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린이 변화 된다면 세상도 바꿀 수 있다'…한국 컴패션 대표 서정인 목사
1달에 32불 3만명 어린이 후원, 미주선 3천명이 '영적 양부모'
#2. 에콰도르의 과야킬. 이곳에선 남성들이 아내를 칼로 찔러 죽이는 일이 다반사다. 아이 앞에서도 칼에 찔려 죽어나가는 엄마들이 흔하다. 이를 보고 자란 아이들은 학교에 가서 교사가 마음에 안 들면 칼로 찔러 죽인다. 교사들이 죽어나가 이 지역에는 학교가 싹 사라졌다.
이런 마을과 아이들에게 희망이 있을까. 아이들은 변할 수 있을까.
세계적으로 양육을 통한 구호 활동을 펼치는 한국 컴패션 대표 서정인(46) 목사는 "그렇다"고 믿는다. 지난 달 27일 뉴저지초대교회에서 컴패션 주일을 이끌고 남미 볼리비아로 곧장 떠난 서 대표를 만나 생생한 꿈같은 변화 스토리를 들었다.
환경 변화보다는 사람 키워야="악한 사람은 아무리 환경이 좋아도 악한 짓 밖에 못합니다."
컴패션 후원자들은 아이를 자신의 집으로 데려오지 않는 것 뿐이지 아이를 키우는 것과 다름없다. 한 달에 32달러 후원금은 후원 아동이 교회와 학교에서 배울 수 있도록 돕는다. 후원자와 결연자는 편지로 서로 안부를 물으면서 개인적인 친분을 쌓아 나간다.
후원자는 미국에 있고 아동은 아프리카 오지에 있어도 끈끈한 관계가 연결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서 대표는 "아이를 키워서 변화시키는 것이 컴패션의 중심이고 변화한 아이들의 영향은 실로 엄청나다"라고 설명했다.
컴패션도 출발할 때는 단순히 돕는 구호 기관이었다. 하지만 시행착오를 거치면서 결국 사람을 바꿔야 함을 깨닫고 양육으로 성격을 전환했다. "결국 바뀐 사람이 환경을 바꾸게 됩니다. 환경을 바꾼다고 사람이 변하는 것이 아니죠."
한국인 기부 문화 없다?="한국인들은 꼭 기부에 굶주려있던 사람들처럼 보입니다."
서정인 대표는 '기부 문화 없는 한국인' 이미지를 한 마디로 부정했다. 그가 보기에 한국인들은 신뢰할 수 있고 자신의 '도움' 철학과 맞는 기관을 기다렸다는 것이다.
실제 수치가 이를 증명한다. 한국 컴패션은 2003년 시작됐다. 현재 후원 아동이 3만7500명 이중 미주 한인이 후원하는 아동은 3300명 정도. 가장 성공적이라고 평가받는 영국 컴패션도 창립 5년에 후원 아동 3만명 정도였는데 한국 컴패션은 벌써 4만명에 육박하고 있다.
서 대표는 "컴패션 내에서도 한국처럼 빠르게 성장한 케이스가 없다고 평가한다"고 설명했다. 경영투명성 역시 자랑할 만하다. 컴패션은 월스트릿저널과 포브스 스마트머니 등이 비영리단체를 대상으로 실시하는 재정 운영 투명도에서 여러 차례 A등급을 받았다.
하지만 컴패션의 가치는 이런 저런 숫자에 있지 않다. '삶의 변화'가 더 큰 소득이다.
자신과 아무런 관계도 없는 세계 반대편의 후원자가 자신을 위해 기도하는 사랑을 받고 성장한 아이들이 미치는 영향은 수치로 계산할 수 없다. 그래서 컴패션 현장에는 삶이 변화한 간증이 넘쳐날 수밖에 없다.
한 후원 아동은 이렇게 고백한다. "후원자가 보내주신 사진을 보면 그분도 넉넉한 형편은 아닌 것 같아요. 그런데 저를 이렇게 품어주셨으니 저도 절대로 포기할 수 없죠. 천국에서 그분을 만나게 된다면 몇 번이고 감사의 절을 하고 싶어요."
조진화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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