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활 도자기… '그 소박한 아름다움'
한국의 선과 감성 현대적으로 재해석
파크 온 식스의 대표 박경화씨는 생활 도자기 한 두점을 집에 가지고 있는 어떤 식기와 믹스해도 멋있게 상차림을 할 수 있다고 조언했다.
플러턴에 사는 결혼 7년차 주부 김지양씨(35세)는 요즘 생활도자기에 푹 빠져 있다. 그녀는 깨지지 않고 단단해 한국 주부라면 한 세트 씩 구입하는 코렐로 신혼 살림을 시작했다. 그리고 살림 햇수가 늘어가면서 주부들 사이에서 좋다고 하는 명품 브랜드 그릇을 돈을 모아 한 세트 씩 구입해 왔다.
하지만 오랫만에 가본 한국에서 친구들과 함께 식사한 레스토랑의 그릇은 김지양씨를 생활도자기 매니아로 바꿔놓았다.
그녀가 식사한 곳은 이탈리아 레스토랑 일 치프리아니. 오픈한 이 후 이헌정 이윤신 이윤범 이창화 등 도예가들이 만든 생활도자기를 사용해 왔다. 파스타나 수프를 생활도자기에 담았는데 양식 그릇보다도 더 품위있고 손맛이 느껴졌다. 곧 수소문해 이천의 명품 아울렛에 들려 이윤신 씨의 그릇 몇 점을 사가지고 미국으로 돌아왔다.
김지양씨는 그 이 후 소박한 소면 한 그릇을 담아내도 풍성해 보이고 손맛이 느껴져 생활도자기의 매력에 푹 빠졌다. 무엇보다도 핸드메이드여서 도예작가에 따라 세상에 하나뿐인 디자인을 간직할 수도 있어 기회가 되면 하나씩 사모으고 있다고 귀뜸했다.
◇ 우리 여인네 같은 생활도자기=생활도자기는 소박하고 꾸밈없는 우리 여인네의 모습을 닮았다. 거기에 옛 어른이 쓰던 해묵은 세월의 때가 저절로 배어난다. 무엇보다 우리 도예가들이 빚은 생활도자기는 손맛이 느껴진다.
지금 주목을 받고 있는 생활도자기 도예가로는 이천수 이은범 정재효 이창화 변승훈 이인진 이형근 이윤신 이현배 이헌정 김선미 정원섭 정연택 이현미씨 등이다. 하지만 생활도자기를 식탁 위로 이끈 일등공신은 광주요다.
광주요 그릇은 전통 도자 문화의 현대화를 시도해 도자기의 생활화와 현대화를 이뤘지만 비싼 게 다소 흠이었다. 반면에 다른 라인인 아올다는 광주요 보다는 저렴해 주부들이 쉽게 생활도자기를 식탁 위로 올릴 수 있었다.
도예가 중 가장 인기를 끌고 있는 이천수씨 작품은 매끈하지 않는 게 특징이다. 흙에서 바로 꺼낸 듯 독특한 질감과 다소 투박해 보이는 디자인은 그릇이라기 보다는 시골집에서 보는 정다운 소품같다. 이천수 작품은 특히 손님 초대 상차님에 메인 디시를 담아 내놓으면 품위있어 보이고 손맛이 더해진 인상을 준다.
한국의 대표적인 식기 디자이너로 이미 알려진 이은범씨는 전통적인 한국의 아름다움을 현대적 미감에 맞게 재해석해 소박하면서 세련된 디자인을 선보인다. 해맑은 빛깔의 청자 작품은 특히 여름 상차림 식기로 돋보인다.
'이도'라는 식기 스튜디오를 운영하고 있는 이윤신씨는 자유로운 선 섬세한 조형감각 따뜻한 감성이 담겨있는 디자인이 특징이다. 혹 옹기를 좋아한다면 이현미 씨 작품을 눈여겨 보아도 좋다. 예로부터 금이 가거나 깨지면 흙으로 돌아가는 자연에 가까운 그릇이며 음식 발효를 도와주는 옹기의 자연스러운 질감을 그대로 만날 수 있다.
이외 이헌정씨 작품은 조형성이 뛰어나고 김선미씨 작품은 심플한 디자인과 세련된 컬러로 젊은층 주부들에게 인기다.
◇ 생활도자기의 쓰임새는 변화무쌍 =국 그릇은 수프 볼로 찬기는 양식 플레이트로. 기존의 한식 그릇과 달리 어느 나라 음식을 담아내도 잘 어울리기 때문에 생활도자기는 특히 레스토랑에서 인기다. 생활도자기의 매력은 완벽하지 않은 형태 미묘한 색감 거친 질감이다. 반면에 음식을 담아 놓으면 깊이가 있어 보인다.
또한 한식 양식 할 것 없이 어떤 음식도 멋스럽게 담아내는 모던함 덕에 제법 이름난 레스토랑에서도 많이 사용한다. 때로는 메인 접시 이외 물잔 피클 접시 등으로 투박한 질감의 질그릇을 써서 모던과 에스닉의 밸런스가 돋보이기도 한다.
한인 타운에서 생활도자기를 선보이고 있는 파크 온 식스의 박경화 사장은 "한 두점씩 개성 넘치는 그릇을 사러 오는 고객들이 늘어나고 있는 추세다"며 "특히 할리데이 시즌을 앞두고 도예가 작가들마다 특유의 멋이 느껴지는 그릇 한 점을 선물용으로 많이 구입하고 있다"고 말했다.
한인타운에서는 6가와 베렌도에 위치한 파크 온 식스에서 광주요 아올다 가온 자비를 비롯해 이천수 이은범 이인진 이창화 이형근 정원섭 정재효 이윤신 정연택씨 등 유명 한국 도예가들의 생활도자기를 직접 구입할 수 있다.
이은영 기자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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