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 조숙'도 치료해야할 병, 3~4년 약물 투여 '사춘기 지연'

2차성징 일찍 일어나면 키 안자라

부모들은 내 아이가 또래보다 빠르다 싶으면 ‘앞서 가는구나’라며 기분 좋아 한다. 하지만 성장과 발달은 남달리 늦을 때는 물론 빠를 때도 문제가 될 수 있다.

성 조숙증은 뼈의 성장이 일찍 멈춰 결국 아이의 최종 신장을 작게 만들며 어린 나이부터 급격한 성적 변화를 감당하느라 종종 정서 불안을 동반하기도 한다.

대표적인 예가 사춘기가 지나치게 빨리 시작되는 ‘성(性) 조숙증 ’이다. 성 조숙증은 말 그대로 성 발달이 빨라져 2차 성징이 일찍 나타나는 병. 생식기가 생식 활동을 위해 본격적인 변화를 시작한다. 성 조숙증을 앓게 되면 마음 여린 어린이가 급격한 성적 변화를 직접 감당해야 하는 난감한 상태에 직면한다. 또래로부터 놀림을 당하는 것도 문제가 된다.

▶정상적인 사춘기는=통상 사춘기 성 발달은 여자는 평균 4년(1.5~8년) 남자는 평균 3년(2~5년)에 걸쳐 나타난다.

여자 아이의 경우 가장 눈에 띄는 변화는 가슴이 나오는(만 11세) 것이다. 이후 6개월에서 1년쯤 지나면 음모가 나오고 이로부터 또 1년이 흐르면 초경이 시작된다. 한국인 평균 초경 연령은 12.8세(10.8~14.8세)다.

남학생은 고환이 커지면서(10~16세) 사춘기가 시작되는데 차츰 음낭의 피부색이 짙어지고 음경이 커지면서 음모가 자란다. 평균적으로 사춘기 때 고환.부고환은 7배 음경은 2배 커지며 사정은 대부분 중학생 때면 가능해진다.

사춘기 땐 성적 변화뿐 아니라 키와 몸무게도 급성장한다. 키의 경우 한 해에 여학생은 3.5인치(2.4~4.3인치) 남학생은 4인치(2.8~4.7인치)까지 자랄 정도며 몸무게는 성인 체중의 약 50%가 사춘기 때 늘어난다. 또 골 성숙도 일어나 뼈끝 부위의 골단 융합이 일어난다.

▶여자 8세 남자 9세 이전에 사춘기가 시작되면=초등학생인 딸(8)과 목욕을 함께 하던 L(38.여)씨는 딸의 가슴이 나오기 시작하는 것을 발견 걱정 속에 병원을 찾았다.

성호르몬 검사와 뼈 나이를 측정한 결과 '특발성 성 조숙증'으로 진단받았다. 막 사춘기가 시작되는 것으로 나타난 것.

성 조숙증은 이처럼 사춘기 변화가 여자 아이 8세 남자 아이 9세 이전에 시작되는 병이다. 신체적 성숙과 달리 정신 연령은 자기의 실제 나이에 맞게 발달한다. 그 결과 성 조숙증 자체가 정신적 이상을 초래하진 않지만 정신 발달과 신체 발달이 균형감을 상실해 종종 정서 불안을 동반하기도 한다.

성 조숙증에 걸리면 뼈의 성장이 일찍 멈춘다. 처음에는 빨리 자라는 것 같지만 결국 뼈를 자라게 하는 골단의 성장판이 조기에 닫혀 최종 신장이 작아진다.

▶남자 아이는 발견도 어려워=성 조숙증을 앓을 때 여자 아이는 사춘기 첫 신호로 가슴이 나오기 때문에 부모의 눈에 쉽게 띄고 병원도 빨리 찾는다.

반면 남자 아이들은 고환이 커지는 현상을 부모가 알아채는 경우가 드물다. 그 결과 사춘기가 한창 진행된 뒤에야 병원을 찾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남자 아이에게 가장 눈에 띄는 변화는 키의 급성장. 통상 두 돌이 지나면 사춘기가 될 때까지 매년 2~2.8인치 정도씩 일정하게 자란다. 따라서 유아기를 막 벗어난 아이가 전년도에 크던 속도에 비해 갑자기 0.5인치 이상 많이 자란다 싶으면 병원을 찾아 성 조숙증 여부를 확인해야 한다.

▶치료 목표는 사춘기 지연=성 조숙증 원인은 다양하지만 시상하부-뇌하수체-생식기에 이르는 성선축이 조기 발달해 성호르몬이 분비되는 '완전 성 조숙증' 환자가 가장 많다.

이 경우 가장 중요한 치료 목표는 성선을 자극시키는 호르몬과 유사한 약물을 3~4년 이상 투여해 이 기간 중 성선 발달 자체를 지연시켜 사춘기를 또래와 비슷하게 늦추는 데 있다. 통상 치료는 여자 아이는 키가 4피트 11인치 이상 자라거나 생리를 감당할 수 있을 때 남자 아이는 키가 5피트 3인치 이상 자랐다 싶을 때까지 계속 받아야 한다.

서우석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