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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로물의 단골 테마 옆집 누나

오빠도 여동생도 아닌 <옆집 누나> 는 에로소설·영화·에로스토리의 단골 소재로 쓰인다. 왜 하필 <옆집 누나> 일까?

그녀는 친숙하고 가깝지만 근친이 아니므로 마음껏 정도를 벗어날 수 있다. 더구나 지척에 있어도 벽 하나를 사이에 두고 있어 묘한 호기심을 자극한다.

‘벽’이라는 단 하나뿐인 금기의 장막은 마치 한 겹 뿐인 옷자락처럼 유혹적이기도 하기 때문일 것이다. 특히 목욕물 소리가 들려오는 옆집 목욕탕에 귀를 바짝 같다 대곤 하던 소년들의 추억은 단골 소재다.

그런 ‘옆집누나’ 스토리를 각색한 광고 한 편이 눈에 띈다. 목욕 중인 옆집 누나. 받으면 끊어지는 전화벨 소리에 샤워하다 말고 전화를 받다 짜증을 내는 누나는 아무것도 모르고 전화 받기에 바쁘지만, 전화 받으러 뛰어가는 그녀 모습에 넋을 놓고 마는 것은 옆집 어린 소년들이다.

창문이 잘 보이는 옆집 창문에 붙어 앉아 샤워 중인 채 움직이는 그녀가 전화를 받기 위해서는 창가를 지나쳐야 하기 때문에 소년들은 계속해서 전화를 걸고 끊기를 반복한다. ‘옆집누나’소재를 각색한 효과적이고 코믹한 스토리다.

몰카, 영상물로 다시 태어난 옆집누나 이야기는 개그의 소재로도 쓰인다. 선생님, 부모님에 이어 아무것도 모르는 나에게 정말 ‘많은 것’을 가르쳐 주었다고 고백하는 개그 프로의 한 캐릭터는 큰 웃음을 주었다.

옆집 누나와 유사한 또 하나의 에로 소재는 비슷하면서도 조금 다른 ‘친구 누나’시리즈다. 옆집 누나가 주로 시각적 자극과 훔쳐 보기의 소재로 쓰일 때 ‘친구 누나’는 좀 더 행동 지향적이다. 여기서는 구체적인 경험이 따를 때가 많다. 특히 ‘친구 누나’는 화장실 낙서 베스트셀러로 꼽힌다.

‘어느 날 친구 집에 놀러갔는데 친구는 없고 누나만 혼자 있었다’ 로 시작하는 이 소재는 배경과 절차만 살짝 다를 뿐 거의 같은 패턴의 내용과 분위기를 지닌다. 만화 <트라우마> (곽백수)에서는 피라미드에서 발굴된 옛날 그림과 문자를 두고 고고학자들이 천신만고 끝에 해석해 낸다는 내용의 단편이 나온다.

고고학자들의 세미나에서 밝혀진 고대 문헌의 내용은 “어느 날 친구 집에 갔지만 친구는 없고 친구 누나가 혼자 있었다. 누나는 막 샤워를 했는지 촉촉한 머리카락을…”하며 고대에도 에로틱 스토리가 있었음을 코믹한 상상력으로 재구성해냈다.

황지우의 시집 <새들도 세상을 뜨는구나> 에는 ‘숙자는 남편이 야속해’라는 묘한 시가 등장한다. “어느 날 친구 집엘 놀러갔는데 친구는 없고 친구 누나가 낮잠을 자고 있었다. 친구 누나의 벌어진 가랑이를 보자 나는 자지가 꼴렸다. 그래서 나는….”

한 TV드라마 줄거리 소개 코너의 내용과 화장실 낙서를 그대로 대비시킨 이 독특한 몽타주방식의 시는 1980년대 당시 문학계에 많은 논란을 낳았었다.

소재와 주제가 어찌됐던 화장실 낙서만큼 은밀한 동시에 솔직하고 대중적인 공간이 또 있을까. 문학으로 수용해 파란이 일어났다는 것은 얼마나 많은 대중이 함께 공감하고 호응했는지를 말해주는 일종의‘사건’이다. 시대가 달라져도 ‘누나’에 대한 은밀한 호기심의 공감대는 크게 달라지지 않을 것이다.

이영미는?
만화 스토리 작가, 칼럼니스트. '아색기가' 스토리 작가. '떠 있는 섬의 비밀' 전 6권 스토리 작업. 블로그 만화 관람차 http://blog.naver.com/klavenda 운영.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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