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퇴 후 선교가려 했는데…”
김씨 부부 사망 소식에 세 자녀 망연자실, 평소 믿음이 두터웠던 효자로 소문나
끝내 말을 잇지 못하며 싸늘한 시신으로 변한 교우 소식을 듣고 빛내리 교회 목사는 목이 메였다.
김영환씨(오른쪽), 조숙연씨(왼쪽) 부부의 생전 모습.
지난 4일 폭우 속에 길을 헤매다 사망한 갈랜드에 거주하는 고 김영환, 조숙연씨 부부는 리차드슨에 위치한 빛내리 교회의 집사들로 은퇴 후 선교사로 활동하기를 소망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이날 차량 인양 현장까지 나온 박형은 목사는 “평소 믿음이 두터웠으며 밝은 분들이었다”면서 “은퇴 후 선교하러 가겠다고 말했는데 하나님께서 너무 사랑해서 먼저 부르신 뜻이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주변에서는 김씨 부부는 20년전 도미, 수년간 청소업과 여러 일을 하면서 세 자녀를 훌륭하게 양육했으며 어빙에 거주하는 노모에게 하루에 한 번씩 전화를 걸어 안부를 묻는 효자였다고 전했다.
고인들의 자녀들도 부모들의 밝은 모습과 신앙심을 본받고 자라 큰 딸 한나씨는 UTA를 졸업한 뒤 삼성의 엔지니어로 5년째 근무하면서 선교단체인 인터콥 책임간사를 동시에 맡고 있으며, 둘째 한수씨는 스카리 그로서리 매니저, 셋째 은선씨는 리치랜드 칼리지에 재학중으로 세탁소에서 아르바이트를 할 만큼 성실한 자녀들로 성장했다.
지인은 “사고 당일 이민생활 20여년 만에 피자 가게를 마련하러 가던 중에 사고를 당했다고 들었다”면서 “세 자녀가 모두 출가 전이라 안타까움이 더하다”고 말했다.
고인과 지인인 이한승씨는 “믿음이 강하고 어려운 상황에서도 열심히 사신 분”이라며 “교회 봉사에도 적극적으로 참여했다”고 말했다.
그는 “사고 당일인 4일 오전 김씨가 비즈니스 위치를 찾기 위해 전화를 걸어왔던 것이 마지막 통화였다”며 “이렇게 참변을 당할줄은 꿈에도 생각하지 못했다”고 말을 잇지 못했다.
빛내리 교회 김경록 부목사는 “가정형편이 넉넉하진 않았지만 두 부부가 열심히 선교에 헌신해 왔다”면서 “평소 신앙생활을 열심히 했으니 하늘나라에서도 함께 계실 것”이라고 말했다.
이 소식을 전해들은 달라스의 일부 한인들은 “비상시 영어가 미숙한 한인들을 위해 한인회에 도움을 요청할 수 있는 연락 창구가 필요하다”는 의견을 피력하며 안타까움을 표시했다.
주경숙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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