는 엔터테인먼트를 좋아하는 도시이지만 더 중요한 것은 우승”이라면서 코비 브라이언트를 트레이드해야 레이커스가 우승할 수 있을 것처럼 논리를 펼쳤다.
일단 그의 주장은 논리적으로 맞지 않았다. 코비는 트레이드 거부권이 있다. 그가 트레이드 거부권을 포기한다는 것은 우승할 수 있는 팀으로 간다는 것을 의미한다. 우승할 수 있는 팀이라면 코비가 없이도 우승 후보권에 있는 팀인데 코비가 합류하면 정말로 강한 팀이 된다. 예를 들어, 코비가 샌안토니오 스퍼스로 간다고 가정해 보자. 레이커스가 스퍼스를 누를 수 있겠는가. 그래서 레이커스가 우승을 하려면 코비를 트레이드해야 한다는 그의 주장은 너무나도 엉뚱하다고 할 수 있다. 다른 팀을 무적의 팀으로 만들어주자는 말로밖에 들리지 않는다.
그는 또한 칼럼에서 코비 트레이드에 대한 아무런 대안도 제시하지 않아 ‘어린이 신문’을 읽는 듯한 느낌을 줬다. “코비가 싫으니 무조건 트레이드하라”는 말로밖에는 들리지 않았다.
반면 LA 타임스의 농구 전문 칼럼니스트인 마크 하이즐러는 상당히 균형 있게 분석을 했다. ‘레이커스가 코비를 트레이드하지는 않을 것이다. 그리고 코비가 계속 트레이드를 요구한다고 하더라도 태업하지 않고 경기장에서는 자신의 기량을 최대한 발휘할 것이다.’
그러면서도 하이즐러는 ‘레이커스가 중요한 결정을 해야 하는 것은 맞는 말이다. 레이커스가 지금과 같은 팀을 계속 유지하면 코비는 두 시즌 후에 이 팀을 떠날 것이고 그러면 레이커스는 아무것도 얻지 못하고 수퍼스타를 보내야 한다’고 분석했다.
플래츠키는 LA의 많은 스타를 다른 곳으로 트레이드하는데 결정적인 영향을 미친 적이 많았다. 그들 중 대표적인 선수는 마이크 피아자(전 LA 다저스)다. 1998년 플래츠키의 피아자에 대한 비난의 글로 여론이 나빠지자 LA 프랜차이즈 스타는 결국 플로리다 말린스로 트레이드됐고 그는 이후 전성기를 뉴욕 메츠에서 보냈다. 플래츠키는 또한 개리 셰필드가 LA를 떠나도록 하는데 선봉장이 됐다. 언론의 막강 파워로 셰필드를 쫓아낸 후 플래츠키는 2003년 9월24일자 칼럼에서 ‘개리 셰필드가 애틀랜타 브레이브스에서 맹활약하는 모습을 보고 그의 트레이드를 적극 지지 한 나는 바보라고 생각했다’라는 글을 쓴 바 있다. 그는 또한 ‘마이크 피아자와 셰필드를 트레이드하는데 일조한 자신이 ’죄(sin)‘를 졌다’는 표현을 쓰기도 했다.
그는 1년 전(2006년 5월1일자) 칼럼에서는 “코비는 마이클 조던”이라고 선언했고 “코비는 위대함을 추구한 것이 아니라 위대함이 그를 찾아왔다”는 극찬을 하면서 그동안 코비에 대해 부정적인 글을 쓴 것에 대해 사과의 뜻을 전한 바 있다.
물론 위대한 기자도 인간인지라 잘못된 의견을 제시할 수 있고 실수를 할 수도 있다. 그러나 LA 타임스와 같은 미국 내 여론을 주도하는 언론에서 중요한 선수와 스태프를 너무 쉽게
‘내보내자’고 주장하는 것은 아닌지는 생각해 볼 필요가 있다. 1987년부터 LA 타임스에서 스포츠 기자로 일을 했고 1996년엔 칼럼니스트로 승격돼 활동한 플래츠키 기자의 ‘발굴 기사’는 타의 추종을 불허한다. 그는 미국 내 최고의 스포츠 기자 중 한 명이다. 그러나 ‘인사이동(?)’ 기사만큼은 ‘초등학생’ 수준이다. 감정이 너무 앞선다.
코비 트레이드? 100% NO!
코비 브라이언트는 과연 트레이드될 것인가.
이 질문에 대한 답변은 당연히 ‘100% No’다. 브라이언트가
‘제리 웨스트를 복귀시켜주지 않으면 트레이드를 요구하겠다’는 주장을 계속 펼치고 있지 않기 때문이다. 만약 그런 주장을 계속 한다면 그는 트레이드 대상이 될 수 있다. 그는 선수이지 단장이나 구단주가 아니기 때문이다.
LA 레이커스가 브라이언트를 트레이드할 확률은 0%에 가깝지만 시카고, 댈러스 등 타지역 언론들은 ‘묻지마 코비 영입 시나리오’를 내놓았다. 댈러스 모닝 뉴스지의 한 칼럼니스트는
“코비가 댈러스로 온다면 덕 노비츠키를 트레이드할 준비를 해야 한다”는 노골적인 ‘코비 사랑’ 기사를 썼다. 시카고 선 타임스지의 제이 매리옷 칼럼니스트도 “코비가 트레이드를 요청하든 2년 후에 옵트 아웃(opt-out)을 하든 시카고 불스는 그를 잡기 위해 그 어떤 일도 마다지 않고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한편, 브라이언트와 팀 동료였던 샌안토니오 스퍼스의 포워드 로버트 오리는 샌안토니오 지역 신문과의 인터뷰에서 “코비와 같은 팀에서 중요한 선수는 자신의 의견을 내놓는 게 당연한 일이다. 왜냐하면 팀 성적이 나쁘면 사람들은 코비에 손가락질을 할 것이기 때문이다”라며 코비를 두둔하는 발언을 했다.
그는 또한 “사람들이 코비를 이기적인 선수, 동료를 좋아하지 않는 선수라고 말을 하지만 경쟁심이 강하기 때문에 그런 것이다. 그는 승리하기를 원하는 선수이고 나는 그의 그런 점이 마음에 들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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