케니 로프턴, 초반 흐름 바꾼 17년차 '노장 대포'
다른 유니폼입고 6번째 6PO 출전…WS 한푼다
로프턴은 이번 포스트시즌서 불망이를 휘두르며 1948년 이후 59년 만에 월드시리즈 우승을 노리는 클리블랜드에 힘을 보태고 있다. 뉴욕 양키스와의 디비전시리즈 4게임에서 3할7푼5리의 타율을 기록했고 챔피언십시리즈 3경기서도 3할을 웃도는 타율로 베테랑다운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메이저리그 17년째인 로프턴은 1992년 휴스턴에서 클리블랜드로 트레이드된 후로 올해까지 무려 11팀에 몸담을 정도로 '저니맨'으로서 우여곡절이 많았다. 당장 올해도 텍사스에서 활동하다 지난 7월28일 클리블랜드로 트레이드됐다. '짐싸기 바쁜 야구 인생'을 보낸 셈이다. 그래도 클리블랜드는 로프턴이 가장 오랜 10년을 뛴 팀이라 애착이 많다. 월드시리즈 무대를 2번 밟아 봤지만 우승 경험이 없는 만큼 가장 정든 팀에서 꼭 월드시리즈 우승반지를 껴보고 싶다는 바람을 갖고 포스트시즌에 임했다.
로프턴은 저니맨이긴 해도 그 동안 6번이나 서로 다른 팀 유니폼을 입고 포스트시즌에 출전한 진기록을 갖고 있다.
다른 선수들은 한 번 밟기도 힘든 포스트시즌 무대를 '내 집'처럼 드나들며 충분한 경험을 쌓은 탓에 긴장할 이유가 없는 것이 좋은 성적으로 이어지고 있다.
사실 로프턴의 주특기는 도루다. 통산 622개로 현역 선수 중 최다이자 통산 15위에 랭크돼 있다. 93년엔 한 시즌 70개를 마크하기도 했다. 하지만 근래 들어서는 도루를 자제하고 있다. 기동력이 떨어진데다 부상을 염려한 탓이다. 그러나 지난 4일 양키스와의 1차전 때는 몸을 사리지 않고 도루를 성공시키도 했다.
전문가들은 로프턴만큼 운동신경이 탁월한 선수도 드물다고 평한다. 로프턴은 애리조나 대학에 농구 장학생으로 진학해 포인트가드로 활약하며 파이널포(1998년)에 진출했고 야구로 전환해서는 월드시리즈 무대(1995 2002년)까지 밟은 유이한 선수이다. 또 한명은 팀 스터다드다.
아직 학생인 10대 어머니의 몸에서 3파운드의 약한 체구로 태어났고 '찢어지게 가난'한 탓에 제대로 성장하는데 어려움이 컸던 로프턴이다. 현재 키도 5피트11인치 190파운드로 평균 빅리거들에 비하면 처진다. 하지만 로프턴은 타고난 운동신경과 승부근성으로 최고 수준의 빅리거로 활동해 왔다. 93년부터 4년 연속 외야수 골드글러브를 수상했고 올스타에도 6번이나 선정됐다. 이제 불혹 나이에 도전하는 월드시리즈 우승반지는 황혼기에 접어든 그에겐 가장 큰 도전이다.
김문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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