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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칼럼] “×냄새없는 ‘두리안’”

이기준/논설주간

홍콩 불법체류자 ‘인(Yin)’이 매춘부로 나선 것은 고향 흑룡강성 목단강 시골집의 지독한 가난 때문이었다.
물불을 가리지 않는 매춘은 가세(家勢)확장(?)의 가장 손쉬운 수단이었다.
귀향 전 무려 36탕(?)을 뛰고 기진맥진, 깊은 잠에 빠진 어느 날 소포가 온다.
속에 든 것은 ‘두리안(Durian)’이었다.

프랑스ㆍ홍콩ㆍ중국 합작으로 지난 2000년 개봉된 영화 ‘두리안 두리안’의 내용 중 일부다.
열대 과일 ‘두리안’을 이용해 극명하게 엇갈리는 사회적 메타포(隱喩)를 암시하고 있다.

시카고에서도 흔히 볼 수 있는 ‘두리안’은 태국ㆍ베트남ㆍ말레이지아 등 동남아시아 열대 지방 특산의 과일이다.
직경 25~30cm 정도의 크기에 타원형으로 갈색에 굵은 가시가 밀생해 있다.
요즈음인 7~8월 경이 한창 성수기다.

‘두리안’은 오묘한 생김새의 과육과 독특한 향기(?)에 기막힌 맛과 영양 때문에 ‘여름과일의 왕’으로까지 불리고 있다.

속은 5개 덩어리로 황갈색의 과육은 영락없이 바가지에 분뇨를 담아놓은 듯하다는 것이다.
게다가 독특한 향기(?)란 바로 ‘구린 ×냄새’라는 사실이다.
이에 대해 ‘돼지 배설물과 지독한 발 고린내에 양파썪는 냄새가 혼합된 상태’라고도 정의하고 있다.
“두리안을 개에게 줬더니 회까닥 해서 주인에게 덤벼들더라”는 말까지 있다.
냉장고에 넣어두면 다른 음식도 모두 버릴 정도로 알려지고 있다.

이 때문에 싱가폴을 비롯한 동남아 관광지에서는 대중교통이나 호텔 반입을 금지하고 있을 정도다.
‘No Smoking’글자 옆에 나란히 ‘No Durian’표지판이 붙어 있다.
싱가폴에서 이 규정을 어기고 버스나 지하철을 타면 500달러, 태국에서는 호텔 반입시 500바트의 벌금까지 물리고 있다는 것이다.

그러나 ‘두리안’은 맛이 기막힌 데다 남녀를 불문한 정력제며 또한 영양제로 통하고 있다.
그 구린내 속에서도 일단 맛을 들이면 사족(四足)을 못쓸 정도라고 한다.
그 맛에 빠지면 ×냄새가 그렇게 향기로울 수 없다는 것이다.
베트남에서는 ‘두리안 맛에 미치면 집도 팔고 나중에는 마누라까지 판다’는 속담까지 있다니 짐작할 만 하다.
뉴욕ㆍ워싱턴ㆍLA등지에서도 동포 여성들 중 ‘두리안 매니아’가 오래 전부터 계속 증가하고 있다는 소식이다.

‘두리안’은 여름과일 중 영양도 최고 수준인 것으로 분석돼 있다.
영양과일로 알려진 망고가 100g당 65kcal인 데 비해 ‘두리안’은 2배가 넘는 130kcal나 되고 있다.
단백질ㆍ탄수화물ㆍ칼슘을 비롯한 각종 영양소가 결집된 스테미너 과일이라 ‘여름 과일의 왕’으로 불린다.

게다가 강장성분과 최음성(催淫性)이 강해 장기 섭취하면 남성은 밤새 뻗쳐서(?) 주체할 수 없을 정도가 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여성도 부부관계시 무아지경(?)에 이르기 쉽고 원기회복이 빨라지는 것으로 소문나 있다.
영화에서 ‘두리안 소포’ 가 주는 심장한 의미일 수 있겠다.
돈벌이에 눈먼 ‘×냄새 가득한 이면 삶’의 실루엣에 최음과 정력 회복에 대한 암시 또한 곁들여 있는 것 같아서다.

최근 태국정부 소속의 송폴 솜스리 박사가 오랜 연구 끝에 ‘두리안’의 악취 제거 기술개발에 성공했다는 소식이다.
송폴 박사는 20년에 걸친 이종교배와 DNA실험을 거쳐 냄새만 제거한 ‘두리안’을 개발했다는 것이다.
미국과 영국에서 가장 크게 반기고 있다는 보도다.

반면에 반대의 목소리도 높다.
이미 ‘두리안 매니아’들은 ‘×냄새’에 길들여 있어 “‘구린 맛’이 일품”이라고 하기 때문이다.
“그 냄새가 없으면 더 이상 ‘두리안’ 이 아니다”라고 할 정도니 말이다.

강장제로 불리는 마늘의 냄새제거 기술이 이미 오래 전 성공한 바 있다.
그러나 ‘냄새없는 마늘’이 보편화하지 못하고 있듯 “×냄새없는 ‘두리안’”이 성공할 지 두고 볼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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