형형색색 '사막 속 꽃밭' 엔자 보레고 국립공원

60만 에이커 광활한 '야생화 천국' 뙤약볕 방지 모자·선글래스 '필수'

앤자 보레고 공원에는 캘리포니아의 주화인 야생 퍼피도 여러 종류 발견된다. (큰사진) 붉은 꽃망울이 요염한 스칼렛 델피니움.(작은사진)

공원에 서식하고 있는 큰 뿔 달린 양, 양은 스페인어로 보레고. 앤자 보레고는 이 곳을 개척한 서양인, 앤자와 양을 의미하는 스페인어를 합한 것.

야생화가 피크를 이루고 있는 앤자 보레고 국립공원.

어느 새 꽃이 아름다운 계절 봄이다. '야생의 보물단지'라는 별명을 갖고 있는 앤자 보레고 국립공원(Anza Borrego National Park)은 봄이면 여러 종류의 야생화들이 만발한 곳. 인공의 때가 묻지 않은 천연 그대로의 야생화는 인공으로 가꾼 화려하고 현란한 꽃 잔치와는 비교할 수 없는 아름다움이 가득하다.

3시간이 넘는 길을 운전해 공원에 도착하면 공원 레인저가 꽃이 피어 있는 지점을 친절히 안내해준다. 지난 해 7월 1일 이후의 총 강수량이 4.21인치인데다 봄 들어 맑고 청명한 날씨가 계속돼 초록 이파리 위로 색색의 야생화들이 한참 피어 있다.

지금으로부터 1~2주 후까지가 야생화를 볼 수 있는 피크 타임. 한번 꽃이 피면 3주 후 다시 씨로 변해 땅 속으로 들어가기 때문에 발걸음을 서둘러야 한다. 선인장 꽃들이 그 뒤를 이어 계속해서 피어날 예정이다.

예년에도 꽃이 많이 피었던 코요테 캐년(Coyote Canyon) 주변과 보레고 스프링 북동쪽의 헨더슨 캐년 로드(Henderson Canyon Road) 인근 보레고 팜 캐년(Borrego Palm Canyon)근처가 올해 역시 야생화 천지를 이루고 있다. 유하 사막(Yuha Desert) 인근은 양탄자를 깔아 놓은 것처럼 많은 야생화가 피어 있다. 엔자 보레고 공원으로 길을 나서 야생화의 아름다움을 음미하려면 꽃이 피어 있는 배경인 사막을 먼저 이해해야 한다.

이곳의 야생화가 스프링 쿨러로 물을 공급받은 것도 기름진 땅에서 자란 것도 아니라 한치의 인위적인 손길도 닿지 않고 그야말로 자연 그대로 야생에서 자라난 것이라는 사실을 기억하자.

황량한 불모지에서 야생화들이 벌이는 색깔의 향연을 대하자니 생명이 부르는 환희의 합창을 듣는 것과 같은 숭고함마저 느껴진다.

현재 앤자 보레고 공원을 덮고 있는 야생화들은 팝콘 플라워 파셀리아 추파로사 사막 라벤더 사막 민들레 등이다. 캘리포니아 주화인 파피도 여러 종류가 발견되며 디조지오 로드 앵초 버베나도 많이 피어 있다. 사막 수풀 가운데서 식물도감에나 나와있던 진귀한 야생화를 직접 확인하는 기쁨은 소풍 가서 '보물찾기'했을 때의 즐거움에 비할 만 하다.

60만 에이커의 광활한 땅 덩어리를 갖고 있는 앤자 보레고 공원은 가주 최대 국립공원으로 캘리포니아 내 주립공원 면적의 반 이상을 차지하고 있다.

그 크기와 다양성 때문에 앤자(Anza) 블레어 벨리(Blair Valley) 등 7개의 각기 다른 지질학적 부분으로 나누어져 있지만 방문자에게 독특한 경험을 선사하기는 매 한가지이다.

공원의 크기 관계로 야생화 투어는 자동차 드라이브나 하이킹을 하면서 찾아 다녀야 한다. 인디언 고고학 유적지가 2만여 곳 350여종의 동물과 600여종의 식물이 삶의 터전으로 삼고 있는 이곳은 UN 지정 생물권 보호구역이기도 하다.

사막은 태양 빛이 따갑고 지형이 울퉁불퉁해 스스로의 신체적 한계를 넘어서지 않으며 여행하려는 지혜가 필요하다.

모자 선 글라스 선 블록 로션과 충분한 물을 가져가야 탈수 현상을 막을 수 있다.

걷기 편한 신발과 활동하기 편한 복장을 하는 것이 좋다. 하이킹을 할 때에는 지도를 이용하고 짝을 지어 하도록 하자.

◇가는 길:

LA에서 15번 프리웨이를 타고 남쪽으로 가다가 Indio Warner Springs (하이웨이 79)에서 내려 5마일 정도 가면 Warner Springs가 나온다. 이곳을 지나 S-2 하이웨이가 나오면 좌회전, 5마일 정도 가다가 S-22 (Borrego Springs 방향)가 나오면 좌회전한다. 이 길을 타고 구불구불 커브가 많은 내리막길을 가다가 Palm Canyon Dr.가 나오면 좌회전, 깃발이 꽂혀 있는 건물이 방문자 센터이다.

그때 그때마다 야생화가 가장 많이 피어 있는 지역을 표시한 지도를 준비하고 있으니 이곳에서 필요한 정보를 얻은 다음 여행을 하도록 하자. LA에서 테메큘라 시까지 약 90마일로 1시간 40분 정도 걸리고, 거기에서부터 앤자 보레고 파크까지 65마일이지만 산길이라 2시간 10분이 걸리니 총 155마일 거리에 3시간 50분이 소요되는 만만치 않은 거리이다. 방문자 센터에서는 주말마다 야생화에 대한 각종 프로그램을 실시하고 있다. 200 Palm Canyon Dr. Borrego Springs. 92004. [phone]. 일반 관광 정보에 대한 문의, 공원 헤드쿼터 [phone]. 꽃 소식 문의, [phone]. 캠핑 예약 (800) 444-PARK.

http://www.parks.ca.gov.를 방문해 Search란에 Anza Borrego를 넣으면 관련문서들이 나온다. www.desertusa.com에 가면 방문자들이 생생하게 남긴 야생화 현황을 볼 수 있다.

스텔라 박 객원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