처녀맘 설레게한 붉은 꽃잎, 늦여름에 들인 봉선화물
첫눈 올때까지 남기를…
봉선화는 원산지가 인도와 말레이시아 중국 등 동남아지역이고 우리나라에는 이미 삼국시대부터 있었던 식물로 모든 국민들이 좋아하고 친숙하기 때문에 가장 서민적인 꽃에 속한다. 시골에서나 도시에서나 우리는 어린 시절부터 봉선화를 보며 자랐다. 여름이면 손톱에 봉선화 물을 들이기 위해 봉선화 꽃잎을 찧어 바른 손톱을 헝겊으로 싸매고 잠이 들었던 추억을 갖고 있다.
키는 8인치에서 30인치까지도 자라며 옆으로 6인치에서 8인치정도 퍼지고 위로 꼿꼿하게 자란다. 꽃은 가운데 줄기와 잎 사이에 두 송이 이상이 달린다. 봉선화 꽃의 빛깔은 분홍 빨강 주홍 보라 흰색 등이 있고 홑꽃과 겹꽃이 있으며 씨방에는 털이 있다.
예로부터 우리나라 사람들은 봉선화가 나쁜 귀신이나 뱀을 쫓아버리는 식물이라고 믿었다. 집의 울타리나 장독대 옆에 봉선화를 심으면 가족들에게 질병이나 나쁜 일이 생기지 않고 뱀이 집안으로 들어오지 않는다고 믿었다. 실제로 봉선화에는 뱀이 싫어하는 냄새가 있기 때문에 금사화라고 부르기도 한다. 봉선화 꽃으로 손톱에 물을 들이는 풍습도 붉은 빛을 귀신이 싫어하기 때문에 귀신이나 질병이 침범하지 못하도록 막는다는 데서 시작됐다.
우리나라에는 봉선화에 얼킨 이야기가 수도 없이 많다. 그 많은 이야기 중에 내가 가장 좋아하는 이야기는 늦여름에 손톱에 들인 봉선화물이 첫눈이 내릴 때까지 없어지지 않고 남아있으면 첫사랑을 만나게 된다는 이야기다. 손톱에 봉선화물을 들이는 젊은 처녀들의 꿈이 담겨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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